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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라이프스타일

집 안으로 진격 중인 시장

홈 라이프스타일 관련 서비스

Text | Mike Choi

D2C(Direct to Customer) 시장의 급격한 성장, 업의 변화 등은 집을 밀레니얼 세대의 플레이그라운드이자 오피스로 변모시키고 있다.







F&B(Food & Beverage)계에서는 ‘집에서 먹되 간편하게 먹는다’는 인식이 밀레니얼 홈족의 부상을 견인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달 서비스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20% 성장 중인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서비스 역시 다양화·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버거킹은 지난해 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 DoorDash와 손잡고 와퍼 배달 주문 시 반려동물용 비스킷 도그퍼 Doggper를 함께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홈족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였다. 푸드 서브스크립션 역시 홈족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마켓컬리, 프레시지 등이 밀키트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고 SSG.com, 쿠팡 등의 플랫폼이 가세하면서 나날이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비단 음식만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민텔 Mintel의 2018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중 28%가 외출이 번거로워 집에서 술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흐름을 간파한 일본의 주류 브랜드 기린은 월 2회, 1리터 용량의 맥주 2개를 배달하는 ‘기린 홈 탭’을 선보였다. 아직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지만 홈족을 겨냥한 시도였다는 것만으로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간적 빈곤과 경제적 부담감이라는 딜레마 사이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제3의 길을 택했고 이 같은 결정은 집밥의 귀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 밖에서 이뤄지던 다양한 액티비티와 여가 활동이 이제 집 안에서도 가능하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셀프케어업계는 미국에서 4,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국내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eadspace



Peloton Bike




이전에는 의료기관이나 특별한 시설에 가야만 받을 수 있었던 서비스를 이제 집 안에서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인데 LED 마스크나 미니 마사지기가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2017년 캄 Calm, 헤드스페이스 Headspace 같은 명상 앱이 큰 인기를 끌며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홈 피트니스 역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펠로톤 Peloton은 태블릿PC가 부착된 실내 자전거를 선보이며 최근 가장 핫한 성공을 거두는 중이다. 펠로톤은 이용자가 강사의 강의를 구독·시청하며 운동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그야말로 구독 경제와 홈 트레이닝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셈인데 펠로톤의 현재 기업 가치는 무려 40억 달러에 이른다. 또 다른 홈 트레이닝 스타트업 미러 Mirror 역시 온라인 운동 강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현재까지 7,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휴식과 재충전은 오래전부터 집의 고유한 기능이었다. , 과거의 휴식이 가족 간의 관계 속에서 이뤄졌다면 오늘날 집에서 누리는 휴식은 오롯이 개인에게 집중된다는 차이가 있다.




가구 브랜드 캄페지가 선보인 마라카나. 하이브리드 퍼니처의 등장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다변화시키는 홈 오피스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집에 오랜 기간 머문다=은둔형 외톨이’라는 고정관념은 이미 희석된 지 오래다.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는 오늘날 집에 더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선사하고 있다.




IMF 외환 위기와 세계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커진 고용 불안정성은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시장 형성의 발판이 됐다. 평생직장의 소멸, 고용 감소 등의 난관을 비집고 프리랜서 시장이 성장하게 된 것. 여기에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더해지며 리모트 워크 remote work와 홈 오피스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오늘날 프리랜서들은 스카이프, 슬랙, 지라 Jira, 컨플루언스 Confluence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디지털 노마드로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물론 일부 프리랜서는 여전히 코워킹 스페이스 등 외부 공간을 활용하지만 높은 회비를 지불하고 싶지 않은 프리랜서들은 자신의 집을 오피스화하고 있다.

2017년 굿띵 Good Thing 같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USB 콘센트가 탑재된 테이블을 선보이며 재택근무자를 공략했다.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는 주요 디자인 브랜드들이 주거 공간에 오피스를 함께 연출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이 또한 홈 오피스의 세계적인 트렌드를 방증하는 것이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확대, 긱 워커 gig worker의 등장 등으로 업무 공간으로서의 집의 기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유튜브에서 집 꾸미기 동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홈 퍼니싱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사람들의 집에 대한 애착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집에 오랜 기간 머문다=은둔형 외톨이’라는 고정관념은 이미 희석된 지 오래다.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는 오늘날 집에 더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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