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SPACE|공동주택, 친환경, 코리빙

마구간 개조한 벨기에식 생태 공동 주택

생태 공동 주택 큐빌Qville

Text | Hey.P
Photos | Lucid, B-architecten

태양에너지 충전소에서 연료를 충전하는 동안 이웃과 쓰레기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교환한다. 출근길 카풀을 함께할 이웃을 문의하기도 한다. 마흔 네 가구가 모인 아담한 마을이지만 어느 대단지 못지 않게 삶의 만족도는 최대치다. 벨기에 전원 도시에 들어선 큐빌은 비슷한 취향을 지닌 이들이 자연 속에서 연대하는 생태 공동 주택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수십 마리의 말들이 풀을 뜯고 뛰놀던 마구간이 44채 단독 주택으로 구성된 공동 생태 마을로 탈바꿈했다. 벨기에 에센Essen 지역 방대한 목초지에 생태 공동 주택Ecological Co-Housing을 표방하며 들어선큐빌Qvillie’에 관한 이야기다. 자연보호구역 Kalmthoutse Heide와 도심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농업 지역에 자리한 공동 프로젝트를 담당한 곳은 벨기에 기반의 건축 사무소 B-architecten. 개인 숙소와 공유 공간을 결합해 하나의 독립적인 주거 마을을 구성하고, 내부 커뮤니티를 강화한 프로그램들을 더해 거주자 간 친목과 연대의 삶을 독려하는 데 방점을 둔 아이디어가 인상적이다.










5966 m² 면적을 바탕으로 13채의 건물, 44가구 주택으로 구성한 큐빌은 침실 1곳부터 4곳을 갖춘 단독주택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철저하게 생태 공동 주택을 모토로 삼는 곳답게 다양한 크기의 유닛에는 내부 통로 또는 주변 들판이 내려다보이는 전용 정원을 갖추고 있다. 내부 시설은 실질적인 사용을 고려했다. 특히 연못을 마주하고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오픈 테라스 키친, 언제든 단지를 산책할 수 있도록 구비된 자전거 대여소, 연중 수영이 가능한 실내풀, 카셰어링 서비스, 태양광 에너지 충전소 등이 인상적이다. 마을 내 펍과 게스트를 위한 숙소 B&B 공간을 마련해 입주자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집중했다. 붉은 벽돌과 슬레이트 지붕이 마치 동유럽 주택을 연상시키는 각각의 독채마다 작은 마당을 품고 있어 주민들 모두가 가드닝과 야외 활동을 즐기도록 설계했는데, 전체적인 단지 모습이 마치 고즈넉한 와인 농가를 닮았다.








최근 유행처럼 등장하고 있는 여타의 코리빙 하우스와의 차별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거주자 간의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해 공용 공간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것이 최근의 흐름인데, 큐빌은 전원 마을을 연상시키는 조경 시설을 통해 주민들이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독려했다.








큐빌을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은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이들을 바탕으로 마을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유행처럼 등장하는 공유 하우스에서 나아가,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삶이 모토인 이들을 위한 거주공간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트렌드헌터Trend Hunter>로부터 10점 만점에 8.1점을 받을 만큼 친환경적 측면을 강조했다. 특히 주민들끼리카풀과 같은 자동차 동승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12조의 효과를 내고, 태양열 충전소에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비슷한 성향의 주민들이 모이는 식이다. 생태 공동 주택Ecological Co-Housing의 롤모델로 불리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인간의 삶이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어야만 진정한 주택이라 부를 수 있다.”

- 로버트 길만, 물리학자여행가 -




1960년 중반 북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공유 주택은 오늘날 전 세계 대도시의 대안적 주거 공간으로 떠올랐다. 일찍부터 환경과 지속 가능한 삶에 높은 관심을 보여 온 덴마크의 경우 현재 전체 주택의 약 5%가 코하우징 형태이다. 독일 또한 지난 30년 간 젠트리피케이션에 맞서며 대안책으로 떠오른 것이 공유주택을 칭하는 바우크루펜Baugruppen’이었다. 민간에서 자체 자금으로 아파트 단지를 개발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결국 삶의 주파수가 유사한 이들과 연대하며 공동의 보금자리를 찾는 것에 집중해왔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더욱 정교해져 이제는 보다 더 사소하고 특징적인 삶의 교집합을 찾기 위해 공을 들인다. 노르웨이의 비건 코하우징Vegan cohousing이 대표적이라 할 만하다. 교외에서 오슬로 시내까지 통근하는 이들끼리 형성한 코하우징 커뮤니티로 이제 거주자들은 자신의 공유 주거 환경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취향이 비슷한 이들을 만나기 위한 사교의 매개체로 집을 선택한다. 집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닌,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위해 집이란 공간을 선택하는 시대가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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