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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네트워킹, 프리미엄, 홈데코

프리미엄 가구 시장 넓히는 아트 퍼니처

아트부산의 리에거 전시 외

Text | Kakyung Baek
Photos | Shinsegae

아트부산 전시장에 이례적으로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리에거가 선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요즘 아트 퍼니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예술과 가구가 다양한 협업으로 그 경계를 허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가구 전문 브랜드의 행보를 통해 아트 퍼니처와 아트슈머의 부상에 대해 짚어본다.






리에거의 청담동 쇼룸 매장 전경.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리에거Liaigre 5 4일부터 7일까지 열린 아트부산 2023에 참가했다. 가구 브랜드가 아트 페어에 공식 참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미술품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아트슈머(art+consumer)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국내 미술 시장 거래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2020년 약 3,277억 원과 비교하면 179% 증가한 수치다. 국내 대표적 아트 페어인 키아프(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236개 갤러리를 동원해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렸고, 아트부산은 관람객 10 2,000여 명이 찾으며 역대급 인기를 누렸다. 올해로 12회째 개최된 아트부산은 전 세계 22개국 146개 갤러리가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다. 이뿐만 아니라 미술 애호가들의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며 미술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가구와 예술의 만남은 프리미엄 가구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활로를 만든다.




리에거는 이번 전시에서 가구와 그에 어울리는 예술품을 조화롭게 배치해 ‘고급스럽고 세련된 가정집’을 연출했다. 이러한 현상은 아트슈머와 아트 퍼니처의 수요가 점점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트 퍼니처란 순수 예술과 디자인, 공예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독창적 가치를 더한 가구를 말한다. 국내 가구 시장은 저가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양분화되는 추세인데, 가구와 예술의 만남은 이러한 프리미엄 가구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활로를 만든다.





까사미아 x 리처드 우즈 모양 쿠션.




1980년대 중반 크리스티앙 리에거는 파리에 처음 쇼룸을 열며 리에거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크리스티앙 리에거는 세련된 선과 비례, 독창성으로 금세 입소문을 탔고 현재는 가구, 조명을 비롯한 400가지가 넘는 다양한 인테리어 아이템과 이를 더 풍요롭게 해주는 현대미술 작품을 함께 제안하고 있다. 전 세계에 30여 개의 쇼룸을 보유한 리에거는 ‘스타일리시함을 배제한 스타일(Style without Being Stylish)’을 모토로 각 나라의 문화, 미감에 따라 고급스러운 저택을 연출하듯 쇼룸 디자인도 세심히 연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리에거의 모든 가구는 아트 퍼니처를 추구하며 프랑스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리에거 제품을 판매할 때도 각 제품이 놓일 장소와 문화, 사용자의 정서, 용도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번 아트부산의 전시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미술품과 가구의 조화가 이루는 시너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까사미아 x 리처드 우즈 사진 액자.




이 외에도 예술과 리빙 브랜드가 협업한 사례를 찾아보면 리빙 & 라이프스타일 기업 신세계까사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아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신세계까사는 최근 아트슈머를 타깃으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리뉴얼했으며, 리처드 우즈의 작품을 리빙 소품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컬렉션을 선보였다.



리처드 우즈는 영국 출신으로 1990년대 초 런던 대학교 슬레이드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미술과 디자인의 통섭적 영역에서 매우 활발히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다. 그는 다채로운 패턴을 전통 판화 기법으로 선보이며 특유의 위트 있는 패턴과 더불어 삶의 터전인 집을 형상화한 구조물 등 다양한 작품을 공공 미술 형태로 전개한다.



이번 리처드 우즈의 컬래버레이션 소품에는 과감한 색상과 독특한 패턴이 특징인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담아냈다. 작가가 까사미아만을 위해 특별히 창작한 로고logo 패턴을 중심으로 선명하고 다채로운 색감과 특유의 위트가 느껴지는 총 여섯 가지 패턴을 다채롭게 활용했다. 특히 ‘리처드 우즈 테이블 램프’ 시리즈는 전등갓 부분에 작가의 패턴 작품을 입혀 조명 기능을 넘어 하나의 오브제로도 손색이 없다. 그 외에도 사진 액자, 트레이 세트, 도어 매트, 쿠션 등 공간에 포인트가 되어 생동감을 불어넣는 다양한 홈데코 소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는 최근 예술 작품을 집에 두고 즐기는 '아트 인테리어' 수요, 그리고 한 가지 소품으로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원포인트 인테리어'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까사미아 x 리처드 우즈 도어 매트.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홈퍼니싱 시장에서도 아트 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아트슈머들을 발 빠르게 공략하고자 글로벌 아티스트 리처드 우즈의 작품 그 자체인 소품을 기획·출시했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와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과 연계한 다채로운 콘텐츠로 삶의 공간과 일상에 아트가 스며든 라이프스타일 신(scene)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리빙 시장은 2015 13조 원에서 2024 20조 원 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름다운 가구에 대한 열망은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더 적극적으로 일상의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획일적이고 보편적이지 않은, 기성과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구 디자인과 예술의 접점 또한 허물어지고 있다. 그 과도기에 가구 전문 기업들이 예술가와 손을 맞잡는 흥미로운 컬래버레이션이 더욱 다채로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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