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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 리빙 이야기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은주

Text | Bora Kang
Photography | Siyoung Song

공간 설계, 시공, 디자인 작업을 하는 e-DESIGN interior that works 대표이자 인스타그램 4.8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리빙 셀럽. 몰테니앤씨, 놀테 등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 매장 인테리어를 비롯해 다수의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의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해온 베테랑 디자이너. 그러나 요란한 이력과 달리 정은주의 인테리어 철학은 무척 간결하다. 사용하기 편할 것. 그리고 주인의 개성을 살릴 것.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무척 높아진 것을 느낍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최신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트렌드를 쫓지 않는 것이 곧 최신 트렌드인 것 같아요. 고급 주거일수록 이런 성향이 강한데요.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공간을 원하는 클라이언트가 눈에 띄게 늘어났어요. 너무 트렌디한 인테리어는 오히려 촌스럽다고 여기는 거죠. One & Only, 즉 나만의 집을 추구한다고 할까요.








- 집의 중심이 주방과 식당으로 이동

- 식탁 위 차 한잔 여유에 투자하는 사람 증가

- 거실을 관습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 상승




주거 문화에 따른 리빙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집의 중심이 주방과 식당으로 완벽하게 이동했어요. 특히 아일랜드 식탁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죠. 꼭 요리를 즐기지 않더라도 식탁에서 누리는 차 한잔의 여유에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졌고요. 그만큼 거실을 관습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커졌습니다. 단독주택의 경우는 가드닝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거워요. 물론 진짜 야생의 정원을 원한다기보다는 잘 정돈된 자연을 보고 싶은 마음에 더 가깝지만요.



리빙 시장의 저변이 넓어졌음에도 질 좋은 리빙 콘텐츠를 얻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시중에 떠도는 서적들은 대부분 셀프 인테리어나 정리 정돈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인터넷에 떠다니는 근사한 이미지들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자료에 그칠 때가 많다. 유튜브와 SNS 채널을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정은주는 오프라인에서도 리빙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그가 자신의 사무실 한 켠을 활용해 진행하는 ‘월간 정은주’도 그중 하나다. 가구, 조명, 예술품의 믹스 앤 매치로 매달 하나의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과 작품을 한 공간에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의 접점을 넓힌다. 화보처럼 근사한 인테리어를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아이템을 개별 판매한다는 것 또한 이 프로젝트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인기 요인이다.









‘월간 정은주’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보통 리빙 숍에 가면 그곳에서 취급하는 브랜드 제품만 볼 수 있잖아요. 그보다는 여러 브랜드 제품을 섞어서 하나의 인테리어를 제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무실 한쪽에 다양한 브랜드의 가구와 조명을 매치하고, 제가 좋아하는 컨템퍼러리 아트 작품을 더하는 식으로요. 오래전에 공간 스타일리스트로 일한 적이 있는데, 잡지 화보의 경우 브랜드끼리 레벨 경쟁이 심해서 하이엔드 브랜드와 대중적인 브랜드를 동시에 협찬받기 어렵더군요. 이케아와 에르메스 제품을 한 공간에 보여줄 수 있는 저만의 유연한 리빙 큐레이팅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어요.







- 작은 소품부터 순차적으로, 감각의 근육 키우는 것 필요

- 완성도 높은 인테리어에는 벽지, 바닥재 등 자재의 역할이 지대

- 인테리어 식견 넓히는 최고의 방법은 리빙 숍 투어




정은주가 리빙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택한 또 하나는 매체는 책이다. 최근 그는 국내 리빙 숍 65개를 정리한 를 출간했다. 해외 페어 때나 보던 디자인 브랜드들이 국내에 들어와 있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 필요한 정보를 취하기는 그만큼 어려워졌다. 그가 디지털 세계에 부유하는 정보들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해 굳이 책으로 엮은 이유다. ‘이케아에서 에르메스까지’라는 매력적인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한창 전성기를 달리는 현업 디자이너의 기록답게 현장감이 넘친다. 65개의 매장을 일일이 직접 촬영하고, 알고 있던 브랜드까지 재차 취재한 저자의 노고가 갈피마다 묻어난다.



잡지에 나오는 근사한 인테리어에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이 여전히 많아요.

전 좀 소박하더라도 자기 개성이 느껴지는 집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해요. 클라이언트와 일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저 돈 많은 사람보다는 체크리스트가 많은 사람과 작업했을 때 결과물이 훨씬 좋아요. 그만큼 자기 취향이 확실하다는 뜻이죠. 인테리어에 있어서 돈은 자기가 원하는 결과물을 좀 더 편안히 얻기 위한 수단일 뿐,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다못해 벽면에 좋아하는 그림을 인쇄해 붙여놓기만 해도 충분히 자기 공간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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