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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도시, 리테일, 재생

스톤아일랜드의 실험과 혁신을 기리는 제단

스톤아일랜드 시카고 콘셉트 스토어

Text | Kakyung Baek
Photos | Stone Island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 스톤아일랜드가 보유한 직물 가공법만 6만여 가지에 달한다. 매 시즌 특수한 소재로 흥미로운 컬렉션을 선보인 스톤아일랜드가 이번에는 실험과 혁신의 가치를 공간의 언어로 풀어냈다. 지난 10월 미국 시카고에 문을 연 스톤아일랜드의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돌 표면처럼 보이지만 종이로 만든 독특하고 신기한 소재의 오브제와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10월 미국 시카고에 스톤아일랜드Stone Island의 콘셉트 스토어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스톤아일랜드1982년 볼로냐 태생의 그래픽 디자이너 마시모 오스티Massimo Osti이탈리아에서 탄생시킨 패션 브랜드다. 그는 버려진 트럭 방수포를 옷 재로 활용하는 실험을 거쳐 혁신적인 직물을 개발. 이후 방수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브랜드의 모티브가 된 스톤 워시드 직물 라 스텔라Tela Stella’개발했다. 지금까지 스톤아일랜드가 개발한 직물 가공법만 6만여 가지에 달.



브랜드 탄생 초반부터 스톤아일랜드혁신, 실험, 연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이번 콘셉트 스토어 역시 스톤아일랜드 40주년을 기념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공간에 담았다. 시카고 콘셉트 스토어는 입구에서부터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렬한 주황색 바닥과 반짝이는 메탈 소재 벽, 천장을 스톤아일랜드 텍스트로 디자인한 천장 장식까지 꽤나 화려하다. 특히 천장에 설치한 디지털 샹들리에는 매장을 방문한 쇼핑객들에게 스톤아일랜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상징적 오브제로 기능한다.








전체 디자인을 맡은 네덜란드 디자인 스튜디오 AMO의 디렉터 사미르 반탈Samir Bantal매장을 이루는 소재와 오브제는 브랜드의 정신을 뒷받침하고 이로써 만들어진 공간은 브랜드의 가치에 공명하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이루고 소속감을 느끼도록 한다고 말했다. 옷 소재와 가공법에 관해 혁신을 추구해온 스톤아일랜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AMO는 공간을 구성하는 소재에 집중했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것은 물건이 아닌 그 안에 풍부하게 담긴 제안이다.”




콘셉트 스토어 내부에 들어서면 중앙에 놓인 조각부터 벽까지 돌의 거친 표면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실제로 돌을 사용한 곳은 하나도 없다. 종이를 강하게 압축 마치 콘크리트처럼 내구성 있는 패널을 만들어 재로 사용한 것이다. 중앙에 놓인 조각은 스톤아일랜드의 제품 개발에 대한 헌신을 상징하는 오브제다. 마치 무언가를 기리는 제단으로 보이도록 만든 것이다. 바로 뒤쪽 스톤아일랜드품과 프로토타입을 전시하 공간.








벽을 이루는 소재는 코르크를 불에 태운 후 모래와 섞어서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색상 독특한 질감이 도드라지는 벽은 스톤아일랜드의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천장은 반투명한 상자를 톱니 배열로 제작해 조명이 직접 노출되지 않음으로써 한층 더 세련된 무드를 만들어낸.



쇼핑객들은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없는 공간 분위기와 공간을 이루는 독특한 소재의 향연 속에서 스톤아일랜드가 추구하는 혁신적 실험을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다. 스톤아일랜드 시카고 콘셉트 스토어는 상품을 판매하는 쇼룸 외에도 브랜드 발표회, 살롱, 워크숍, 프라이빗 이벤트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으로 스톤아일랜드는 서울, 뮌헨, 스톡홀름 콘셉트 스토어에서도 이곳과 연계한 공간 콘셉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것은 이라는 물건이 아닌 그 안에 풍부하게 담긴 제안이다.” 서점 브랜드의 대명사가 된 타야 CEO 마스다 무네아키의 말이다. 온라인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에 브랜드가 꾸준히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타야라는 공간을 통해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역성으로 사람을 연결하고 책과 함께 커피와 음악을 향유하게 만들었으며 큐레이션을 통해 삶을 사는 여러 방식을 선보였다. 브랜드는 공간으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스톤아일랜드의 시카고 콘셉트 스토어 역시 브랜드의 언어로 말 잘하는 공간이다. 그들이 추구하고 지향하는 메시지,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 그리고 충성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 등을 공간에 촘촘히 새겨 넣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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