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공간으로 변신한 아티스트의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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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네트워킹, 코워킹, 프리미엄

숙박 공간으로 변신한 아티스트의 작업실

에어비앤비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Text | Nari Park
Photos | www.airbnb.com

파리에 위치한 어느 건축가의 작업실에서는 건물 마감재와 인테리어 팁에 관한 조언을 듣는다. 언뜻 다양한 분야의 예술 관련 수업이 떠오르지만, 이 모든 것이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의 집에서 이루어지는 투숙의 연장선이다. 그것도 아티스트의 아주 사적인 작업 공간을 무대로 하는 만큼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한 예술가의 사유와 감각으로 빚은 ‘완벽한 우주’에 머물며 여행지에서 온전히 예술가와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이다.








아티스트의 작업실만큼 매력적인 영감의 장소가 또 있을까. 쉽게 방문할 수 없는 예술가의 작업 공간에 머물며 생활하는 체험이 가능하다니 귀가 솔깃해질 일이다. 전 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새롭게 선보인 Creative People with Creative Spaces에서는 이 근사한 상상이 현실이 된다. 일찍이 ‘에어비앤비X슈퍼스타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숙소라는 여행지의 한시적 공간이 게스트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해온 에어비앤비의 바람직한 행보라 하겠다.




“창의적인 공간은 창의적인 삶으로 이어진다.




에어비앤비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Creative Studio’는 작가, 디자이너, 건축가, 패션 전문가, 뮤지션 등 고유한 삶의 주파수를 지닌 예술가들이 본인의 작업 공간을 객실로 제공하는 일종의 코워킹 스페이스 프로젝트다. 창작자들이 자신의 여유 공간을 게스트에게 내준다는 이 콘셉트는 모든 면에서 조건이 훌륭하다. 다수의 공간은 도시의 예술지구나 중심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데다 여러 유형의 창의적인 작업이 가능한 넓고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등 창의적인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전 세계 게스트와 자신의 스타일을 공유하며 그들의 창의적인 여정에 영감을 불어넣을 기회”라고 소개한다.








가장 대표적인 창작 공간의 예로 파리 에펠탑을 비롯한 주요 명소까지 도보로 이동 가능한 파리 7구의 프라이빗 스위트를 꼽을 수 있다. 스위트룸은 다채롭고 대담한 컬러를 바탕으로 정통 터키식 양탄자와 호스트가 그린 추상 미술품으로 꾸몄다. 인테리어 건축가 라픽Rafic이 운영하는 이 공유형 작업실에서 게스트는 호스트에게 사진 수업을 받거나, 함께 파리 거리를 배회하며 실습에 나설 수 있다.



워싱턴 도심가 로프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건축가 부부 줄리언Julian과 루크레시아Lucrecia의 집 또한 영감을 주는 장소로 손꼽힌다. 성인 키를 훌쩍 넘는 층고, 거친 회반죽을 두른 벽 등 부부가 작업실로 사용하던 공간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건축가로서 빛과 건축적 요소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설계에 집중했다.” 본인들의 창작 공간으로만 이용해도 될 이 매력적인 공간을 타인과 공유하기로 결심한 것은 다름 아닌 유대감이 이유일 것이다.








부부는 말한다. “지난 7년간 호스트와 게스트 사이로 이어온 이 사회적 계약을 표현할 단어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가족도, 낯선 사람도 아닌, 새로운 유형의 친밀한 사회적 관계라고 할까.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간을 통해 영감을 준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아예 게스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특별한 예술가의 집도 존재한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거주하는 미술가 낸시는 자신의 서재를 에어비앤비에 소개해 지난 한 해에만 약 5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게스트는 서재에 머무는 동안 그림 수업을 받으며 잠시 예술가가 되어보는 일상을 경험한다. 낸시의 작업실은 종종 투어 공연 중 뮤직 스튜디오를 임대하려는 음악인은 물론, 동료 크리에이터와 몰입형 아트 스튜디오를 공유하는 아티스트까지 다양한 목적의 게스트들이 찾는다.



결국 여행지의 무수한 숙소 가운데 이왕이면 아티스트의 공간에 머무는 것은 숙소 그 이상의 것을 담보하기 때문일 것이다. 에어비앤비의 최근 발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2 5월부터 12월까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호스트가 에어비앤비 운영으로 올린 수익은 자그마치 371만 달러다. 그리고 이 창의적인 공간들은 때론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는 강렬한 경험의 공간으로 작용한다. 캘리포니아주의 교사이자 사진작가인 대니얼의 작업실이 대표적이다. 덴버 출신의 타투 아티스트 겸 뮤지션은 두 달가량 이곳에 머문 다음 아예 이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 음악과 페스티벌에 대한 열정으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한 호스트와 게스트는 이 ‘호스팅’이라는 21세기의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통해 서로의 인생에 무한한 영감을 주는 관계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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