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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도시, 반려동물

수의사가 상주하는 미국 반려견 카페

브루 파크

Text | Nari Park
Photos | Flora, Brew Park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개인의 정서적 유대감과 더불어 이웃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수의학협회 조사에서 전체 인구의 57%가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난 미국인에게 개는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긴 시간 자리해왔다. 점차 확대되어가는 도시 생활과 자기만의 생활을 즐기는 MZ세대가 파생한 새로운 형태의 반려견 문화는 미국 내에서도 독특한 반려견 카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물 병원 옆에 들어선 애견 전용 놀이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주의 수의사 앤절라 우드워드Angela Woodward가 지난해 연말 오픈한 브루 파크The Brew Park는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 반려견을 보다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자 하는 견주들의 요구가 만들어낸 새로운 형태의 반려견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규모나 시설부터 남다르다. 2,200sqft(200) 규모의 실내에는 인조 잔디를 깐 개 전용 놀이터, 슈퍼바이저가 관리하는 트레이닝 센터와 돌봄 서비스, 애견 미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반려견 예방접종 증명서 같은 필수 정보를 사전 등록해 인증을 받은 방문객은 누구나 시간 구애 없이 개를 조련사에게 맡기고 분리된 카페에서 식사를 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다. 통유리창 너머로 잔디가 내다보이는 공간에서 랩톱을 켜고 화상 미팅에 한창인 비즈니스맨이 있는가 하면, 맥주잔을 앞에 두고 친교 모임을 갖는 이들도 눈에 띈다.




최근 반려견 카페의 흐름은 동물을 돌보는 것을 넘어 가정의 행복을 위한 놀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월 회원비 59.95달러를 지불한 회원은 하루 15달러를 내면 반려견 2마리까지 위탁 가능하다. 조련사에게 인계된 개는 모처럼 목줄을 풀고 마음껏 뛰놀고 다른 개들과 교류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동물 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앤절라 우드워드는 폭스 나인Fox 9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루 파크를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도시 직장인들이 바쁜 업무 속에서 매일 1~2차례 반려견을 산책시킨다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 자신이 일을 보는 동안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개를 자유롭게 뛰놀게 하는 공간을 이용한다면 가족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브루 파크는 일반 반려견 카페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개가 뛰놀 수 있는 실내 공간, 견주들을 위한 카페로 운영하는 일반적인 펫 카페pet café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반려견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다양한 케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수의사 파트너스 애완동물 병원(Vet Partners Pet Hospital)에서 파견한 수의사가 개의 건강을 체크하고, 구조견을 위한 푸드 도네이션 행사를 열어 지역사회 유기견을 돌보는 지역과 함께하는 삶을 이끈다. 보호사에게 개를 인계한 견주는 평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는 해피아워 타임에 동네 견주들과 소셜 모임을 갖기도 한다. 전문가의 관리 아래 실내 놀이터에 온 개들은 목줄을 풀고 자유롭게 뛰놀 수 있으며, 개가 소변을 보면 수시로 소독 청소한다. 개 증명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 부스는 물론, 프렌치 불도그와 골든 리트리버가 얼싸안고 뒹구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미네소타주의 대표적 일간지 <스타 트리뷴Star Tribune>은 이 같은 반려견 카페 문화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최근 반려견 카페의 흐름은 동물을 돌보는 것을 넘어 가정의 행복을 위한 놀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브루 파크는 반려견 카페가 견주들이 서로 긴장을 풀고 친교 활동을 하는 커뮤니티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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