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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노마드, 큐레이션, 프리미엄

벨기에 해변가에 지은 큐레이션 아파트

큐레이션 공간 ‘파라디 아파트’

벨기에의 PR.커뮤니케이션 설립자들은 아트나 디자인 분야 종사자들이 할 듯한 시도를 했다. 벨기에 오스텐드 해변가에 주거 공간을 꾸민 것이다. 그리고 평소 눈여겨본 예술가들의 오브제를 집 안 가득 채웠다. 사실 ‘파라디 아파트’는 주거 목적만이 아닌 예술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으로, 오랜 시간 머물며 그 가치를 알아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파라디 아파트Paradis Apartment는 벨기에 오스텐드Ostend 해변에 위치한 큐레이션 아파트다. 지난 해에 이은 올해 두 번째 시도는 소피 슈티겐Sofie Steegen이 협업 아티스트로 참여해 최신 세라믹 작품을 함께 선보였다. 그녀 작업의 주요 모티프는 에로티시즘, 신화, 자연 그리고 바다다. 오스텐드 해변이라는 공간과의 적합성이 그녀를 파트너로 선정한 배경이다.


오스텐드는 항구이자 벨기에 유일의 해변 도시로, 거칠고 다소 칙칙한 해변 느낌과 예술적 감성이 공존하는 곳이다. 브뤼셀, 겐트 등과 접근성 좋아 최근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으며, 이른바 힙한 공간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2024 3 처음 문을 연 데 이어 두 번째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이번 파라디 아파트 인테리어의 콘셉트 북해의 색감과 분위기 이러한 지리적 특성을 반영. 회색, 녹색, , 파란 등 벨기에 바다의 다양한 색을 담아 정제되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카펫과 벽 조명의 따뜻한 질감은 오브제의 차가운 소재와 대비를 이루고, 거실의 세라믹 가구, 강철 의자 등으로 자연적이고 거친 감성을 더했다.


파라디 아파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클럽 파라디스Club Paradis는 예술, 디자인, 건축, 호스피탈리티 분야에 특화된 PR.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다. 비엔날레, 호텔, 디자이너, 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 관련 홍보를 담당한다. 흔히 파라디 아파트 같은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예술, 디자인, 건축 분야 종사자들의 전유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클럽 파라디스의 공동 설립자 알반 파레Albane Paret와 미카 피케Micha Pycke는 본업 이외에 예술.디자인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감각을 선보이고자 했다. 파라디 아파트의 가구와 예술 작품은 두 공동 대표 큐레이션한 것으로 모두 구매 가능하며,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직접 맡았다. 이들의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은 최초 클럽 파라디스의 PR.커뮤니케이션 업무 범위를 제한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97㎡ 규모 2베드룸으로 이루어진 파라디 아파트는 최대 5명까지 숙박이 가능 뿐 아니라 행사, 회의, 촬영 등의 공간으로 대관 가능하다. 이러한 까닭에 클럽 파라디스는 파라디 아파트를 큐레이션 아파트라 말한다. 주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거주자가 오랜 시간 머물며 일상의 편안함을 느끼는 주거 공간이기도 하며, 동시에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간과 경험의 배경이 주는 가치를 통해 예술을 체험하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알반 파레 공동 대표는 하루 이상 작품과 함께 살아본다는 것은 그 작품과 사랑에 빠질 기회를 얻게 되는 일입니다. 때로는 오브제를 알아가는 데 여러 번의 특별한 순간이 필요하니까요라고 말한다.



디자이너들에게 촉감, 재료, 인체 공학은 매우 중요하지만 박물관이나 갤러리, 상점에서는 이를 온전히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그 경험이 가능합니다.”



‘VILLIV’ 매거진 이전 콘텐츠들에서도 갤러리와 주거 공간을 접목한 사례가 등장하듯, 오늘날 이러한 하이브리드 공간 더욱 늘고 있다. 예술과 디자인을 가정적이고 친숙한 환경에서 선보이는 것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의 장점은 분명하다. 화이트 큐브로 이루어진 갤러리와 달리 집과 같은 인테리어 공간에 들인 아트 오브제는 보자마자 자신의 집에 어떻게 놓일지 가늠해볼 수 있다. 실제로 갤러리나 뮤지엄 같은 화이트 큐브에서 사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의미도 있다. 파라디 아파트 숙박 가능하게 꾸밈으로써 작품과 함께 24시간 이상 살아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보는 것뿐 아니라 의자에 앉고, 테이블에서 식사하고, 거실과 침실에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어떤 대상을 오랜 시간 바라보고 사용하며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 경험이 있다면, 파라디 아파트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게 된다. 이에 대해 알반 파레 공동 대표는 디자이너들에게 촉감, 재료, 인체 공학은 매우 중요하지만 박물관이나 갤러리, 상점에서는 이를 온전히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그 경험이 가능합니다라고 파라디 아파트의 의미를 덧붙.



Text | CH

Photos | Club Para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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