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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큐레이션

방에서 떠나는 전세계 드라이브 여행

드라이브앤리슨

Text | Young-eun Heo
Photos | Drive & Listen

방 안에 편하게 앉아서 세계 곳곳을 누리는 랜선 여행이 여전히 인기다. 잘 짜인 연출과 편집으로 만들어진 영상으로 시작한 랜선 여행은 도시를 꾸밈없이 보여주는 롱테이크 영상과 실제 여행 과정을 보여주는 브이로그 등으로 확장되었다. 이렇게 종류가 다양해진 랜선 여행 중 ‘드라이브 & 리슨’ 앱은 드라이브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자동차로 떠나는 드라이브 여행은 이동 그 자체가 여행이 된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차만 있다면 언제, 어디든지 쉽게 떠날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이고, 운전하면서 시시때때로 변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설렘, 자동차라는 나만의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운전이라는 귀찮은 일을 감수하면서 드라이브 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드라이브 여행이 쉽지 않다. 지리, 도로 규칙 등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누구나 다른 나라를 자동차로 여행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자동차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 색다를 테니까 말이다.







웹사이트로 시작해 앱으로도 출시된 ‘드라이브 & 리슨Drive & Listen은 세계 곳곳을 자동차로 누비고 싶은 여행자들의 마음을 충족시킨다. 이 앱은 50개가 넘는 세계 도시의 풍경을 자동차 운전자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뉴욕, 파리, 런던과 같이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 외에도 하바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더블린 등 선뜻 가지 못하는 도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드라이브 & 리슨’ 웹사이트 혹은 앱에 접속해 가고 싶은 도시를 선택하면 자동차에 앉아 그 도시를 운전하는 듯한 영상을 시청하며 간접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영상이 재생되면서 그 지역의 라디오 방송이 흘러나오는데, 이는 운전할 때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의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추가한 기능이다.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흐르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타지의 언어와 노래는 정말 그 도시를 운전하며 여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준다.




앱 후기를 보면 목적 없이 운전하는 영상에서 위로받았다는 사람이 많다.”




‘드라이브 & 리슨’은 라디오 방송 외에도 자동차 경적, 사람들 말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등 운전할 때 들리는 도시 소음도 들려준다. 그 때문에 더욱더 실제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 도시 소음은 끄고 켤 수 있어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면 음 소거 버튼을 눌러 끄면 된다. 자동차 속도도 1.5배속, 2배속으로 조절 가능해 더 빠른 랜선 여행을 원한다면 속도를 높이면 된다.








앱에서 제공하는 드라이브 영상은 유튜브에서 큐레이션한 것이다. 그래서 도시마다 영상 길이, 촬영한 시간대가 다르다. 또 사용자가 기대하는 도시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 로마의 콜로세움,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처럼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갈 수도 있지만, 어떤 도시는 현지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동네를 지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이란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회다. 예상과 전혀 다른 도시의 모습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드라이브 & 리슨’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 웹사이트로 먼저 시작했다. 당시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튀르키예 학생이 코로나19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향수병을 달래기 위해 개발했다. 고향인 이스탄불 거리를 드라이브하는 걸 좋아했던 그는 자신처럼 드라이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드라이브 영상을 큐레이션한 ‘드라이브 & 리슨’을 개발했고, 더욱 사실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각 도시의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한다. 앱 후기를 보면 목적 없이 운전하는 영상에서 위로받았다는 사람이 많다.



팬데믹이 끝나 드디어 이전처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 지금, 여전히 많은 사람이 ‘드라이브 & 리슨’ 웹사이트와 앱을 이용해 랜선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 앱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여행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주고 여행의 추억을 상기시켜주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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