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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친환경, 가드닝

온라인으로 화분 사기

디지털 화원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s provided by The Sill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 역시 시간적 여유가 많고, 관련 경험이나 지식 그리고 금전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가볍게 구매한 화분 몇 개를 죽게 만든 이후에는 아예 마음을 닫고 사는 경우도 흔하다.









“아웃도어 혹은 자연을 집에 끌어들이면 어떨까요. 누구든 식물을 내 집에 들여 나만의 오아시스를 가질 수 있습니다”



엘리자 블랭크 Eliza Blank는 2000년대 초반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뉴욕으로 이주한다. 그는 당시 무미건조한 아파트 공간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 방법을 고민했고, 이를 발전시켜 2012년 온라인 화원 ‘더 실 The Sill’을 시작한다.

창가를 뜻하는 ‘실 sill’. 창가에 작은 화분을 들이듯, 쉽고 즐겁게 식물을 키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이를 위해 홈페이지에는 크기, 숙련도, 반려동물 유무 등 집안 환경 및 니즈를 체크해 주문하면 화분, 식물, 분갈이용 토양을 키트 형태로 받을 수 있게 했다. 화분에는 미리 접수한 내용에 대한 솔루션이 담긴 설명서가 동봉돼 있어 화분을 받는 즉시 집안의 적합한 위치에 놓고 안정적으로 집에 정착시키는 게 가능하다. 궁금한 내용이 있을 때는 전문가 연결도 준비돼 있다.









식물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이로울 뿐 아니라 효율성과 창의성도 더욱 높일 수 있다. 공기 정화는 덤이고. 물론 숲이나 산과 같은 자연환경 속에서 지낼 수 있다면 제일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실내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더 실의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 에린 모레노 Erin Moreno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인 중 90% 이상이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냅니다. 게다가 스마트폰, 컴퓨터 혹은 TV와 같은 디지털 기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지내고 있죠”라며, “아웃도어 혹은 자연을 집에 끌어들이면 어떨까요. 누구든 식물을 내 집에 들여 나만의 오아시스를 가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더 실 창업자 엘리자 블랭크는 내 집에 반려식물을 들이기 전 자신의 공간과 생활 방식을 유심히 살피라고 조언한다. 내 집에 햇빛이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내가 집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나와 내 집에 잘 맞아야 오래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 실은 요구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식물 종류가 다양하지만, 실내에 들어오는 햇빛의 양에 알맞게 선택할 것을 강조한다.







디지털 세대에게 맞는 디지털 화원을 추구한 더 실은 2016년 뉴욕 시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후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에 4개의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며 확장 중이다. 한편 반려식물과 관련한 유용한 정보를 교환하는 포럼과 워크숍 또한 운영하며 커뮤니티 및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나와 교감하고, 내게 여러 이점을 주며, 더 나아가 내 집 곳곳을 풍성하게 해주는 존재가 식물이다. 미국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O. 윌슨 Edward O. Wilson의 주장대로 자연과 연결고리를 계속 이어나가고자 하는 욕구가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무엇이든 빠른 속도로 처리되고, 무엇이든 온라인 혹은 디지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요즈음 내 집에 끌어들일 수 있는 자연이 될 수 있는 식물은 어떤 것이 있을지 한 번 살펴보자. 내 집에 맞는 식물 화분 하나를 내게 편하고 맞는 방식으로 고르다 보면 내 집 안뿐 아니라 내 마음 한편에도 오아시스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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