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를 곡선으로 쌓아 올린 집

VILLIV



SPACE|다양성, 재생, 홈데코

콘크리트를 곡선으로 쌓아 올린 집

3D 프린팅 건축물 하우스 제로

Text | Han-a Mun
Photos | Casey Dunn, designboom, ICON

3D 프린팅 건축물은 집이라고 하기에는 아직까지는 거리감이 있다. 콘크리트의 투박한 느낌이 기술적 측면의 구조 실험에 머물러 있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텍사스에 등장한 3D 프린팅 하우스 ‘하우스 제로’는 기술적 진화에 디자인 시도를 더했다. 이 새로운 건축 기술은 미래의 집에 어떤 가능성을 가져올까?








새로운 가능성 정도로 여겼던 3D 프린팅 건축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다. ‘하우스 제로House Zero’는 텍사스에 기반을 둔 건축 기술 회사 아이콘ICON과 건축 스튜디오 레이크 플라토Lake Flato가 텍사스 오스틴 외곽에 지은 새로운 장르의 3D 프린팅 주택이다. 기술적 진화에 디자인 시도를 더해, 3D 프린팅이라는 새로운 건축 기술이 미래에 가져올 주거 변화를 탐구한 결과다. 보다 집다운 집을 위해 유기적으로 계획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끊임없이 진화할 공동체의 생활 패턴을 반영으며, 기후 문제에 대응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갖추고자 .








3로 이루어진 185㎡의 주택과 32.5㎡의 원룸 주택 유닛으로 구성된 하우스 제로는 출력하는 데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지지대gantry 기반의 3D 프린터를 보유한 아이콘은 건물의 단면 레이어를 층층이 쌓아 건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벽체 출력에는 특수 콘크리트 혼합물인 라바크리트lavacrete 사용. 라바크리트는 펌프에서 분출되는 순간, 실시간으로 형태를 만들어야 하는 3D 프린팅 기법에 경화 속도를 특화시킨 재료다.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내진성과 내구성이 뛰어난데, 아이콘이 독자적인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D 프린팅 주택이 주거 공간과 삶의 방식 자유를 보장해주었다.




하우스 제로는 곡선이 반복되는 형태와 독특한 골이 있는 질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레이크 플라토 스튜디오는 아이콘의 3D 프린팅 기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설계를 구상했다. 아이콘은 레이크 플라토에 3D 프린팅 주택이 주거 공간과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주었다. 건축 프로세스에 특히 호기심이 많은 레이크 플라토는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접근했고, 그것을 더 효과적으로 실험하기 위한 콘셉트를 고민했다. 그 결과 이전의 건축 방식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곡선 벽을 과감하게 구현해냈다.








라바크리트의 삭막한 느낌을 보완하기 위한 건축 재료로는 목재를 선택했다. 3D 프린팅된 레이어 모양 따라 절단 가구는 하우스 제로의 인테리어에서 눈에 띄는 디테일이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재료를 결합하는 데에서 하우스 제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곡선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 밖에 레이어가 쌓이며 물결이 이는 듯 보이는 콘크리트, 단단한 직선을 이루는 나무의 조화 또한 전통적인 콘크리트 타설이나 목재 가공 방식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표현이다. 이처럼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건축 요소에 대한 고정적 인식을 전환시키려는 시도는 하우스 제로를 관통하는 디자인 언어로 적용되어 있다.








3D 프린팅으로 집을 출력할 수 있게 된 건 꽤 오래된 이야기다. 새로운 건축 표현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전통적 건축 방식을 대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전까지 3D 프린팅 건축은 집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거친 질감과 콘크리트의 투박한 느낌이 그대로 남아 있어 기술적 측면의 구조 실험에 머물러 있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3D 프린팅 건축은 초기에 비해 재료와 하드웨어 외에도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하우스 제로는 디자인적 해석을 통해 3D 프린팅 건축에 또 다른 차원의 가능성을 제안했다. 이번 하우스 제로 프로젝트에 대 아이콘은 건축가와 디자이너의 설계를 구현하며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했다는 의미를 되새겼다.




RELATED POSTS

PREVIOUS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호텔 그라피 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