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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라이프스타일, 로컬, 오가닉, 친환경

제철의 삶을 따르는 미드웨스트 라이프

미드웨스트 라이프

Text | Nari Park
Photos | Explore Minnesota

호수를 곁에 둔 삶은 계절의 미세한 변화를 만끽하는 눈부신 순간들을 선물한다. 1만 2,000여 개의 호수를 품은 미네소타주를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꼽는 데에는 이 호수의 힘이 절대적일 것이다. 여기에 19세기 중반 북유럽인이 이주하며 형성한 노르딕 문화가 미국 특유의 실용주의와 만나 독특한 미드웨스턴 라이프스타일Midwestern lifestyle을 만들어냈다.








당신이 한 번이라도 미드웨스트에서 살아본다면 그곳이 얼마나 특별한 곳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미드웨스트에서 나고 자란 이들 대다수가 평생 그곳을 떠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트리뷴Tribune> 뉴스 에디터 매클래치의 말은 우리에게 생소한 지명인 미드웨스트Midwest’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미국 중서부 지역을 뜻하는 미드웨스트는 50개 주로 구성된 방대한 미 대륙에서도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뉴욕과 보스턴으로 대변되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동부, LA와 샌프란시코 등이 자리한 연중 온화한 서부와 달리, 농경을 바탕으로 자생해온 중서부  지역의 삶은 상대적으로 도시로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엘 코언 형제의 영화 <파고Fargo>의 새하얀 설경을 떠올리거나,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주인공 소녀 라일리가 동경하는 고향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팬데믹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대도시 생활에서의 피로감,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도시 생활이 어렵지 않는 전원도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미드웨스트 지역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위스콘신,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시간, 캔자스, 미네소타 등 10여 개 주로 구성된 미드웨스트가 매력적인 삶의 근거지로 손꼽히는 데에는 다름 아닌 자연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US 뉴스'지가 발표한 ‘2021년 가장 살기 좋은 주’ 조사 결과에서 워싱턴주 다음으로 미드웨스트의 미네소타주가 꼽히기도 했다.




“미네소타 나이스Minnesota nice

미네소타인들의 비정상적으로 예의 바르고 내성적이며,

따뜻하면서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말한다.

- 위키 피디아 -




미드웨스트를 이루는 12개 주 가운데 미네소타는 미드웨스트 라이프의 다채로운 삶을 집약한 곳이다. 1 1,842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자리한 이 물의 도시에서 서너 집 건너 한 집꼴로 보트와 캠핑용 RV 차량을 보유한 것을 발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거실 창문을 열면 호수가 펼쳐지고, 집을 나서면 5~10분 만에 크고 작은 호수를 만나게 되는 이곳에서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이곳은 1년의 절반이 겨울로 꽁꽁 언 호수에서 얼음낚시와 스케이팅, 하키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기상청 외에 중요한 측정을 담당하는 기관이 또 하나 있다. 미네소타 천연자원센터Minnesota Department of Natural Resources는 겨울이면 호수의 얼음 두께 정보를 제공하는데, 사람이 걸을 수 있는 두께가 4인치, 일반 차량이 드라이빙 가능한 수치가 12인치 이상인 식이다. 미네소타 중심부 세인트폴에서 열리는 윈터 카니발에서는 얼음낚시 대회와 빙판 위에서의 마라톤, 눈밭 사이사이 달걀 모형을 숨기는 ‘스캐벤저 헌트Scavenger Hunts’가 열리며, 지역 아티스트들이 빚은 대형 얼음 조각상이 비현실적인 겨울 왕국의 풍경을 연출한다.








“겨울에는 모든 것이 고요하고 (추위가 이어지는) 8개월 동안 그 어떤 것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중서부 전역에는 놀라운 영적 특성이 있고 매우 미묘하고 매우 강합니다.” 미네소타에서 나고 자란 밥 딜런의 말처럼, 긴 추위는 어쩌면 이들에게 추위와 혹한 속에서 감히 불가능한 것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놀라운 ‘영적 특성’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일 년의 절반이 눈과 얼음을 벗하는 삶이라면 한여름에는 온전한 푸른 호수의 삶이 기다린다. 수영은 말할 것도 없고 1인용 카누를 타고 호수 한가운데서 즐기는 낚시, 보트를 몰고 즐기는 수상 드라이브가 녹아 흐르는 호수 위를 기분 좋게 수놓는다. 자연스럽게 호수에서의 삶을 공유하는 이들도 많다. 인스타그램 내 미네소타 호수의 삶을 공유하는 MN Lake Life 11.5K의 팔로워를 보유한 최대 커뮤니티이며, 레이크 프론트 리빙Lake Front Living 같은 호숫가 집만 판매하는 전문 부동산도 성행 중이다.








이성적인 차가운 눈과 따뜻한 감성을 지닌 미네소타만의 독특한 삶의 방향은 결국 ‘미네소타 나이스Minnesota nice’ 같은 고유 용어로 정의할 수 있다. 그것은 10월부터 4월까지, 일 년의 절반 이상이 추운 흰 눈의 도시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최대한 아늑한 삶을 즐기려는 그들만의 현명한 삶의 태도가 만든 것일 테다. 미네소타 덜루스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아웃사이드Outside>지 객원 편집자 스테파니 피어슨의 말은 가끔씩 계절과 환경에 대해 불평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온화한 기후에 사는 사람들은 겨울철 내내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을 정신 나간 마조히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오히려 우리가 스키를 타면서 칼로리를 소모하고 답답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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