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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지에서의 환상적인 한때

포토그래퍼 요시고

Text | Kakyung Baek
Photos | Hoon Shin

스페인 출신의 포토그래퍼 요시고는 푸른 지중해와 마이애미, 두바이, 부다페스트 등에서 여행과 휴가를 주제로 사진을 찍는다. 부드러운 색감과 정갈한 프레임으로 평범한 풍경마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포착하는 요시고는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고, 현재는 킨포크, 비트라 등 글로벌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작가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Benidorm, Spain, 2016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호세 세라노Jose Serrano이고, 스페인 북쪽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 산세바스티안 출신입니다. 나이는 39살이고 사진 찍을 때는 요시고Yosigo라는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요시고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사진 찍기 전에 DJ로 일한 적이 있어요. 그때 사용하던 이름도 따로 있죠. 요시고(https://yosigo.es/)는 제가 뮤지션이 아닌 사진가로서 구분하는 이름이에요. 다른 이름을 쓰면 그 뒤에 숨어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더라고요. '요시고' 제가 사진을 찍고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가 제게 써주신 시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아버지는 창의적 세계와는 별로 관련 없는 직업을 갖고 계셨는데, 제가 창조성과 이미지의 세계에 매력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을 때 시를 써 주셨죠. 아버지는 시를 통해 말씀하시곤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운동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 소질이 없었다고요. 그때마다 다른 걸 해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계속하는 게 더 좋겠다고 했대요. 왜냐면 친구들과 그 운동을 하면서 즐겁게 지냈기 때문이에요. 그 시가 말하고자 한 것은, 결과 그 자체보다 원하는 길을 따라서 매일 꾸준히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La Grande Motte, France, 2020



La Grande Motte, France, 2020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 작업은 무엇인가요?

이번 달에 프랑스의 도시 라그랑드모트La Grande Motte에 관한 사진집을 펴냈어요. 그곳의 특징이라 하면 같은 건축가가 대부분의 건축물을 설계했고 건축물들이 정말 특별하다는 거예요. 리조트 타운이기도 해서 그 프로젝트로 인해 제가 사진에서 느끼는 흥미가 건축과 관광이라는 분야로 이어지게 됐죠.





사진집 에 실린 사진 중 Benidorm, Spain, 2016



 

그동안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가장 좋아하는 사진은 없어요. 그보다는 특정한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이 더 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는 ‘Greetings From’이에요. 평소 제가 사진 찍는 방식과 약간 다른 문법으로 촬영한 것이에요. 사람들이 그 사진들을 제가 찍은 것인지 모르더라고요.

 


건축물과 공간을 담는 사진을 찍을 때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른 주제로 사진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특별한 조명이 없어도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라 하면 아마도 평범한 일상적인 상황일 거예요. 하지만 좋은 빛과 조명이 함께한다면 어떤 장소든, 어떤 풍경이든 좋은 사진을 찍기에 완벽한 조건이 되겠죠.

 



사진 찍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라 하면

아마도 평범한 일상적인 상황일 거예요.”

 



어떤 계기로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됐나요?

사진은 언제나 제게 흥미로운 분야였어요. 제가 그래픽 디자인과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가장 현실적으로 접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도 했죠.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던 때였는데 그것이 제가 많은 실험을 하도록 이끌었어요. 필름을 현상하지 않고도 바로 그 결과를 볼 수 있었으니까요







바르셀로나 엘본에 있는 요시고의 집 내부



 

거주하는 집은 어떤 동네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는지 궁금합니다. 집을 소개해주세요.

제 집은 바르셀로나 엘본에 있어요. 젊은 사람도 많고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그림 같은 동네예요. 전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구인 마르크 모로Marc Morro가 제 집을 디자인해주었어요. 그는 ''라는 사람을 잘 알고 제가 집에서 소파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알았죠. 저는 소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요.

 


서퍼들, 파라솔을 펴고 해수욕을 즐기는 모습 등 휴양지에서 마주할 수 있는 피사체에 매료된 계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제가 태어난 곳과 그래픽 디자인, 두 가지 요소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초창기 사진 작품은 거의 빈 캔버스와 같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프레임에 넣을 만한 빈 공간이 많이 필요했죠. 그리고 그곳은 매우 깨끗해야 했어요. 도시에 있는 해변이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어요. 프레임에 넣을 만한 특별한 지점들이 있었거든요. 거기에 덧붙이자면 저는 언제나 여행과 휴가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요.





Miami, USA, 2019



 

휴양지에 관한 사진에 대해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코로19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이겠죠. 사람들이 제 사진을 보고 메시지를 보내주곤 하는데, ‘경험했다는 피드백을 받곤 해요. 코로나19 이전에 보고 느꼈던 여행의 감정을 다시금 생각나게 하기 때문이죠. 조만간 곧 그때처럼 여행을 다닐 수 있길 바랍니다.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유럽의 베를린, 파리, 빈으로 여행을 가서 각각 한 달씩 지내고 싶어요. 다시 여행할 수 있게 되면 지금껏 할 수 없었던 것만큼 가능한 한 많이 다닐 거예요. 일로 여행을 다녔을 때는 특정 목적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한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없었으니까요.





(포스터 내 사진) Mallorca, Spain, 2018

 



623일부터 그라운드시소에서 사진전이 열리죠. 이를 준비하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전시 기획 팀과 먼 거리에서 이메일과 전화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전시를 준비했어요. 제게 익숙한 방식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제 작품이 벽에 어떻게 붙어 있는지, 그 공간의 느낌이 정말 궁금해요. 사실 처음에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더 많이 신경 썼지만, 그것은 언제나 흘러가기 마련이니까요. 제가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 많은 사람에게 즐거운 전시가 되길 바라요. 이번 전시는 뚜렷한 리듬이 있어요. 그 흐름을 따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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