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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도시, 테크놀로지

너비 157m, 높이 111m의 돔 공연장

라스베이거스 돔 공연장 스피어

Text | Young-eun Heo
Photos | Sphere Entertainment, Rich Fury, Kevin Mazur, Ross Andrew Stewart

화려한 쇼와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등장했다. 바로 세계 최대 돔 건축물 스피어가 그것이다.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변하는 파사드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로 건물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다양한 형태의 관련 관광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보고도 믿기 어려울 만큼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피어는 침체된 라스베이거스 관광사업의 부활을 부르는 중이다.








관광이 주산업인 도시에서 랜드마크는 중요하다. 랜드마크는 도시를 상징하는 동시에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파리 에펠탑, 뉴욕 자유의 여신상,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유명한 랜드마크를 떠올리면 그 강력한 힘을 가늠할 수 있다. 화려한 쇼와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으로 가득한 거리로 유명한 라스베이거스는 엔터테인먼트의 도시로 사람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명성도 과거의 일. 더 화려하고 신기한 볼거리로 무장한 신흥 관광도시가 부상하며 서서히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새로운 관광도시들은 기술을 접목한 건축물과 엔터테인먼트로 이전에 없었던 경험을 제공한다. 반면에 비슷한 레퍼토리로 새로운 것이 없는 라스베이거스의 관광산업은 어쩔 수 없이 서서히 쇠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팬데믹이라는 치명타를 입으며 라스베이거스의 명성은 더욱 하락했다. 그런데 2023, 이 상황을 벗어나게 할 구세주 같은 건축물이 등장했다. 세계 최대 돔 건축물, 스피어Sphere가 그것이다.








코로나19로 완공이 늦어진 스피어는 2023 7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반원 모양의 파사드에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문구가 뜨더니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폭죽을 터뜨리는 영상이 상영되었다. 새로운 볼거리에 미국이 들썩거렸다. 본격적인 인기는 지난 9, 스피어가 정식으로 개장하면서부터 높아지기 시작했다. 스피어의 가장 큰 자랑이자 장점인 외부 파사드엑소스피어Exosphere’에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의 작품을 상영했다. 이후 엑소스피어는 돔 형태를 이용한 재미있고 신기한 영상을 재생하며 매일 카멜레온같이 모습을 바꾸고 있다. 이 신기한 광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스피어가 귀여운 이모지로 변할 때는 이 풍경이 보이는 도로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운전자들이 스피어에 시선을 뺏겨 운전을 멈췄기 때문이다.










현재 스피어에서 열리고 있는 록 밴드 U2의 콘서트 영상이 유튜브와 틱톡을 통해 퍼지면서 스피어의 명성이 더 올라갔다. 스피어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공연장으로, 내부 벽이 돔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관객은 자신을 180도 둘러싸고 있는 반원 형태의 스크린을 마주하게 된다. U2는 이 신기한 구조를 활용한 무대 디자인으로 관객에게 몰입된 공연 경험을 제공했다. 관객들은 순식간에 네바다주 사막 한복판에 서 있거나 매트릭스 세상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했다. 콘서트를 본 한 관객은나는 오늘 SNS에서 떠드는 경험이 아닌 진짜 경험을 했다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 SNS에서 떠드는 경험이 아닌 진짜 경험을 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공연장인 스피어는 콘서트 공연 외에 전용 영화를 제작해 상영한다. 대망의 첫 영화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 <지구에서 온 엽서>를 상영한다. 지구에서 우주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광활한 생태계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16K 고화질의 180도 스크린은 몰입도가 매우 높아 실제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전한다. 4D 기술을 적용한 좌석은 영화 장면에 따라 움직이고, 온도가 달라지며, 바람이 불어오고, 향기까지 맡을 수 있게 한다.










스피어가 제공하는 신개념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은 기술과 공학의 결과다. 건축가는 인류가 수십 세기 동안 연구한 수학 공식을 반영해 세계 최대 크기의 돔 건축물을 설계했다. 내부 공간은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을 도입해 방문객이 현재의 유망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스피어 내부 공간을 설계한 스튜디오 아이캐브Icaeve사람들이 스피어 문을 통과하자마자 쇼에 참여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피어를 만든 메디슨 스퀘어 가든(MSG)은 스피어를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건축물이며, 엑소스피어는 브랜드를 위한 360도 캔버스가 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스피어의 새로운 구조와 기술은 브랜드를 비롯해 아티스트에게도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매력적이다. 덕분에 스피어에서의 모든 경험은 이전과는 다른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다. 그래서 라스베이거스는 스피어가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포뮬러 경기까지 개최할 예정인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관광산업의 주 콘텐츠를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로 바꾸고자 한다. 라스베이거스의 변화에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스피어를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해외 관광객도 스피어를 반드시 봐야 할 명소 리스트에 포함하고 있다. 이에 주변 호텔들은 스피어가 잘 보이는 객실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스피어에 대한 우려도 높다. 스피어가 등장한 이후 주변 동네는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겪고 있다. 또한 BBC를 비롯한 여러 매체가 너비 157m, 높이 111m의 거대한 구형 스크린을 구동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와 빛 공해 발생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라스베이거스의 인기 팟캐스터이자 문화평론가인 데이비드 피글러처럼라스베이거스는 반짝이는 것에 중독되어 있다. 이건 도시계획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걱정스러운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영국 런던에 제2의 스피어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교통난과 공해에 대한 문제로 런던 시의회에서 반대해 중단한 상태다.



세계적으로 관광이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도시 랜드마크의 존재도 중요해졌다. 최근 랜드마크는 건축술의 발달과 신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더 신기한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반면 지나치게 새로움과 특별함에 치중하는 세태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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