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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가드닝, 재생

별것까지 하는 가구 회사 이케아

이케아

Text | Dami Yoo
Photos | Ikea newsroom

이케아의 혁신에 일조하는 주거에 대한 연구는 가구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 이케아 내에서 최대 규모로 스마트 홈 부서를 창설해 디지털 테크놀로지 전략에 대한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꾸준히 지속해온 이케아의 데모크래틱 디자인 데이와 스페이스10은 크리에이티브한 전략의 비결로 이미 유명하다.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비전은 가격과 품질, 디자인, 시스템 등 전 과정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을 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드는 브랜드의 힘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올해 이케아는 ‘내가 아끼는 집, 나를 아끼는 집’이라는 슬로건으로 행복한 집과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대표적 사례가 ‘이케아 파르마레’다. 이케아의 도심형 농장 프로젝트로 ‘파르마레’는 스웨덴어로 농부를 뜻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더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이케아의 지속 가능성 실험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광명점 이케아 레스토랑이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48㎡ 규모의 공간에 4칸 높이로 지은 스마트 팜으로, 메뉴에 쓰는 채소 일부를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3월 스웨덴 말뫼에서 처음 시도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농장에서 키운 작물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메뉴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통 시스템을 단축시키면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흙과 농약 대신 첨단 기술을 사용한다. 유기농 수경 재배 시스템으로 물,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조명 등을 최적의 상태로 조절해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방법과 시스템을 선보이는 이케아는 소비자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그 접점을 만드는 데에도 힘쓴다. 지난해부터 영국 출신 디자이너 톰 딕슨Tom Dixon과 협업으로 진행하는 어반 그로잉(urban growing)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첼시 플라워 쇼에서 전시 <정원이 세상을 구할 것이다(Gardening Will Save the World)>를 열어 도시 생활에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팜을 제안한 것. 톰 딕슨은 위층은 야외 정원으로, 아래층은 실내 농장으로 설계해 음식의 미래를 상상했다. 대량 유통 시스템이 불러오는 환경적 영향을 로컬 기반 솔루션으로 대응한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를 토대로 이케아와 톰 딕슨은 집에서도 소규모 식물 재배를 할 수 있도록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고 요리하는 삶의 방식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부터 건강한 식습관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이케아는 2010년대부터 유통 수익 이외에도 지속 가능성을 토대로 한 브랜드 전략을 시도하며 더 나은 삶, 더 나은 주거의 모습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이케아가 음식에 대해 생각한 건 꽤 오래전부터다. 1958년 스웨덴 알무트 매장이 첫 시작이다. 매장이 도시와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만큼 방문객이 허기를 채우고 쉬어 갈 공간이 필요했고, 창립자 앙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는 이런 불편을 해소할 레스토랑을 만들었다. 오늘날 이케아 푸드는 하루에 미트볼만 10억 개 이상 판매하는 영향력 있는 규모가 됐다. 그만큼 음식에 사용하는 육류의 탄소 배출량도 만만치 않다. 이에 비건 미트볼 ‘베지볼’과 ‘베지 도그’ 등을 개발해 탄소 발자국을 20배나 줄이는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이렇게 지속 가능한 먹거리 문화를 제안하는 것도 이케아의 일이다.








아티스트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이 설립한 사회적 기업 리틀 선Little Sun과의 협업으로 개발하고 있는 가정용 소형 태양전지 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낮 시간 동안 창문에 걸어두면 태양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이를 충전 배터리나 조명에 적용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지난해 데모크래틱 디자인 데이에서 공개한 프로토타입은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이 궤도를 도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기대를 모았으며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정에서의 에너지 생산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에너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든다. 또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더 나은 일상은 집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 이케아의 정신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당신의 공간을 둘러보라. 눈에 들어오는 이케아 물건이 몇 개나 있나? 이케아라는 거대한 브랜드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 세계 목재량의 1%를 사용하는 이케아는 2010년대부터 유통 수익 이외에도 지속 가능성을 토대로 한 브랜드 전략을 시도하며 더 나은 삶, 더 나은 주거의 모습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실천이 브랜드를 평가하는 척도가 된 오늘날, 이케아는 이렇게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으로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과거 이케아의 방점이 합리적 가격과 디자인이었다면 이제는 테크놀로지와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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