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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크리스마스를 파는 가게

케테볼파르트

Text | Young-eun Heo
Photos | Kathe Wohlfahrt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유럽 대부분 도시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마을의 중앙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장식과 선물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줄지어 있고, 노란 빛 전구들이 마켓을 환하게 비춘다. 하지만 케테볼파르트는 시기에 상관없이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판매하는 케테볼파르트는 방문한 모두에게 크리스마스를 선물한다.








케테볼파르트Käthe Wohlfahrt는 독일에서 탄생한, 크리스마스 장식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1964년 작은 크리스마스 상점으로 시작해 현재는 독일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미국 등 세계 곳곳에 매장을 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에는 아직 정식 매장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몇몇 백화점과 편집숍에서 이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한다.



케테볼파르트가 유명해진 이유는 이곳 매장에서 1년 내내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 밤베르크, 뤼데스하임 등 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한 독일 소도시에는 반드시 케테볼파르트 매장이 있다. 그중에서도 로텐부르크에 있는 본점은 관광 필수 코스로 1년 내내 이곳을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본점은 외관이 주변 가게들처럼 평범해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건물 앞에 세워진 선물을 가득 실은 빨간색 자동차가 이곳이 특별한 가게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장치다. 그래서 모두 이 자동차를 보고 매장 안으로 들어온다.










케테볼파르트 매장은 지역별로 디스플레이가 모두 다르지만 외관이 평범하고 특별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순간 화려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세계가 펼쳐진다. 작은 입구와 다르게 내부는 한없이 펼쳐져 있어 계속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아기자기하고 예쁜 장식품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된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으로 꾸민 가게 풍경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구간마다 조금씩 다른 디자인의 장난감과 장식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공간이 넓은 만큼 판매하는 장식품 종류도 다양하다. 트리 오너먼트는 당연히 있고 호두까기인형, 목제 장난감, 오르골, 도자기, 리스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모여 있는 듯하다. 본점에서만 약 3 4000개의 크리스마스 제품을 판매한다고 하니 과장은 아닌 것 같다.



케테볼파르트 매장에서 판매하는 장난감과 장식품에는 자사 브랜드 제품이 많지만 독일의 장인이나 아티스트가 만든 수공예품도 있다. 또한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므로 목제, 도자, 유리, 주석 등 자연에서 비롯된 재료만 사용해 공예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제일 많이 사용하는 소재는 나무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케테볼파르트 장난감은 어린 시절의 따뜻한 추억마저 불러일으킨다.








케테볼파르트는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탄생했다. 창립자인 빌헬름, 케테 볼파르트 부부가 친한 미군 장교에게 오르골을 선물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탄생 스토리에는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다. 부부가 미군 장교에게 선물하기 위해 오르골을 찾아다녔지만 크리스마스가 끝난 직후라 판매하는 가게가 없었다. 겨우 오르골 도매상을 찾았으나 한 개만은 살 수 없어서 10개를 샀다. 부부는 1개는 선물하고 나머지 9개를 미군 막사를 돌며 판매했는데, 미군들이 오르골을 좋아하고 소문이 나면서 점차 판매 범위가 넓어졌다. 결국 1964년에 부부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파는 가게를 열었다. 이 가게가 바로 케테볼파르트다. 이후 60년 동안 꾸준히 크리스마스 장식만 판매하며 기업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케테볼파르트 탄생의 계기가 된 오르골은 지금까지도 출시하며 기업의 역사를 기념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소박한 디자인의 장난감과 장식품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케테볼파르트는 1991년부터 자체 제품 라인을 개발하면서 독일의 크리스마스 전통에 집중했다. 2001년에는 로텐부르크 본점에 크리스마스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크리스마스 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박물관은 크리스마스 유래와 역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독일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한다. 제일 흥미로운 내용은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장난감과 장식품을 전시한 부분인데, 100년이 훌쩍 넘은 빈티지 장난감과 장식품은 크리스마스의 오랜 역사를 상기시킨다.



케테볼파르트는 크리스마스의 즐거움과 행복을 전달하는 동시에 독일의 크리스마스 전통을 유지하는 데에도 힘쓴다. 독일 각 지역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참석해 축제 분위기를 살리고, 각 매장에서 독일의 크리스마스 문화를 알린다. 특히 독일에서 제작한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판매하면서 독일 공예품의 매력을 알리고자 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박물관을 통해 독일 크리스마스 역사와 문화를 연구해 과거, 현재, 미래를 잇고자 노력한다.








케테볼파르트 매장은 화려하고 환상적이지만 판매 제품은 소박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현대적 색채의 제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빈티지 장난감과 장식품이 떠오르게 하는 디자인으로 왠지 정겹게 느껴진다. 자극적이지 않고 소박한 디자인의 장난감과 장식품은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점점 거대해지고 화려해지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인해 종종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를 굳이 크고 화려하게 보낼 이유는 없다. 케테볼파르트의 작은 장식 하나가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처럼 우리 각자의 크리스마스도 조용히 간소하게 보내도 충분히 행복하고 풍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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