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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반려식물, 재생, 홈데코

새로운 영감이 자라는 식물 가게

그린무어 & 그린핑거스 외

Text | Doyeon Lee
Photos | 그린핑거스, 그린무어, 뜻밖의 행복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갖고 싶어 하는 도시민이 늘어나면서 식물 가게도 더불어 진화 중이다. 이제 단순히 식물만 파는 가게에는 별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문을 연 두 곳은 주인의 감성과 취향을 심은 유일무이한 식물 가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홈 가드닝과 플랜테리어를 위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다면 지금 여기로 향하자.








영국 가드닝의 로망이 현실이 된다, 그린무어 & 그린핑거스

청계산 아래 고즈넉한 동네, 신원동에 자리 잡은 곳이다. 그린무어는 가드닝 제품을, 그린핑거스는 식물을 판매하는 자매 가게다. 동네마다 식물 가게 하나씩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즘 같은 때, 사람들이 굳이 이곳까지 발길을 옮기는 이유가 있다. 유니크한 식물과 가드닝 제품을 만나기 위해서다. 특히 영국 정원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두 공간의 주인은 김민경과 벤 피셔Ben Fisher 부부다. 젊은 부부가 이곳을 차리게 된 건 자라온 환경이 큰 몫을 한다. 김민경의 부모님은 경기도 과천에서 오랜 시간 그린팜이라는 화훼 사업을 해왔다. 남편 벤 피셔는 정원사들에게 꿈의 장소로 알려진 영국 코츠월즈 출신이다. 고개만 돌려도 풀과 꽃이 가득한 곳에서 자란 이 부부가 식물을 다루게 된 건 어쩌면 운명 같은 일이 아니었을까.








“부모님이 운영하는 그린팜은 야생화, 조경수, 그래스 위주의 식물을 판매하는 농장인데 주로 조경업체를 대상으로 해요. 최근 홈 가드닝과 플랜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반인도 소량 구매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죠.” 김민경은 지난 4월 그린핑거스를 열어 그 꿈을 실현했다. 야생화부터 그래스, 관목, 교목 등 그린팜의 식물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시즌에 만날 수 있는 식물만 해도 베르베나 보나리엔시스, 리아트리스, 에키네시아, 돌마타리, 납작보리사초, 털수염풀, 수크령 루브룸 등 수십 가지다.








그 옆에 자리한 그린무어는 벤 피셔의 셀렉션으로 채워진 공간이다. 켄트앤스토우Kent & Stowe의 가드닝 장갑, 큐가든Kew Gardens의 에이프런,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핸드메이드 유리 온실, 그리고 50~100년 된 앤티크 제품 등 영국과 유럽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드닝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보니 서울 끝자락에 위치했음에도 열정적인 식집사들은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부부는 요즘 가게 확장으로 한창 바쁘다. 오픈한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진 덕이다. 이들은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이곳을 영국 가드닝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나가고 있다.








DJ의 식물 가게, 뜻밖의 행복

DJ를 겸하고 있는 정종호가 운영하는 식물 가게, 뜻밖의 행복. 그는 몇 번의 이사 끝에 올해 초 장한평역 근처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위치부터 뜻밖이다. 자동차 부품 상가와 골동품 가게가 즐비한 용답동의 한 허름한 건물 3층에 위치했다. 하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탁 트인 공간 한가운데 자리 잡은 DJ 부스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하우스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식물과 음악, 뜻밖의 조화다.








고개를 돌리면 스툴에 놓인 아스파라거스 나누스가 한 뼘짜리 숲을 이루고 있고, 선반에는 립살리스 쇼우가 멋들어지게 늘어져 있다. 빈티지한 소파 양옆에는 키 큰 관엽식물이 듬직하게 서 있다. 마치 플랜테리어를 멋지게 해놓은 집에 초대받은 듯하다. 당장이라도 홈 파티를 열고 싶은 분위기다. “몇 년간 식물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식물을 어떻게 놓으면 좋은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식물이 촘촘히 모여 있으면 각각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이렇게 진열하게 되었죠. 또 그날의 무드에 맞는 음악을 들으면서 식물이 있는 공간을 보는 건 그렇지 않을 때와 큰 차이가 있어요.








흔히 보던 식물도 이곳에선 다르게 보이는 이유다. 이곳 플랜테리어 감성을 그대로 집에 들여놓을 수 있도록 곳곳에 놓인 자작나무 스툴부터 우드 모빌, 그리고 테이블에 놓인 세라믹 커피 드리퍼까지, 모든 가구와 소품도 판매한다. 또 클래스를 열어 능숙한 식집사가 될 수 있도록 돕는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식물을 키우는 방법부터 식물과 화기의 매치, 식물 디자인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음악과 식물의 만남, 고수 식집사의 집을 훔쳐보는 듯한 공간 디자인. 식물 가게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는 이곳에서 뜻밖의 행복을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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