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숍과 유튜브 채널 보유한 부동산 에이전트

VILLIV



FEATURE|재생, 홈데코

리테일 숍과 유튜브 채널 보유한 부동산 에이전트

부동산 에이전트 폭스 홈스

Text | Hey. P
Photos | Flora

부동산 관련 직종 종사자가 394만여 명에 달하는 미국은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부동산 회사가 가장 많은 나라다. 주택이 매물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집을 완벽하게 리모델링해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인테리어 전담 팀이 집 콘셉트에 맞춰 가구, 벽지, 심지어는 각 침실마다 스토리텔링을 부여해 완벽한 메이크오버쇼를 펼치는 ‘부동산 왕국’. 이 흐름에 맞춰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신개념의 부동산 에이전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머물까, 새집으로 떠날까?”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만큼이나 절박한 고민을 하게 되는 건 살던 집에서 마음이 떠나 이사를 고민하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정을 붙이고 살자니 시시때때로 거슬리는 부분이 많아 일상이 괴롭고, 그렇다고 이사를 가자니 그것이 최선인지 고민이 된다. 워너 브라더스의 채널 HGTV서 방영하는 ‘Should I Stay or Go’는 이런 사람들의 휘청이는 마음을 인테리어 전문가의 힘을 빌려 다독이는 ‘하우스 메이크오버쇼’로 사랑받는 10여 년 전통의 장수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채널 공동 진행자 헤더 폭스Heather Fox가 남편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부동산 에이전트를 설립한다고 했을 때 업계가 들썩였다. 그간 수많은 ‘문제적 집’을 근사하게 변신시킨 베테랑 해결사가 운영하는 부동산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였다. 그렇게 탄생한 ‘폭스 홈스Fox Homes는 미 중부 미네소타에서도 집값 높기로 유명한 에디나Edina와 미네통카Minnetonka 두 곳에 지점을 운영하며 집에 대한 젊은 층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레노베이션 전문 인테리어 업체와 ‘부티크 스타일 부동산’을 결합한 폭스 홈스는 회사 건물의 외형적인 부분부터 차별화를 꾀한다. 블랙 & 화이트 컬러 조합의 외관에서 언뜻 모던한 카페가 연상된다. ‘집은 한 사람의 인생을 표현하는 공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하는 폭스 홈스는 일반 부동산 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매물 관련 정보나 시세표 같은 것은 외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에디나 지점 사무소 건너편에는 2020년부터 라이프스타일 리테일숍을 열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곳에서는 오랜 리모델링 경험을 바탕으로 선별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를 판매하는데, 요리책, 조리 도구, 향초, 디퓨저, 와인 잔, 사이드 테이블, 카펫 등 집에 개성을 불어넣는 소품으로 가득하다.




폭스 홈스는 일반 부동산 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매물 관련 정보나 시세표 같은 것은 외관에서 찾아볼 수 없다.”




매장 안쪽 스튜디오 공간에는 홈 리모델링을 제안할 수 있도록 키친, 거실, 화장실, 다이닝 룸 같은 세부 공간을 모델 하우스 형태로 갖췄다. 거실 타일과 카운터 스툴, 냉장고커피머신 같은 가전제품 등의 색상과 형태를 실제 공간에 적용해보며 각각 희망하는 공간에 어울리는 색과 패턴, 소재를 매칭하는 재미가 크다. 이곳에서 컨설턴트와의 상담을 통해 견적을 받아 합의가 이뤄지면 전문 디자인 팀이 본격적인집 꾸미기’ 리모델링 작업에 돌입하는 시스템이다.



“집집마다 다른 고유한 개성과 요소, 기존의 크기와 형태 등을 주의 깊게 살피며 고민합니. 기능과 스타일 가운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둘지 결정되면 가구와 아트 피스, 인테리어 요소를 제안하고 있습니.” 폭스 웰을 통해 폭스 홈스는 부동산 업무와 리모델링을 연계한 사업을 다각도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팬데믹이라는 복병을 만나 한때 침체기를 맞기도 했지만 2년간의 난항 끝에 세계적 전염병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며 ‘전문 인테리어 팀’을 갖춘 부동산 폭스 홈스는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팬데믹을 겪으며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은 미국에서는 집을 구입해 새롭게 고쳐서 살기보다는 당장 입주해 살 수 있도록 준비된 집을 선호하고 있습니. <월 스트리스 저널>의 최근 기사는 ‘준비된 집’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의 변화된 심리를 대변한다.












팬데믹 시기를 지나오며 그간 집은 학교, 사무실, 피트니스, 작업실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했다.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사용했던 낡은 소파, 관리되지 않은 잔디밭, 금이 간 벽과 물이 새는 수도꼭지 등 마모된 집의 상태를 직면하기에 이르렀다. ‘떠나야 할까, 머물러야 할까? <워싱턴 포스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팬데믹 이후 금리 인상으로 집 가격이 폭등하며 미국인들은 집을 팔고 이사하는 대신 현재 자리에 머물며 주거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습니.” 약 15년간 고객들의 꿈의 집을 찾는 데 노력해온 폭스 홈스 대표 헤더 폭스의 말은 리모델링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 상기하도록 만든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이에게 새집을 짓는다는 건 다소 벅찬 작업일 수 있어요. 하지만 최악의 집을 보석으로 바꾸는 작업은 힘든 만큼 자부심과 보람이 큰 일입니. 사람들을 좋아하는 동네에 머물게 하고 그들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일한 작업이기 때문이.




RELATED POSTS

PREVIOUS

내가 원하는 곳에 세우는 바퀴 달린 작은 집
반 보 르멘젤의 타이니하우스

NEXT

베스트셀러가 말하는 지금 일본 사회
2018년 일본에서 주목받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