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FEATURE|큐레이션, 홈데코

테렌스 콘란이 집에 환상을 불어넣은 방식

테렌스 콘란 탄생 90주년 기념 'The Conran Effect'전

Text | Nari Park
Photos | Design Museum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디자인을 매개로 현대인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친 테렌스 콘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그를 추모하는 전시가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The Conran Effect'는 고급 리빙 편집숍의 시초인 ‘더콘란샵’, 가구 브랜드 ‘해비타트’ 등 인테리어로 전 세계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거장의 발자취를 더듬은 전시다.





© Luke Hayes




타원형 접시를 바둑판처럼 나눠 다양한 문양을 더한체커스 플래터Cheqyers platter’, 옐로 & 오렌지 색상 테이블 조명과 티타월 등 언뜻 지금 유행하는 이케아나 미드센추리 빈티지 소품이 연상되는 밝은 컬러 플레이를 적용한 생활용품. 1964영국에서 창립한 가구 브랜드 해비타트Habitat좋은 디자인은 삶의 질을 개선한다 슬로건으로 1960년대 영국 가정을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변화시. 당시에는 스웨덴의 공룡 가구 기업 이케아보다도 앞선 시도였다. 그 중심에 테렌스 콘란Terence Conran. 그는 영국 디자인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1983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받을 만큼 20세기 디자인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Habitat catalogue, 1971 / © the Design Museum




지난해 88세의 나이로 타계한 테렌스 콘란의 족적을 그 설립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소개하는 특별한 전시가 2 6일 막을 내렸다‘The Conran Effect’ 도예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사업, 레스토랑 경영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했던 테렌스 콘란의 업적 가운데서도 그의 디자인 철학에 집중했다. 런던 센트럴 예술공예학교에서 섬유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일찍이 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1953년 레스토랑더 수프 키친The Soup Kitchen’열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조리 도구와 식기, 플레이팅 등 일반 가정의 테이블에 좀 더 모던하고 심플한 감성을 더하는 데 열정적이던 그를 조했다.





© Luke Hayes




특히 1964년 설립한 가구 브랜드 해비타트는영국 중산층 가정의 바로미터라 불리며 20세기 영국 가정의 인테리어를 한 차원 높여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변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바우하우스의 유용성과 프로방스 시골풍의 미학이 결합 제품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폴란드산 에나멜, 관형 의자, 프랑스식 그릇, 바닥과 테이블에 풍성하게 인 바구니 등 해비타트 초창기 제품은 영국인들에게 집이란 공간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영국 저널 '더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의 설명이다.




해비타트 초창기 제품은 영국인들에게 집이란 공간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해비타트가 시도한 20세기 인테리어의 파격적인 시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너무나 유사해 놀라울 정도다. 동시대 아티스트 데이비드 호크니, 피터 블레이크, 로빈 데니Robyn Denny에게 판화를 의뢰해 가정 인테리어용가능할 정도의 저렴한 아트 에디션을 판매하는가 하면, 당시 영국에서 건조 파스타 시장이 성행하자 저렴하고 감각적인 파스타 용기를 생산해 중산층 주방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콘란은 우리가 먹고 소비하고 생활하는 모든 것을 바꾸었다는 런던 디자인 박물관장 팀 말로Tim Marlow의 말처럼 그는 현대의 공간에 자리한 물품이 우리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도록 하 데 누구보다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 Luke Hayes




이번 전시에 20세기 중후반 테렌스 콘란이 이끈 해비타트의 오래된 카탈로그와 실제 사용 쇼핑백을 연도별로 선보였.  영국 대부분의 가정이 사용한 주전자소피 콘란 티포트Sophie Conran Teapot’, 럭셔리 리빙 편집매장 더콘란샵의 스테디셀링 아이템인 디자이너 피터 보울스Peter Bowles오리지널Original BTC를 위해 제작한 헥터 조명(Hector Dome Table Lamp)’ 도 소개했. 임스 체어, 당대 아티스트와의 협업 에디션, 알본Albon·루티엔스Lutyens 등 테렌스 콘란이 운영했던 레스토랑 의자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를 하나하나 둘러보면 현대 주거 공간에 놓아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디자인이 놀랍다. 역시나 좋은 디자인이란 동시대를 관통하는 디자인 감각, 당대의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Luke Hayes




시의 끝에서 마음에 남는 단어는 단연탐미耽美.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해 깊이 즐기는 삶의 마음가짐이 결국 오늘의 삶을 이야기하는 오브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2 6일까지 열린 'The Conran Effect' 예쁜 것을 소비하고 탐하는 삶을 지향한다. 지금 우리의 공간, 그리고 미래의 공간에 놓일 사물은 과연 어떤 것일까. 당신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탐미할 수 있는 어떤 물건을 품고 있는가.




RELATED POSTS

PREVIOUS

새로운 내 집을 향한 첫걸음
하우스 리터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