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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재생, 프리미엄, 홈데코

식사 시간의 의미 새겨 넣은 식탁보

자수 아티스트 사라 에스푀트

Text | Young-eun Heo
Photos | Maxime Verret

가족,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소중한 한 끼. 우리는 식사를 통해 배고픔을 달래기도 하지만, 함께 식사하는 이와의 관계를 깊게 만들고 추억을 나누며 힘을 얻는다. 자수 아티스트 사라 에스푀트는 소중한 식사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만든다. 그녀가 정성스럽게 한땀 한땀 수놓은 식탁보에서는 따뜻한 이야기가 피어난다.








따뜻한 베이지색 리넨에 꽃과 과일, 채소, 그릇, 커트러리가 수놓인 식탁보와 플레이스 매트 그리고 냅킨.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자수 아티스트 사라 에스푀트Sarah Espeute는 평범한 식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랑스러운 패브릭 제품을 만든다. 전통 기법으로 정성스럽게 수놓은 그녀의 식탁보와 함께하는 식사 시간은 배고픔은 물론 감성적 허기까지 달래준다.



사라 에스푀트는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출판사를 운영했다. 그래픽 작업을 중심으로 했던 그녀가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디자인 회사에 다니고 독학으로 자수를 배우면서다. 이후 프랑스 마르세유에 정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수 작업과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사라 에스푀트의 식탁보에서는 수공예의 따스함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사라 에스푀트는 두 가지 기법을 활용해 작업한다. 하나는 마르세유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자수 기법이고, 다른 하나는 19세기 파리에서 제작된 수동 기계를 사용한 코넬리 기법이다. 과거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이유는 작가가 오래된 것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가치관은 소재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라 에스푀트는 최소 50년 이상 된 프랑스 빈티지 리넨으로 제품을 만든다. 프랑스 전 지역에서 찾아낸 빈티지 리넨은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풍기며 제품을 더 로맨틱하게 만들어준다.




“식사 시간은 주고받는 기쁨을 일깨우는 시간이며, 테이블 플레이팅은 개인의 성격, 취향, 생활의 기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됩니다




사라 에스푀트의 식탁보와 플레이스 매트로 꾸민 식탁을 보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나눠 먹는 정겨운 장면이 떠오른다. 이는 제품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 덕분이다. 사라 에스푀트는 제품마다 자신을 반영하는 동시에 일상의 이야기와 추억을 담고자 한다. 덕분에 그릇과 커트러리, 꽃이 꽂힌 화병, 빵과 과일 등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브제가 자수로 놓인 식탁보에서는 즐거움과 편안함은 물론 그리움까지 느껴진다. 사라 에스푀트는 자수를 통해 가족, 친구와의 소중한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도록 도와준다.








식탁보와 플레이스 매트에 자수로 표현된 그림은 얼추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른 주제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음식이 담긴 그릇까지 그대로 재현해 식탁의 모습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제품도 있고, 계절의 특별함을 담은 제품도 있다. 봄에는 식탁보에 흩날리는 꽃으로 장식한 것처럼 자수를 놓아 봄의 화사함을 보여주고, 여름에는 제철 과일을 수놓아 여름의 싱그러움을 보여준다.








집을 이루는 수많은 공간과 시간 중에서 왜 식탁 위, 그것도 식사 시간에 초점을 맞췄을까? 사라 에스푀트는 한 인터뷰에서 “식사 시간은 주고받는 기쁨을 일깨우는 시간이며, 테이블 플레이팅은 개인의 성격, 취향, 생활의 기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자수 제품을 통해 소중한 이를 초대하고 맞이하며 즐거운 시간을 누리고, 오랫동안 가치 있기를 바란다.



혼밥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시간은 필요하다. 사라 에스푀트의 이야기가 피어나는 아기자기한 식탁보는 평범했던 식사 시간을 오감이 충족했던 추억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추억을 통해 또 한 걸음 나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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