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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공간에 필요한 종합 솔루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의 USS

Text | Dami Yoo
Photos | USS

공간에도 진화가 필요하다. 모노하 성수, 앤더슨벨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은 사람들의 깊은 내면에 방치되어 있던 감각의 세계를 파고들며 이를 공간을 진화시키는 요소로 쓴다. 언라벨이 론칭한 USS는 ‘지속 진화'를 목적으로 공간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템퍼러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은 2016년에 결성한 창작 집단이다. 건축 디자인, 인테리어, 가구, 오브제, 브랜드 기획 등 디자인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뛰어난 감각을 인정받으며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했다. 모노하 성수, 앤더슨벨 플래그십 스토어, 카페 테르트르 등이 언라벨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다. 특히 스스로 기획하고 완성해 운영하는 삼청동의 카페 yyyynnn에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서 선보이지 못했던 개성과 역량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그리고 지난 5월 컨템퍼러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USS를 론칭해 공간을 더욱 섬세하게 완성할 요소를 만들어가고 있다.

 

USS는 ‘United Space Solution’의 약자다. '지속 진화'를 목적으로 좋은 공간에 필요한 종합적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만든 브랜드다. 현재까지는 향수와 인센스 스틱 등 후각을 자극하는 제품과 세라믹 컵, 의자, 파자마 등 실내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언라벨의 이동일 대표는 '르동일'이라는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병행하는데 USS에도 그의 감각과 관점이 전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USS의 핵심적 아이디어는 '불완전성이 지닌 잠재력'이다. 감각적이며 신비로운 이 아이디어는 오프닝 캠페인 '메타모포시스 오브 퓨어 엘리먼츠Metamorphosis of Pure Elements'에서 잘 드러난다.








감각적으로 공간의 인상을 지각할 수 있는 프래그런스 라인이 특히 인상적이다. 그리스 극장의 무대장치를 뜻하는 ‘에키클레마Ekkyklema’는 오후의 햇빛과 과수원의 과일, 야생의 들풀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끌어오고, '당신이 찾던 바로 그것'이라는 의미의 ‘다스 바스 이스트Das Was Ist’는 단단한 나무처럼 기개 높고 흔들림 없는 나무의 듬직한 존재감을 연상시킨다. 한편 돌과 산호 등을 본떠 제작한 인센스 홀더는 광물이 지닌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차용해 오브제로서 심미적 요소를 극대화한다. 특히 황동과 은을 사용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화하며 자연스럽게 변형되는데, 이처럼 유기적 작용을 이용해 오브제가 마치 생명력을 지니고 변화하는 존재인 것처럼 완성한 점이 USS의 접근법을 대표한다.








이 외에도 종이의 텍스처를 변형해 작업하는 작가 오상원과 르동일이 함께 만든 아트 퍼니처 시리즈는 완벽한 마무리를 지향하는 가구 디자인의 세계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불완전한 인상으로 주목할 만하다. 합판 위에 종이와 레진으로 만든 소재 역시 특별한데, 의자라는 가구 역할을 하면서도 특별한 존재감으로 특별한 공감감을 만들어내는 묵직한 오브제로도 기능한다. 이렇게 USS의 첫 번째 캠페인은 손에 잡히지 않고 말로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운 언라벨의 조형 감각, 다양한 소재와 물성이 만나 일으키는 에너지를 가득 담아냈다. 물리학에서는 '공간이란 입자의 관계'라고 해석한다. 비어 있는 장소가 아니라 입자가 존재하는 '상호작용의 범위'인 셈이다. USS의 메시지는 이렇게 비어 있는 공간을 향으로 채우고, 물성의 변화를 유도하면서 공간을 재구성하고 진화시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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