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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재생, 홈데코, 프리미엄

삶을 아름답게 꾸며준 150년의 시간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 - 영원한 아름다움>

Text | Young-eun Heo
Photos | Fritz Hansen

프리츠한센은 정교한 제작 방식과 자연을 닮은 우아한 디자인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널리 알려졌지만 프리츠한센의 역사적, 디자인적 가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50주년을 맞이한 올해, 프리츠한센의 긴 스토리를 정리하고 한국의 장인과 디자이너가 제작한 가구와 액세서리를 제안하는 전시가 열렸다.









1872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한 프리츠한센은 단 하나의 가구만으로도 공간과 건물 전체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고, 그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기능과 디자인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정교한 제작 방식, 자연의 유연함과 디자이너의 실험 정신이 결합된 디자인은 프리츠한센 제품, 특히 의자를 시대가 변해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100년 전 덴마크의 집과 호텔, 사무실에 놓였던 의자는 2022, 동일한 공간에 놓여도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그 공간의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하고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리츠한센 가구도 인기가 올라가고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프리츠한센의 역사와 디자인은 인지도에 비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11 12일부터 12 11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리는 <프리츠한센 150주년 기념 전시 – Shaping the Extraordinary 영원한 아름다움>은 프리츠한센의 150년이라는 긴 스토리에 대해 알고, 한국 공예·디자인과의 연결점을 찾을 수 있는 전시다.








전시는 150주년을 기념해 새로 출시한 의자 에그™, PKO A, 스완™으로 시작된다. 프리츠한센을 대표하는 제품 중 하나인 에그™와 스완™은 덴마크 기능주의를 대표하는 건축가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했다. SAS 로열 호텔(현 래디슨 컬렉션 로열 호텔)을 위해 만든 의자로, 아르네 야콥센은 직선적인 호텔 인테리어에 유연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의자를 배치해 공간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수십 개의 프로토타입을 거쳐 이상적인 비율로 만든 에그™는 뼈대에 가죽이나 천을 씌우고 손으로 꿰매 완성한다. 수공예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에그™는 현재까지 널리 사랑받은 의자이자 가구 디자인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디자인 아이콘이 되었다.




역사와 철학을 품은 가구는 생활 방식을 규정하고 시간을 연결하는 무한의 존재가 .




클래식 디자인을 대표하던 프리츠한센은 2000년대 들어 세실리에 만즈, 하이메 야욘, 넨도 등 여러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다채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된 제품을 보면 색과 형태는 물론이고 조명, 화병, 거울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제 프리츠한센은 가구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한국 공예가와 디자이너가 프리츠한센과 함께 선보인 ‘코리안 프로젝트’다. 프리츠한센이 협업한 디자이너 리스트에 한국 디자이너는 한 명도 없다는 점이 아쉬워 기획한 섹션으로 한국 무형문화재 4명과 현대 디자이너 3명이 참여했다. 짙은 쪽빛의 무명으로 감싼 에그™ 의자, 한 폭의 초충도를 수놓은 스완™ 의자, 옻칠과 나전칠기로 꾸민 PKO A™ 의자, 다양한 옻칠 기법으로 새로운 색을 입힌 앤트™ 의자는, 시대를 넘어선 아이콘은 어떤 소재와 기법을 만나도 그 빛이 변치 않으며 오히려 더 아름답게 변한다는 걸 보여준다.








현대 디자이너 3명은 각각 조명, 화병, 테이블웨어를 디자인했다. 각 디자이너의 특징이 잘 보이는 홈 액세서리는 프리츠한센 가구와 함께 전시되었다. 형태와 구조가 독특하지만 프리츠한센의 소파, 테이블과 잘 어우러지는 이유는 세 디자이너 모두 프리츠한센 디자인의 정신과 아름다움을 감각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전시는 프리츠한센과 함께 작업한 디자이너의 인터뷰, 작업 과정 등을 담은 영상 다큐멘터리도 포함한다. 덕분에 단순히 유명 브랜드 혹은 제품으로만 막연하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프리츠한센의 진솔한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었다. 1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철학을 지키되 시대에 맞게 변하는 프리츠한센의 행보는 가구의 또 다른 힘을 깨닫게 한다. 역사와 철학을 품은 가구는 공간을 꾸미는 오브제를 넘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규정하고 시간을 연결하는 무한의 존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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