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PEOPLE|코워킹, 홈데코, 힙스터

분당의 오래된 아파트에 만든 홈 오피스

모빌스 그룹 프로듀서 소호·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모춘

Text | Dami Yoo
Photos | Hoon Shin

모빌스 그룹은 옷, 굿즈, 영상, 책 등 다양한 매체로 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팀이다. 소호는 프로듀서로, 모춘은 디자이너이자 유튜버로 활약한 지 3년 차, 그사이 세상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지령이 내려졌으며 재택근무가 일상이 됐다. 이들이 홈 오피스를 만든 이유를 들어보니 역시,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일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다.








크리에이티브 팀 모빌스 그룹의 행보를 이어온 지 3년 차, 소호님은 프로듀서로, 모춘님은 디자이너이자 유튜버로 활동하며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식을 중계하셨죠.

모빌스 그룹이라는 큰 틀에서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를 전개하며 방향성이 맞는 협업자들과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유튜브 채널 모티비MoTV를 통해 보여주고 있고요. 저희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메시지를 모베러웍스나 모티비라는 일종의 그릇에 담고 있는데, 이로 인해 구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하고, 이에 공감하는 분들과 협업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일’이란 모빌스 그룹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최근 모티비에서 공개한 홈 오피스 구축기가 인상적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 등 일하는 방법과 환경이 변하면서 업무 방식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어요. 모티비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서 시도하는 것이나 느낀 것을 각 과정마다 세세하게 보여주는 채널이기 때문에 이렇게 달라진 일의 방식이나 환경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홈 오피스 구축기를 만들어봤죠.










그렇다면 홈 오피스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보다는 이사를 앞두고 어떻게 집을 꾸밀까 고민하다가 만들게 되었어요. 저희의 평소 라이프스타일을 살펴봤더니 역시나 일이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집에서 일하는 시간도 점점 많아다는 것을 느꼈죠. 그렇다면 이사하는 집도 우리의 생활과 스타일에 맞춰 꾸며야겠다는 생각이 었어요.



‘집 근처 사무실’을 표방하는 분산 오피스 브랜드 집무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형석, 김성민님과 협업한 것은 두 분의 홈 오피스가 그저 집 꾸미기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작정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우연히 정형석 디렉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모두 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서로 통하는 점이 많았어요. 함께 뭔가를 도모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저희가 이사를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죠. 그래서 우리 집 인테리어를 디렉팅해줄 수 있지 여쭤봤어요. 본격적인 협업에 앞서 가볍게 호흡을 맞춰보자는 뜻이었.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홈 오피스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거죠. 그렇게 김성민, 정형석 디렉터는 전체적인 디렉팅을, 알렉사 앤 코의 양영주 대표께서 디자인을 맡아주셨어요.








홈 오피스를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요?

오래된 신도시의 전형적인 아파트 우리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게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보통 가장 큰 방을 안방으로 사용하고 작은 방을 드레스 룸이나 서재로 사용하는 저희는 큰 방을 홈 오피스로 꾸몄죠. 벽은 우드로, 바닥은 카펫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이 방에 들어오는 순간 분위기가 사뭇 달라져요. 가장 신경 쓴 점은 아늑하면서도 일에 집중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었어요. 조지 넬슨의 책상 그 무게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하고요. 또 벽에는 필요에 따라 선반을 설치할 수 있도록 레일을 만들었어요. 작은 블라인드는 용도보다는 미국 드라마에 나올 법한 오래된 사무실을 연상시키는 아이템인데, 홈 오피스라는 콘셉트에 맞도록 연출한 것이라고 보면 돼요.








홈 오피스를 만든 이후 일하는 데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업무 공간에 들어면 ‘이제 일해야지’라는 마음이 딱 생겨요.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집중해서 일할 수 있게 되죠. 또 쉬는 시간은 거의 침실에서만 허용되기 때문에 그 구분이 삶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다른 한편으로는 일하는 환경에서 환기가 되는 측면도 있죠. 모빌스 그룹의 두 번째 오피스로, 한 달에 한 번 팀원들과 여기 모이는 시간을 가져요. 사무실에서 회의할 때보다 이렇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니까 사고가 확장되는 것도 있더라고요.




일하는 환경에서 환기가 되는 측면도 있죠.

모빌스 그룹의 두 번째 오피스로 한 달에 한 번 팀원들과

여기모이는 시간을 가져요.




홈 오피스 외 사선으로 낸 중문, 거실과 침실, 주방, 욕실 모두 전형적인 구조에서 탈피한 점이 인상적이요.

거실에는 TV나 소파를 두지 않고 라운지처럼 구성했어요. 이전에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늘어져 있는데 그런 습관도 없어졌죠. 침실에 있던 붙박이장은 화장대로 고쳐 사용하고요. 화장실은 욕조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아 조적벽으로 욕실을 마련했어요. 조명 타일 메지를 같은 색으로 맞춰 포인트를 주었고요.








침실에서 나오면 바로 커피 바가 있어요.

주방이 좁다 보니 오히려 이를 해소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어요. 침실 문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설치고 식탁 대신 아일랜드를 것이 대표적이에요. 아일랜드의 포인트는 바퀴가 달려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깔끔한 인상을 위해 상부장을 없애면서 부족해진 수납 공간을 아일랜드로 해했고요.










모베러웍스의 룩 & 필이기도 한 아메리칸 빈티지 감수성이 집에서도 느껴져요.

저희의 오래된 취향이기도 해요. 그런데 너무 따한 느낌은 피하고 싶어서 스틸, 유리 등 약간 차가운 소재 가구를 배치하는 방법으로 조금 시원한 인상을 만들었어요. 금호동에 위치한 빈티지 가구 셀렉숍 뉴뮤지엄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이 외에도 사무엘스몰즈 등 서울에서 활약하는 감각 있는 바이어들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이번 홈 오피스를 만들면서 앞으로 콘텐츠에 적용할 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것 같아요.

이번 홈 오피스는 프로토타입이라는 생각이에요. 공간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사실 내년 초에 사무실 이사해야 하는데, 새로운 오피스에 이번 경험을 잘 녹여 싶어요. 또 하나는 공간 비즈니스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 예전에는 사무실에서 내 자리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었는데 이제 그 ‘자리'에 대한 형태나 형식에 다양한 변주가 생기고 있잖아요?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 변하는 와중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적용할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모티비에서 보여준 일련의 과정만으로도 사람들이 얼마나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느꼈고요.




RELATED POSTS

PREVIOUS

나와 오브제와의 관계, 그 친밀감이 편안한 곳
라이팅 디자이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