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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열리는 아주 사적인 전시

웨스틴조선호텔, 부켈라 까르베네 소비뇽 2016

Text | Kakyung Baek
Photos | Hoon Shin

갤러리, 미술관도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문을 닫았다. 비대면의 온라인 전시로 문화·예술에 대한 갈망을 채울 수 없다면 집에 미술품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 백화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미술품부터 와인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상품까지 집에서 미술과 거리 좁히는 방법을 추천한다.




최근 SNS상에서 예술의전당 외관 사진이 화제가 됐다. 전시, 음악회 등 대형 포스터로 항상 빽빽했던 건물에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은 것이다. 코로나19로 예술 작품과 공연을 현장에서 보고 즐길 수 없게 된 지 오래됐다. 온라인 전시가 있긴 하지만 비대면으로 전해지는 감동은 현장의 경험보다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술품을 집에 들이려는 움직임이 부쩍 늘고 있다. 작품을 집 안에 걸어두면 쉽게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혹자는 작품의 주제와 색깔, 거는 위치에 따라 풍수지리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술품을 사본 적 없는 초보라면 고가의 작품을 알아보고 구매하는 일이 부담스럽기 마련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김동유, 김창열, 민병헌, 줄리안 오피Julian Opie, 마크 스완슨Marc Swanson, 김환기, 버넌 피셔Vernon Fisher, 엘리엇 어윗Elliott Erwitt 등 예술가들의 작품을 큐레이션해 전시·판매한다. / (c)신세계백화점




나의 취향이 담긴 미술 작품을 휑한 거실에 걸고 싶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미술에 대한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면 더 막막할 것이다. 여러 갤러리를 돌아다니기에 시간적 여유와 전문 지식이 없다면 백화점을 이용하는 쉬운 방법이 있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명품 매장을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을 활용해 재단장했다. 김동유, 김창열, 민병헌, 줄리안 오피Julian Opie, 마크 스완슨Marc Swanson, 김환기, 버넌 피셔Vernon Fisher, 엘리엇 어윗Elliott Erwitt 등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방문자는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면서 이와 어울리는 120여 점의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매장 곳곳에 미술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안내해준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로비 공간 분위기를 중량감 있게 잡아주는 헨리 무어의 조각 작품 ‘Figure in Shelter’.



사물과 공간의 관계를 간결하면서도 섬세하게 다룬 에드먼드 드 왈의 작품 ‘The Poems of Our Climate’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조용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더해준다.



객실로 올라가는 메인 엘리베이터에 전시한 에드먼드 드 왈Edmund de Waal의 작품 ‘Works And Days’.




미술품을 구입해 집으로 가져왔다면 작품을 어디에 거는 게 좋을까? 인테리어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사람이라면 원하는 곳에 걸거나 세워두면 된다. 하지만 초심자라면 작품을 둘 장소를 정하기 전에 모범적 사례를 훑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 중에서 미술품의 인테리어 효과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은 호텔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에서 최고最古 호텔로 자리매김해온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사례를 눈여겨볼 만하다. 약 700점의 미술품이 호텔 로비, 레스토랑, 객실 내부 곳곳에 배치되어 공간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이 미술품을 전시한 몇 가지 포인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메인 로비에서 드러난다. 손님이 들어오자마자 시선이 머무는 로비 층과 객실로 올라가는 메인 엘리베이터에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인상적으로 남길 만한 작품을 걸어두었다. 특히 로비 중앙에는 영국 현대 조각의 개척자라고 불리는 헨리 무어Henry Moore의 ‘Figure in Shelter’가 자리해 있다. 약 2m에 달하는 이 대형 작품은 로비 공간 전체를 안정감 있게 만들어준다. 집에서도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이 닿는 자리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걸어보면 어떨까?





미국 부티크 와인의 대명사 ‘부켈라’ 와이너리의 ‘부켈라 까르베네 소비뇽 2016’과 한국의 대표적 단색화가 하종현의 작품 ‘접합 07-09’(2007년 작)를 하나의 보틀에 담았다.



장기적으로 미술품을 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선 미술과 꾸준히 거리를 좁혀나가야 한다. 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아트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고가의 작품을 덜컥 매입하기보다 합리적 가격에 미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추천할 만한 제품은 와인이다. 마치 미술품에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듯 와인 레이블에도 와인의 맛과 빈티지, 생산지의 정보가 상징적으로 담겨 있다.

(주)신세계 L&B에서 출시한 ‘아트 앤 와인’은 미술과 와인의 공통점을 잘 조합했다.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와인 레이블에 담아서 와인을 마시면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와인의 소장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선물할 때도 다양한 메시지를 함께 전할 수 있다. 올해 초 선보인 아트 와인을 소개하자면, 미국 부티크 와인의 대명사 부켈라Buccella 와이너리의 ‘부켈라 까르베네 소비뇽 2016’과 한국의 대표적 단색화가 하종현의 작품 ‘접합 07-09’(2007년 작)를 하나의 보틀에 담은 프로젝트다. 부켈라는 철저히 와인의 품질에 집중해 한정된 물량만 생산하는, 나파밸리의 대표적 부티크 와이너리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원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창작자가 원하는 바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집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아트 앤 와인을 나누며 레이블에 담긴 미술품, 와이너리의 이야기를 살펴보는 흥미로운 대화의 장을 열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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