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SPACE|오가닉, 재생, 친환경, 홈데코

전부 썩는 천연 건축자재로 지은 집 모양 전시장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

Text | Kay. B
Photos | The Exploded View Beyond Building

집이 존재하려면 집이 자리한 동네, 나아가 환경과 지구가 건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건축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폐기물이 무방비하게 나오는 집이라면 마냥 멋지다고 할 수 있을까?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이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 기간에 지은 집 ‘건축을 뛰어넘는 분해도’는 친환경 건축자재와 시공법에 대한 입체적인 백과사전이다.








콘크리트, 시멘트, 철 등 현대 건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축자재는 버려졌을 때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원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문제다. 더욱이 급격한 도시화로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짓는 일이 빈번한 중국에선 엄청난 양의 건축 폐기물이 무분별하게 버려진다. 2013년 중국 시안시에서는 높이 쌓아둔 건축 폐기물이 무너지면서 오래된 문화재가 묻힌 사건도 있었다. 이에 대해 홍콩 대학교 건축학과 윌슨 루Wilson W.S. Lu 교수는 중국 정부의 체계적인 폐기물 처리 방안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서 사실상 관리 체계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마다 환경 위기에 대한 심각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각국에서도 탄소 배출 억제 목표를 세우고 폐기물 재활용 등을 실천하고 있다. 2021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에 지은 한 채의 집은 친환경적 아이디어에 영감을 줄 것이다.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 '미래의 지속 가능한 생활 환경을 경험해보세요'라는 메시지를 담아 친환경 건축자재 분야의 선구자 100여 명과 함께 전시장을 실물 크기의 대형 집으로 만들었다. 이 집은 거실, 화장실, 안방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공간마다 다양한 친환경 건축자재와 방식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은 친환경 소재로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실험 프로젝트다. 이들은 스토리텔링, 작품, 강연, 프로그램, 토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순환을 상상하고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그중 전시장이자 집 '건축을 뛰어넘는 분해도(The Exploded View Beyond Building)'100가지가 넘는 천연 건축자재로 완성했다.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 이사인 루카스 드 맨은이 집(전시장)은 보기에도 멋있지만,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자재로 대규모 공동주택도 지을 수 있다는 희망과 에너지,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집(전시장)은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자재로

대규모 공동주택도 지을 수 있다는 희망과

에너지, 영감을 줍니다




이번 전시의 주요한 목적은 디자이너와 건축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집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집은 그렇지 않다. 여러 소재가 모여 집이 만들어졌다가 언젠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쓸모를 다했을 때 지구에 해가 되고, 썩는 데까지 몇천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니라 그 즉시 부패해 다시 순환하도록 만드는 것. 이는 환경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지구에 오래도록 살 수 있는 미래를 꿈꾸는 일이기도 하다.



이 집을 만들기 위해 건축 전문가부터 농부, 과학자, 디자이너, 정부 관계자, 스토리텔러, 예술가들이 힘을 합쳤다. 이들은 바다 생물, 토양, 식물, 곰팡이, 음식 등으로부터 지속 가능한 건축 신소재를 발명했으며 이를 토대로 쉽게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화학 접착제를 써서 건축자재를 붙이지 않고도 충분히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시공법을 함께 선보였다.








가장 먼저 보이는 지붕은 덴마크 레쇠섬에서 지붕에 해초를 사용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장어풀을 잘 씻어 말린 후 나무 프레임의 지붕에 끼워 넣어 지붕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장어풀은 바다에 널리 분포하는 해초로 최근에는 수중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해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해 해양 산성화를 막는 생물로 알려져 있다. 장어풀은 지붕의 재료로 사용한 후 밭에 뿌리면 그 자체로 비료가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청바지와 폐섬유로 만든 건축자재, 갈대를 엮어 만든 벽, 버섯 균사체를 소재로 한 가구, 작은 공간에 점토와 탄산칼슘을 소재로 3D 프린팅한 화장실 등을 통해 천연 소재와 시공법을 소개했다.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은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가 끝난 이후에도 온라인 공간에 이 집을 옮겨 전시를 이어 나가고 있다. 웹사이트에 지은 가상의 집 역시 거실, 안방, 욕실, 화장실 등 각 공간별로 추천하는 천연 건축자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해놓았다. 이뿐만 아니라 전시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공간을 전문가와 함께 둘러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영상 클립을 감상할 수 있다.



자신의 집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은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헤아리는 일이기도 하다. 또 집이 존재하려면 집이 자리한 동네, 나아가 환경과 지구가 건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건축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폐기물이 무방비하게 나오는 집이라면 이를 마냥 멋지다고 할 수 있을까? 집 외관이나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건축자재를 만들고 짓는 과정, 이후의 폐기 과정까지 세심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도래했다. 집을 짓는 건 대체로 건축가와 건축 전문 회사지만 그 집을 선택하고 오랜 시간 생활하는 건 일반 사람이다. 이에 바이오베이스드 크리에이션의 집 '건축을 뛰어넘는 분해도는 환경을 생각하는 집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길러줄 것이다.




RELATED POSTS

PREVIOUS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호텔 그라피 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