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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나무밭에 지은 지중해 별장

지중해 별장 ‘더 올리브 트리 하우스’

그리스 아테네와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가 에바 소페오글루는 ‘더 올리브 트리 하우스’ 프로젝트로 자연 속에 자리한 집에 대해 말한다. ‘지중해 별장’ 하면 떠오르는 뻔한 이미지가 아닌,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본 콘텐츠는 20198‘VILLIV’ 매거진에 실린지중해의 경계 없는 집’ 기사를 활용했습니다.






이 건물은 2016년 그리스 할키디키Halkidiki에 지은 여름 별장이다. 지중해 바다와 지역의 유명한 수도원이 내려다보이는 올리브나무밭에 지어 더 올리브 트리 하우스The Olive Tree House로 불린다. 클라이언트는 주말용이자 저관리형 주택을 의뢰했고, 건축가 에바 소페오글루Eva Sopeoglou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모든 건축자재는 사전 제작 현장에서 조립. 이 별장의 가장 큰 특징은 태양의 움직임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3 x 7m 크기의 직사각형 평면은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에 맞추어 배치돼 있다. 하루 동안 해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 공간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건물이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기 때문에 각 입면과 방은 각기 다른 성격을 . 이는 그림자의 질감과 강도에 영향을 받아 달라진다. 한편 주변과의 조화 측면에서 또 다른 특징은 올리브나무와 관련 있다. 각 공간을 연결하는 내부 복도는 주변의 올리브나무들과 정렬시켜 집과 주변 환경의 일체감을 보여주려고 했다. 외부 무늬는 올리브나무 그늘이 만들어내는 패턴에서 영감을 받 적용한 것이며, 가볍고 유연한 금속 재질을 사용해 집 전체 이동이 가능하다.


건축가는 더 올리브 트리 하우스를 통해 집이란 항상 같은 모습으로 서 있는 물체가 아닌,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이에 따르는 니즈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는 생동감 있는 존재로 그려보고자 했다. 햇빛과 바람처럼 수시로 바뀌는 자연을 온전히 느끼기에 벽은 방해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무엇이었나요?

(에바 소페오글루) 잠시 머무는 곳이기에 비용과 자재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았으면 했죠. 건축가 입장에서는 집 외부와 내부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아우르는 중간 지대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공간을 만들 때 중요한 부분이지만 일반적으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죠. 제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 집 안을 재정의는 것이었고요.


외벽을 올리브색으로 선택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스 하면 흔히 에게해 연안 지역이나 섬에서 볼 수 있는, 전통 키클라데스 양식으로 지은 하얀색 집을 떠올립니다. 저는 그런 등식에서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리스 북부 내륙 지역의 기후나 환경 조건에 흰색이 어울리지도 않고요. 비용과 노력을 들이면서 단조롭고 개성 없는 집을 짓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중해 별장에 대한 선입견과 대척점에 놓인 캠핑용 텐트 같은 집을 떠올 것이죠. 조금 작더라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 조화를 이뤘으면 했. 주변에 올리브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비슷한 색을 선택했는데, 주변 환경에 따라 색을 정하게 됐다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탁 트인 창문 대신 올리브나무 문양의 타공 철제 벽면 구조를 통해 햇빛이 더 많이 들어오고, 때로는 그림자를 집 안으로 끌어들인다는 인상도 주네요.

유리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것만으로 온전히 자연을 느낀다고 할 수 없습니다. 눈 이외의 다른 감각이 배제된 경험은 무의미하기 때문이죠. 벽이나 창문으로 집 안과 밖을 나누는 일반적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대신 원할 때 벽면을 손쉽게 움직여 중간 지대를 많이 만들고자 했어요. 날씨, 계절, 시간대에 따라 파티션 형태의 벽면을 이동시켜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요. 집 안에 있어도 외부로부터 적절히 보호받으며, 외부의 소리와 바람, 햇빛을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죠.



Text | Angelina Gieun Lee, HMMB

Photos | Eva Sopeogl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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