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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코워킹, 홈데코

150년 조명 머리 위에 난 뿔의 정체

루이스폴센 x 홈 인 헤븐

Text | Young-eun Heo
Photos | Louis Polsen

1874년에 설립한 루이스폴센은 공예적 아름다움과 부드러운 빛으로 조명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루이스폴센의 PH 시스템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으며 각 시대에 맞는 디자인으로 변신했는데, 올해는 뉴욕 아티스트 듀오 헤븐과 만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예술품으로 태어났다. 그렇게 탄생한 조명에는 뿔과 촉수가 달리고 소용돌이무늬도 있다.








브랜드가 그 분야를 대표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청바지 하면 리바이스가 먼저 떠오르고, 의자 하면 프리츠한센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조명 하면 떠오르는 루이스폴센Louis Poulsen 1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랑받았다. 루이스폴센의 상징적 제품은 1920년대에 탄생한 PH 시스템이다. 전기 조명도 촛불이나 등유 램프처럼 부드럽고 아늑한 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폴 헤닝센Poul Henningsen이 디자인한 조명 시리즈다.



3개의 유리 갓을 겹쳐 만든 셰이드와 이를 지지하는 황동 테이블과 서스펜션으로 이뤄진 PH 시스템은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줬다. 그리고 색상과 소재를 달리하면서 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루이스폴센은 종종 디자이너와 협업하면서 PH 시스템의 변신을 꾀했는데, 올해는 디자인 듀오 헤븐Heven과 협업하며 색다른 모습으로 선보였다.








브리애나 박스Breanna Box와 피터 듀폰트Peter Dupont로 구성된 헤븐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듀오다. 브리애나 박스의 할아버지에 관한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모으고자 이들은 유리공예품을 판매하는 리빙 브랜드 홈 인 헤븐Home in Heven을 시작했다. 입으로 불어 유리 형태를 만드는 블루잉 기법과 수작업을 병행해 만든 헤븐의 유리공예품은 전통 기법으로 만들지만 뿔이 달리거나 선과 색이 자유롭게 뻗어 있는 등 독특한 형태를 띤다. 헤븐의 창의적인 디자인은 동종업계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고, 이는 곧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이어졌다. 헤븐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패션 브랜드 코페르니Coperni와의 협업이었다. 2022년 코페르니 쇼에서 선보인 헤븐의 유리 가방을 이후 도자 캣, 카일리 제너가 들면서 대중에게 헤븐의 이름이 알려졌다.



헤븐의 특이한 디자인은 루이스폴센이 새로운 협업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100년 넘게 지속된 디자인에 신선함을 불어넣기에 충분했고, 동시에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온 디자인이 후손에게 얼마나 큰 영감을 주는지 보여줄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번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루이스폴센에서 가장 중요한 디자이너 2명에게 경의를 표하는 독특한 작품을 공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 협업은 시간이 지나도 헤리티지 디자인이 계속 영감을 주고 진화하는 방식을 보여줄 것입니다”라고 루이스폴센은 이번 협업의 의의를 밝혔다.



루이스폴센 x 홈 인 헤븐 컬렉션은 작년에 출시한 ‘PH 페일로즈 컬렉션’에 한정해 진행되었다. 이탈리아 유리 장인들이 입으로 불어 만든 오팔 글라스 셰이드를 사용한 PH 페일로즈 컬렉션은 파스텔 핑크 셰이드와 밝은 금빛의 황동 테이블 및 서스펜션의 조화가 고급스러운 조명 컬렉션이다. 헤븐은 PH 페일로즈 컬렉션 특유의 파스텔 톤 핑크를 구현하는 것이 어려워 이를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루이스폴센 x 홈 인 헤븐 컬렉션에는 PH 시스템의 펜던트 조명과 테이블 조명 외에 부드러운 셰이드가 특징인 VL45 라디오하우스가 포함된다. 이렇게 누구나 다 아는 조명들이 기괴한 아름다움을 내뿜는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PH 2/1 테이블 조명에는 악마의 뿔이 달려 있고, PH 3/2 테이블 조명의 황동 테이블은 S자로 휘어졌다. 펜던트 조명에는 소용돌이무늬가 그려져 있거나, 갓 형태를 헤븐 스타일로 변형해 아예 새로운 디자인의 조명으로 탄생했다.








루이스폴센 x 홈 인 헤븐 컬렉션은 독특함마저 개성이 되는 현재의 디자인 스타일을 따르지만 전통 기법으로 제작함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이뤄냈다. 덕분에 루이스폴센 x 홈 인 헤븐 컬렉션은 단순한 조명이 아닌 예술품이 되었다. 루이스폴센의 헤리티지, 헤븐의 창의적 디자인, 공예적 아름다움을 결합한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조명이라는 사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루이스폴센 x 홈 인 헤븐 컬렉션은 올해 말 경매로 판매하며 그 수익금은 기부할 예정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가구와 조명이 예술 작품과 같은 대우를 받으며 유명 옥션에서 팔리는 현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이다. 조명도 예술이 되는 시대, 예술이 우리 삶으로 한 걸음 더 들어온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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