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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 퍼니처로 진화한 마법 같은 아파트

모듈러 로보틱 퍼니처, 스마일 아파트

Text | Nari Park
Photos | Bumblebee, The Smile Apartment

원룸 생활은 공간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게 한다. 운동, 휴식, 사회 활동 등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콤팩트하고 실용적인 인테리어 방식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뉴욕의 최고급 펜트하우스를 표방하는 스마일 아파트는 침대, 책상, 옷장 등 가구를 천장에 수납하는 모듈러 로보틱 퍼니처를 도입했다.





침대를 사용하는 동안, 개폐되는 천장 공간은 무드 조명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스마트 기기가 우리 삶에 가져온 놀라운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애플의 시리와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어시스턴트가 음악을 재생하고, 날씨 같은 생활 정보를 알려주는 ‘라이프스타일 비서’로 기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다. 집 안 온도와 조도, 보안 등을 알아서 척척 관리해주는 똑똑한 인공지능 로봇은 최근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삶에 물리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인테리어 브랜드와 협업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뉴욕에서 선보인 ‘스마일 아파트(The Smile Apartment)’는 단연 주목할 만하다.








덴마크 기반의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 BIG(Bjarke Ingels Group)가 완성한 이 펜트하우스는 공간의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 그 어떤 브랜드보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톡톡히 활용했다. 공간 디자인 회사 범블비Bumblebee는 ‘모듈러 로보틱 퍼니처modular robotic furniture’를 현실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제품 관련 티저 영상을 보면 훨씬 이해가 쉽다. 이른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 한 여성. 이를 닦는 동안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옷장을 확인하며 무엇을 입을지 고른다. 이윽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낮고 긴 원목 선반. 옷을 꺼낸 뒤 “선반을 치워”라고 외치자 선반이 다시 천장을 향해 오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늦은 밤, “침대가 필요해!”라고 외치면 천장에 부착되어 있던 침대가 스튜디오 한가운데로 천천히 하강한다. 인공지능과 만난 진화된 인테리어 기술은 오늘날 주거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천장에 옷장을 부착해 공간 사용을 극대화했다. 옷장의 내용물은 스마트폰으로 확인 가능하다.




이 같은 모듈러 로보틱 퍼니처는 최근 디자인업계에서 화두다. 애플의 시리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도록 제작해 누구나 손쉽게 가구를 원격 조정할 수 있다. 스마일 아파트를 위해 제작한 수납형 가구는 현재 뉴욕 내 5개 브랜드 아파트에 설치 중인데 실제 사용자들의 반응이 사뭇 뜨겁다. 요가, 피트니스 같은 넓은 공간을 요하는 운동은 물론 지인과의 모임, 소규모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이 집에서 가능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부착할 수 있는 천장 시스템은 총 다섯 가지. 8(90ft²) 공간이 필요한 침대(1 1250달러), 여기에 수납 공간은 각각 2개씩 최대 6개까지 추가할 수 있으며 최대치로 제작할 경우 약 18(190ft²)  공간(2 9050달러)이 필요하다. 일반 호텔 객실 정도 공간이면 최대 옵션을 무리 없이 설치할 수 있다. 빈번하게 작동하는 만큼 고장에 대한 우려도 있지 않을까. 제작을 담당하는 범블비는 평생 보수를 담보하는 ‘라이프타임 서비스 & 워런티’로 소비자의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한다.




“이제 도시 주거의 방은 침실, 놀이방, 피트니스 센터로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가구를 고민하고 있다.

- 플럭스 트렌드, 트렌드 분석 회사




모듈러 로보틱 퍼니처에 대한 연구는 몇 년 전부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케아가 미국의 스타트업 가구 브랜드 오리 리빙Ori Living과 협업해 런칭한 로그난Rognan은 소파베드와 옷장, 데스크, 선반 등 다양한 기능의 모듈을 연결해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확장하고 이동할 수 있도록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터치 패드를 통해 하나의 공간을 두 가지 기능으로 분할할 수 있는 이 모델은 지난해 홍콩과 일본에 선보이며 미래 도시의 아파트 인테리어의 강력한 옵션으로 떠올랐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산업 디자인 교수 크리스천 티츠Christian Tietz는 지금의 현상을 다음과 같이 예견한다.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도시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약 68%가 도시에 거주할 것이다. 과거에 수동으로 조작해 가구를 변형했다면 앞으로는 로봇에 의해 작동되는 자동화된 모듈 가구가 더 널리 보급될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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