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CULTURE|도시, 로컬, 재생

사람 모이는 공간의 대안을 보여준 작은 마을

구로이소 마을의 가게들

Text | Hyunshin Park
Photos | Hyunshin Park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1시간 반 정도 가면 구로이소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기차역에서 내리면 나스연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간토의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뽑힌 미루루 도서관, 오랜 세월 사랑받는 화과자집, 작은 게스트하우스가 보이고, 이어지는 빈티지 숍, 이자카야, 교자집 뒤로 아침 시장의 느낌이 있는 채소 가게까지. 어느 가게나 이 마을을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굿 뉴스 네이버




일본 도치기현 나스시오바라시에 있는 구로이소() 지도에도 없는 지명이 지만, 구로이소역은 그대로 남아 있어 사람들은 여전히 이 마을을 구로이소라고 부른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마을에 젊은이들이 모여들면서 특색 있고 개성 있는 가게 눈에 띄게 늘어.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시점을 주민들은 1988 카페 쇼조Cafe Shozo문을 연 이후라고 말한다. 도쿄 여행 번쯤 가보았을 아오야마 블루 보틀 옆에 자리한 힙한 작은 카페 쇼조의 본점이 이곳이.







(위 모두) 구로이소 브로일러



앤티크 타미세르




사람이 모이는 곳이 새로운 건물이나 세련된 가게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구로이소의 매력적인 가게들이 이를 증명한다. 구로이소에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반찬가라아게를 파는 50 가게가 있었는데 주인이 나이 들어 문을 닫게 됐다. 그러자 도쿄에서 웹 디자이너 일을 하던 조카가 가게를 이어받아 50년간 사용 냉장고와 도구, 그리고 가게 외관은 그대로 유지한 채 가라아게, 크로켓, 닭날개구이 세 가지만 파는 구로이소 브로일러Kuroiso Broiler를 열었다. 도쿄 에비에서 20년 넘도록 팬층을 보유하고 있 앤티크 타미세르Antique Tamiser 최근 구로이소로 매장옮겼. 앤티크 타미세르 특히 빈티지 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곳으로 구로이소로 이전한 뒤에도 변함없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의 가게들은 대체로 새로 짓기보다 예전 건물 외관을 그대로 두고 인테리어만 요즘 흐름에 맞게 고쳐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지면서 멋스러운 느낌을 . 각기 다른 주인의 개성이 담 빈티지 가게들이 작은 마을을 가득 메우고 있다 보니 동네를 거닐며 바깥에서 구경만 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1988 카페 쇼조



추스




1988 카페 쇼조그 명성만큼 지금도 커피 순례를 와서 스콘, 쿠키, 케이크를 먹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최근에는 동안 개조한 바로 건물이 문을 열었는데 곳에는 카페뿐 아니라 잡화점, 옷집, 미팅 , 채소 판매대 같은 공간을 마련했다. 여행자나 마을 사람 누구라도 앉아 쉴 수 있고, 모일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그 옆으로 이어지는 Chus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숙소와 레스토랑, 마르셰가 함께 있는 복합 시설, 저녁이면 쓸쓸했던 동네에 내추럴 사케와 지역 농산물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이자카야 아쿠비가 문을 연. 낮 동안 마을을 돌아보고 해가 지면 이자카야와 바를 방문하면서 도쿄로 돌아가지 않고 하룻밤 머물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여행자나 마을 사람 누구라도 앉아 쉴 수 있고, 모일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을 선보인다.”




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근처 숲을 매입 굿 뉴스Good News라는 복합 시설을 생산자, 주민, 근로자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일터를 만들어가고 있. 이곳에는 목장에서 버터를 만들고 남은 무지방 우유를 이용해 쿠키로 개발한 상품 버터 노 이토코Butter No Itoko를 만들었는데, 하네다 공항의 인기 상품이 된 것 또한 큰 소득이다. 아울러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청 졸여 만든 브라운 치즈 브라더Brown Cheese Brother도 지역 농가의 소득을 올리며 이런 순환 구조를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 중이다.





미루루 도서관



굿 뉴스 네이버 내 이발소




한편 2020구로이소역에 개관 아름다운 도서관상을 받은 미루루 도서관은 구로이소 마을을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저녁 9시까지 운영하는 도서관은 꼭 책을 읽지 않아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도서관 가운데에는 카페가 있어 마을 주민들끼리 머무르고 만는 공간이 어주, 이벤트는 물론 다양한 팝 행사를 열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일본 100대 명산에 속하는 나스연산과 이타무로 온천 등이 있다. 이는 구로이소 마을을 예술 공간, 개성 넘치는 가게들과 함께 도시에서 방문하는 이들에게 느긋한 여유로움을 주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는다는 것은 가장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일지 모른다. 구로이소 마을이 보여주는 사례들은 도시에서 이주하는 젊은이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통해 그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박현신 푸드 콘텐츠 디렉터 / 용인에 거주하며 허브에 탐닉 중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에 요리와 식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며 이와 관련한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저서로 <달콤한 나의 도쿄>, <콜드 스위츠>, <샐러드다>가 있고 <한손에 잡히는 칵테일 & 위스키>, <르코르동 블루> 시리즈, <프랑스 과자의 기본>, <프랑스 초콜릿의 기초>를 번역했다.




RELATED POSTS

PREVIOUS

집이란 어떤 마음가짐
더 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