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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라이프스타일, 노마드

작지만 스마트한 집을 담는 채널

유튜브 채널 ‘네버 투 스몰’

Text | Jay Kim Salinger
Photography | Never Too Small

집의 건축 양식과 구조는 사실 소비자의 취향을 따르기보다 건축가가 제공해 온 것이 현실이다. 아르 데코 Art Deco가, 브루탈리즘 Brutalism이 유행하고, 미니멀리즘 Minimalism이 시장을 주도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내 라이프스타일과 상관없이 만들어진 공간을 소비하다 보면 때로는 내 집이지만 내 집 같지 않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네버 투 스몰 Never Too Small>은 호주 멜버른의 뉴맥 New Mac이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로 작은 공간을 스마트하게 디자인하고 활용하는 집을 소개하고 있다. <네버 투 스몰>의 메시지는 작지만, 나만의 집을 찾는 이들이 눈여겨볼 만하다.




첫째, 작은 공간이어도 큰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특징을 가질 수 있다. 집의 크기가 작아지면 우리는 너무도 쉽게 많은 특징을 포기한다. 큰 공간에만 어울리는 것이라고 으레 짐작하기 때문이다.



둘째, 아무리 스마트하게 기획된 집이라도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면 나에게 완벽한 집이 아니다. 거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 사람에게 크게 트인 거실은 불필요한 사치다.



셋째, 작은 공간의 집은 그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어떠한 계기로 <네버 투 스몰>을 시작하게 됐나요?

(콜린 치 Colin Chee, <네버 투 스몰> 크리에이터·디렉터) 2017년 이맘때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하게 디자인된 공간을 방문해 그곳을 디자인한 건축가, 디자이너와 얘기를 나누고 그들로부터 배운다는 콘셉트로 시작했죠. 포맷은 짧아요. 내용처럼 이를 다룬 영상도 콤팩트하게 에센스만 담고자 했습니다. 저 역시 멜버른에서 마이크로 아파트라 불리는 곳에 살고 있는데, 이전부터 ‘작은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에 집착하곤 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영감의 원천이 됐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잭 챈 Jack Chen의 35m2 멜버른 원베드룸 아파트먼트

잭은 1970년대에 지어진 원베드룸 아파트를 오피스와 집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변형시켰다. “작은 공간을 디자인하려면 더욱 신중해야 해요. 라이프스타일이 무엇인지, 일상생활의 초점이 어디에 맞추어져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죠.”라고 말하는 잭은 큰 공간에서 보이는 특징을 작은 공간으로 가지고 들여오고자 내부 구성 요소를 필요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지게 디자인했다. 예컨대 다이닝 공간은 매일 사용하지 않기에 평소에는 접어서 숨겨 놓았다. 자투리로 남거나 낭비되는 공간을 없애고자 한 것. 오피스 테이블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혀 올라가고, 벽장 속 숨겨진 TV는 저녁에 나타난다. 모든 것이 기능적인 것만은 아니다. 화장실 옆 벽면에 심은 녹색 식물은 단지 야외 분위기를 집안에 넣고자 했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거니 Nicolas Gurney의 30m2 시드니 스튜디오

시드니 출신의 건축가 니콜라스는 1920년대 지어진 아르 데코 스타일의 스튜디오를 다시 정비했다. 흔히 리모델링 시 기존의 내부 구조를 상당량 허물고 새 동선을 만드는데, 니콜라스는 1920년대 당시의 동선을 그대로 살리려 했다. 미니멀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원한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게 메탈 느낌의 장식장이 집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도시에 존재해 온 건물을 그대로 살려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도시에 사는 것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느낄 테니까요.”라고 니콜라스는 말한다.







제임스 로 James Law의 15m2 홍콩 워터 파이프 스튜디오

세상에서 렌트비가 가장 비싼 도시로 꼽히는 홍콩 시민의 주거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홍콩 사람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 렌트비로 매월 약 300만 원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는 평균 가구 소득의 70%를 차지한다. 이를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이들이 ‘닭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도시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홍콩의 건축가 제임스 로는 도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오파드 OPod라 불리는 이 마이크로 집은 콘크리트 워터 파이프 안에 만든 스튜디오 형태의 집으로 홍콩 도시 내 빈 곳에 설치해 사용하다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소파 베드를 중심으로 스토리지가 있고, 파이프 뒤쪽에는 샤워 시설과 화장실이 존재한다. 홍콩 내 비슷한 크기의 집과 비교해 1/5 가격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면서 건축가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해 준다.




“크기만 한 집은 더 이상 모두에게 맞는 집이 아니에요. (중략) 사이즈는 선택일 뿐이죠. 얼마든지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도시에 있는 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도시의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오늘날 54%의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습니다. 2050년에는 66%에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요. 잘 계획된 공간을 통해 우리가 도시에서 사는 방법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런던, 홍콩, 시드니, 뉴욕 같은 큰 도시에 산다면 내 집의 공간만 내 집이라 할 수 없어요. 도시 전체가 당신 집의 뒤뜰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네버 투 스몰> 채널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크기만 한 집은 더 이상 모두에게 맞는 집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자동차 셰어링, 코워킹 오피스처럼 도시가 주는 편안함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작은 곳에 사는 사람도 그런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포기해야 할 이유는 없고요. 사이즈는 선택일 뿐이죠. 얼마든지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네버 투 스몰>은 작은 공간에 사는 사람을 위한 삶에 대한 영감의 원천, 즉 창문과 같은 존재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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