VILLIV



CULTURE|네트워킹, 라이프스타일

내일은 뭐 하고 놀까

스위스 예술대학 에칼, 아르텍의 장난감 컬렉션

Text | Kakyung Baek
Photos | Ecal

곧 다가올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를 즐겁게 해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면 주목해볼 것. 최근 스위스의 예술대학 에칼 학생들이 핀란드 가구 브랜드 아르텍과 협업해 만든 장난감 컬렉션은 놀이의 상상력을 키워준다. 극장용 손 인형, 마차, 인형의 집, 사다리 등 한눈에 용도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어떤 놀이에서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장난감들이다.





©Jasmine Deporta




날씨가 따뜻해지면 온 동네 놀이터에 다시 활기가 돈다. 놀이터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활기찬 소리는 그저 듣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북돋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몰입해 놀면서 자기 존중감과 행복감을 안정적으로 배운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사회적 관계도 놀면서 더 잘 배울 수 있다.



이런 놀이의 중요성 때문에 아이들이 집에서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어른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놀이는 언제 어떻게 발생할까? 프랑스의 로제 카유아는 그의 저서 <놀이와 인간(Man, Plays and Games)>에서 ‘놀이의 4대 요소’를 분석했다. 이 네 가지 요소는 인간이 즐거움을 느끼는 모든 유희를 아우르고, 현대에는 게임을 제작하는 중요한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는 방법을 아는 것은 행복한 재능이다.




첫 번째 요소는 아곤agon으로 경쟁과 대립, 대결을 뜻한다. 개인의 실력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권투, 골프 등 경쟁 구도의 게임이 그 예다. 두 번째는 미미크리mimicry로 실제 세계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역할극을 통해 수행하는 행위다. 예를 들면 소꿉놀이나 인형극, 가면무도회 등이 있다. 세 번째는 개인의 실력과 무관하게 오로지 운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알레아Alea. 주사위 던지기, 가위바위보, 제비뽑기 등이 이에 속한다. 알레아는 좋은 일을 당할 수도 있고 나쁜 일을 당할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은 일링크스illinx로 그네, 미끄럼틀, 롤러코스터를 탈 때 느끼는 기분 좋은 패닉 상태를 뜻한다.





©Jasmine Deporta



©Jasmine Deporta




놀이를 발생시키는 이 네 가지 요소를 각각 단독적으로 활용하거나 혹은 두세 가지를 혼합해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어봐도 좋겠다. 그렇다면 이런 원리를 적용할 만한 놀잇감으로는 어떤 것이 좋을까? 가장 우선적으로는 특정 놀이를 위한 도구가 아닌, 무엇이든 가능한 도구가 좋다. 예를 들면 소꿉놀이용 장난감보다는 처음 보았을 때 그 목적을 알 수 없는 도구가 아이들의 창의력 향상에 훨씬 좋다. 어른들이 보기에 별것 아닌 나무 둥지나 종이 상자를 가지고 아이들은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며 온갖 종류의 룰을 만들어낸다.



최근 스위스의 예술대학 에칼Ecal 학생들이 핀란드 가구 브랜드 아르텍Artek과 협업해 만든 장난감 컬렉션은 놀이를 하며 상상력을 키우는 대표적 사례다. 에칼 학생들은 아르텍에서 가구를 만들고 남은 재료를 장난감으로 재탄생시켰다. 전형적이지 않은 자투리 부품의 조합은 고정된 사고의 틀을 깨고 재미있는 지점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면 스툴의 다리 2개는 나무 기둥이지만 나머지는 바퀴로 만들어 아이들이 무언가를 옮기는 용도로, 혹은 그저 재미있는 의자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극장용 손 인형, 마차, 인형의 집, 사다리 등 한눈에 용도를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어떤 놀이에서든 활용할 수 있는 장난감이 많다. 이번 컬렉션은 아르텍의 헬싱키 매장에서 9 1일까지 전시한다.





©Jasmine Deporta




디자이너 쥘리 리쇼Julie Richoz의 지도 아래 산업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만든 이번 컬렉션은 모더니즘에서 영향을 받아서인지 디자인 또한 세련되고 유쾌한 리듬이 흐른다. 반드시 아이들을 위한 가구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천진함을 일깨우는 인테리어 용도로 사용해도 충분할 정도다.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 “노는 방법을 아는 것은 행복한 재능”이라고 말했듯 나이를 잊고 천진난만하게 ‘놀 궁리’를 하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기를 바란다. “정신이 망가지는 것보다 팔이 부러지는 게 낫다”(앨런 남작 부인Lady Allen of Hurtwood)고 하지 않았나.




RELATED POSTS

PREVIOUS

집이란 어떤 마음가짐
더 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