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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 아닌 진짜 크리스마스트리 파는 트리 농장

크리스마스트리 농장

Text | Nari Park
Photos | Flora

미국인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주고받는 연말 카드에는 어김없이 가족사진이 등장한다. ‘From the Nelsons’, ‘From the Leers’처럼 가족의 성(last name)과 간단한 메시지를 크리스마스트리를 배경으로 찍은 가족사진에 적어 건네고는 한다. 트리 농장은 이런 연말 카드를 만들기 위해 가족사진을 촬영하러 가는 대표적인 장소. 적당한 크기의 전나무를 고르고, 애플사이더를 마시거나 썰매 또는 노르딕 스키를 즐기는 동안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흰 설원 속에 전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크리스마스트리 농장’은 미국인들이 연말이면 1순위로 방문하는 곳이다. 미 전역에만 1 5,000곳의 트리 농장이 있고, 한 해 소비되는 트리 금액만 3 7,700만 달러를 기록할 만큼 ‘12월의 트리’는 미국 가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실제로 '미국에서 한 해에 2 4백만~3천 만 그루의 크리스마스트리가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 농무부(USDA)의 추정이다. 대형 마트나 상점, 교회 주차장 등 어디에서 구입하든 상관없이 전나무로 통용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일은 많은 가족에게 전통을 이어가는 필수로 자리 잡았다.










미 전역에서 미네소타에 자리한 ‘크루거스 크리스마스트리스Kruegers Christmas Trees 70년 전통의 유서 깊은 곳이다. 1916년 세인트크로이 밸리St. Croix Valley 지역 농가에서 시작된 이 트리 농장에서는 나무를 고르는 행위를 통해 한 가족이 어떻게 연대하고 교감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사전 예약자에 한해 미리 잘라 온 나무를 판매하는 ‘프리컷pre-cut’과 마음에 드는 나무를 직접 베어볼 수 있는 ‘컷유어오운cut-your-own’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농장이 유명한 것은 무엇보다 전 세계 다양한 수종을 구비해놓기 때문이다. 북미에서 가장 대중적인 크리스마스트리 수종인 발삼 퍼balsam fir, 케이넌 퍼canaan fir를 비롯해 시베리아, 노르웨이, 한국산 전나무까지 전 세계 최고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이다. 참고로 향과 전체적인 형태, 인지도, 가격, 나뭇가지의 견고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한국의 전나무가 유일하게 모든 조건에서 최고점을 받는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에는 한 가정의 ‘퍼스널리티’가 담긴다.”




독일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문화는 19세기 펜실베이니아로 이주한 독일 루터교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당시만 해도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트리를 이상하게 여겼는데, 청교도들에게는 예수의 탄생과 영원을 상징하는 전나무를 꾸미는 일이 이교도의 이상한 의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빅토리아 시대에 들어서며 오늘날 미국의 보편화된 연말 의식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시장에 판매될 목적으로 생산되는 크리스마스트리는 평균 3~8년 주기로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트리를 구매하는 주된 연령층은 어떻게 될까? 전미 크리스마스트리 협회(NCTA)에 따르면 크리스마스트리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20세로 가구원이 3명 이상인 가정에서 구매했다. 대부분이 주택 거주자인 점도 흥미롭다.








크리스마스트리는 단순히 연말 홈데코를 위한 조형물 이상의 기능을 한다. 온 가족이 마음에 드는 트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큰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7피트( 213cm) 크기의 나무를 선택하며 가격은 80달러 정도. 마음에 드는 트리를 고르면 모닥불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뜻한 애플사이더나 핫 초콜릿을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에는 산타클로스와의 포토 타임이 진행되고 순록이 이끄는 눈썰매도 즐길 수 있다. 구해 온 크리스마스트리는 물을 듬뿍 준 뒤 창가에 놓고 하루 종일 불을 밝힌다. 오래된 추억의 오너먼트부터 올해를 기념하는 ‘특별한 장식’을 추가하는 동안에도 가족들의 대화는 계속된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에는 한 가정의 ‘퍼스널리티’가 담긴다”는 <뉴욕포스트> 기자 브룩 스타인버그Brooke Steinberg의 말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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