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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로컬, 재생, 친환경

집도 이제 비건 시대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의 지속 가능한 건축

Text | Minzi Kim
Photos | Kere Architecture,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동물권과 기후 위기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비건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는 요즘, 단순히 동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을 지양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동물실험 또한 거치지 않아야 완전한 크루얼티프리라고 할 수 있다. 식탁에서 우유나 고기 같은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기는 의외로 쉽지만, 동물에 해를 가하지 않는 집 짓기의 경우는 어떨까?








오랜 시간 끊임없이 발전해 온 건축자재에도 동물성 원료가 섞여 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오염에 강한 것은 물론 시공을 쉽게 하기 위해 동물에서 추출한 지방산이나 접착제를 건축자재에 많이 쓰기 때문이다. 비닐, 플라스틱은 물론 철근, 시멘트, 콘크리트 같은 건축자재에도 동물성 원료를 섞는다. 벽돌이나 단열재도 100% 비건이 아니다. 최근 다양한 폐기물을 이용해 만든다는 친환경 건축자재 또한 성분을 따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원료의 출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100% 지구로 되돌아간다는 생분해 소재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인증이나 시험을 거친 생분해 소재일지라도 어디서든 스스로 분해되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환경에서만 생분해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생분해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Urban Zintel




많은 이들이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 디베도 프란시스 케레Diebedo Francis Kere의 건축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케레는 동물권을 보장하고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지어 2022년 아프리카인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그가 지은 건축물에는 조국과 고향의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1998년 본격적으로 건축 프로젝트를 시작한 케레는 2005년 지금의 케레 건축설계사무소(Kere Architecture)를 설립해 고향 간도에 간도 초등학교, 간도 중학교, 간도 아틀리에를 세우고 현재는 영국, 미국, 독일, 스위스 전역에서 활동한다.




지역의 특색을 지닌 소박하면서 효율적이고 사람을 중심에 둔 건물이다.




그가 주목한 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자재다. 바로 진흙, , 나무로 그의 고향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케레의 첫 건축물은 고향에 지은 간도 초등학교인데, 고향에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시설을 만드는 그의 꿈이 간도 초등학교와 간도 중학교를 세우면서 이뤄졌다. 학교 건물 내부에는 붉고 고운 진흙을 사용했다. 보수 작업도 쉬울 뿐 아니라 내리쬐는 태양으로부터 체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재료다.





Kere Architecture



Kere Architecture



Kinan Deeb for Kere Architecture




지역에서 구하기 쉬운 나무로 블라인드를 만들었는데,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실내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가 진흙과 나무로 안팎을 완전히 분리하는 경우는 없다. 모두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외관은 재료의 색감이며 질감이 투박하고 토속적인데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다. 아프리카 특유의 지역성과 전통성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특히 케레는 고향의 마을 사람들이 건축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고향 사람들이 건축 과정에 참여하면서 일자리를 갖고 건축물을 보수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시설물이 그 자리에 오래도록 남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Francis Kere




케레의 건축물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기 전부터 우리가 잊고 지냈던 지역사회의 공동체와 전통성을 꾸준히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그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물은 지역의 특색을 지닌 소박하면서 효율적이고 사람을 중심에 둔 건물이다. 동시에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건물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부합한다면 우리의 삶도 지구에 남길 부정적인 흔적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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