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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라이프스타일, 다양성

이모지로 담은 아프리칸 라이프스타일

주주콰Zouzoukwa

코트디부아르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프리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370여 개의 이모지에 담았다. 남아프리카 타악기, 나이지리아의 대중교통 수단 등 한 민족의 일상 전반이 주요 소재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일상을 묘사한 ‘아프리칸 이모지스African Emojis’는 서아프리카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아프리카어로 ‘이미지’를 뜻하는 애플리케이션 ‘주주콰Zouzoukwa’는 앱스토어에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료 다운로드를 통해 메신저 왓츠앱 등에서 사용 가능한 이모지 패키지는 ‘2019년 올해의 베스트 앱’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사용자 사이에서 12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이 이모지는 디지털 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는 아프리카인의 생활상에 대한 전 세계인의 편중된 시선에서 출발한다.



“프로젝트 준비를 위해 아프리카 관련 이미지를 검색하자 연관 사진이라고는 질병과 가난, 빈곤에 허덕이는 부정적인 이미지뿐이었죠. 아프리카인의 삶을 다양한 관점에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 오플레루 그레베, CNN과의 인터뷰 중 –



2017년부터 유튜브 강좌를 이용해 이모지 제작 방법을 배운 오플레루 그레베는 아프리카인의 생활상을 기술적으로 관찰하고 드로잉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삶을 디지털 이미지로 간결하게 응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추려내고 그것을 단순하게 이미지화하면서 직접적인 방식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이어갔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이모지를 분석하기 위해 종일 왓츠앱 채팅창을 들여다봤고, 매일 하나의 이모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하는 프로젝트 끝에 ‘주주콰’ 이모지 시리즈가 완성되었다.








이 스물둘의 청년이 아프리카인의 삶 구석구석을 이모지로 제작할 수 있었던 데에는 대가족 중심의 주거 문화 또한 한몫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수도 아비장의 한 주택에서 몇 세대와 함께 살아온 그는 아프리카 전통부터 디지털 세대의 젊은 문화까지 이해의 폭이 넓다. 그가 개인 페이스북 개정에 맨 처음 올린 이모지는 ‘푸투foutou’. 마니옥 뿌리와 바나나, 참마를 찧어 떡처럼 만든 것으로 코트디부아르에서 즐겨 먹는 아프리카 전통 음식이다. 이 이모지는 업로드 3일 만에 1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전 세계의 공감을 얻었다.



“다른 이들의 삶을 반영하는 이모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행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의 음식 사진만으로는 진짜 문화를 담을 수 없죠.”
- 오플레루 그레베 -



오브제, 심벌, 음식, 의복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찰나의 이미지를 담은 ‘주주콰’ 이모지는 마치 아프리카 사람들의 하루를 열거하듯 섬세하고 친숙하다. 어깨에 재봉틀을 메고 행인들의 의복을 수선하는 거리의 재단사, 남아프리카공화국 은데벨레 부족의 전통 집, 화려한 컬러가 돋보이는 아칸족 전통 의상,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일을 기념하며 세운 토고 독립기념비, 노예무역기념관, 아프리카 전역에서 인기 있는 음식인 구운 질경이, 뻣뻣한 섬유로 만든 빗자루, 밀가루와 참치로 만든 튀김 요리 가르바 등을 보고 있으면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인스턴트 메시지를 사용하는 오늘날, 사람들이 이모지를 통해 좀 더 정확하고 간결하게 소통할 수 있길 바랍니다”라는 오플레루 그레베의 다음 꿈은 아프리카를 넘어 전 세계 다양한 민족과 문화에 관한 이모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미 자신의 이모지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셜 사이트를 오픈하고, 글로벌 브랜드와 다양한 이모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상적인 것이 오랜 시간을 거치며 하나의 문화가 되고, 그런 문화가 모여 한 나라를 대표한다. 디지털 시대인 오늘 우리의 삶은 어떤 이미지로 소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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