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SPACE|라이프스타일, 홈데코, 가드닝

모던 라이프스타일의 정수 임스 하우스

찰스 임스.레이 임스의 임스 하우스

Text | Jay Kim Salinger
Photography | Eames CMP

모던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찰스 임스 Charles Eames와 레이 임스 Ray Eames. 임스 부부로도 불리는 그들은 1941년 결혼한 해부터 찰스 임스가 죽음을 맞은 1978년까지 파트너십을 지속했다. 이들의 작업은 오늘날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허먼 밀러 Herman Miller가 생산한 임스 라운지체어는 그중 하나로 여전히 높은 수요에 따라 끊임없이 재생산 중이며, 미국 모던 디자인 역사상 가장 중요한 디자인 피스로 꼽힌다.




잡지 <예술과 건축(Arts&Architecture)>의 발행인 존 안텐자 John Entenza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하우징 수요를 대비해 전쟁 후 혁신적이지만 실용적이고 살기 좋은 집의 형태를 선보이고자 했다. 동시대의 유명 건축가를 초청해 캘리포니아 남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케이스스터디 하우스 프로그램 Case Study House Program’은 194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 진행된다.





© Eames Office



© Eames Office




‘디자인 혹은 아트 업종에 종사하며 자녀들과 더 이상 함께 살지 않는 결혼한 커플을 위해 지어진 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임스 부부 그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찰스와 레이 임스의임스 하우스 The Eames House’는 여덟 번째 케이스스터디 하우스로, 1945년 스케치가 시작돼 1949년 완성됐다. 흔히 패션 디자이너는 옷을 디자인할 때 자신의 뮤즈로부터 영감을 받고, 건축가는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을 떠올린다고 한다. 임스 부부는 그들의 집을 디자인 혹은 아트 업종에 종사하며 자녀들과 더 이상 함께 살지 않는 결혼한 커플을 위해 지어진 집(임스 파운데이션 Eames Foundation)’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임스 부부 그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 J. Paul Getty Trust



© Eames Office



© Eames Office




임스 하우스는 로스엔젤레스 근교 산타 모니카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산타 모니카 협곡에 있다. 올해로 70년이 된 집이라고 보기에 놀랄 만큼 현대적이다. 화가 몬드리안 Piet Mondrian의 원색 면과 선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유명한 ‘데 스틸 De Stijl’ 스타일을 표방한다.

레이 임스는 집을 설계할 때 가든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곳 역시 본인이 가꾼 식물과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목초지, 유칼립투스 나무로 둘러싸인 집이 주변 경치와 거의 경계가 생기지 않을 만큼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집에서 바다로 미끄러지는 목초지에 호밀과 야생화를 심었다.

야생꽃은 봄을 가꿀 것이고, 호밀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물들 것이다.”

– 찰스 임스, 1949년 <예술과 건축> –



기계와 전기가 최소한으로 사용된 임스 하우스는 벽돌, 나무, 대리석 등 다양한 재료로 스튜디오와 주거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가 포장돼 주변 자연과의 융화를 가능케 한다. 목초지는 야생 동물이 거쳐 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라쿤과 여러 종류의 새 그리고 사슴이 쉬어 가는 곳이며, 나비가 겨울을 지내는 곳이기도 했다. 아울러 유칼립투스 나무는 여름의 그늘을 선사한다.





© J. Paul Getty Trust. Getty Research Institute, Los Angeles (2004.R.10)



© Eames Office



© Eames Office




전체 구조는 거주지, 스튜디오 그리고 세 개의 중정으로 구성된다. 중정은 거주지와 스튜디오 사이에, 거주지의 남쪽에, 스튜디오 북쪽에 각각 하나씩 존재한다. 거주지로 통하는 정문은 파사드에 가려 있는데, 문이 닫혀 있으면 거의 보이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내부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는 큰 칸막이가 침실을 두 개로 분리하거나 하나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임스 하우스는 전반적으로 열린 구조이지만, 유동적으로 설계돼 화장실과 탈의실 등은 프라이버시가 잘 지켜지게 했다.


임스 하우스는 찰스와 레이 임스의 디자인 감각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오브제로 가득한 컨테이너와도 같았다. 주로 여행에서 모았거나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 받은 것 그리고 찰스와 레이가 디자인한 가구가 그것이었다. 임스 부부는 콜렉팅 기준에 대해 좋은 디자인 원칙을 가지고 있거나, 재료를 잘 이용한 것 또는 훌륭한 크래프트맨십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간이 흐르며 컬렉션은 임스 하우스를 나타내는 ‘성격’이 되었다.

임스 하우스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본질이 살면서 차곡차곡 더해가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다른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을 쫓는다. 내 삶의 방식과는 맞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아도 억지로 나에게 적용시키려 한다. 임스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은 그 누구가 아닌, 자신들의 사는 방식이 그대로 투영 된다. 시간이 흐르며 컬렉션은 임스 하우스를 나타내는 ‘성격’이 되었다. 임스 하우스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본질이 살면서 차곡차곡 더해가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RELATED POSTS

PREVIOUS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호텔 그라피 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