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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걸 그림을 내 손으로 고르고 싶다면

책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

Text | Young-eun Heo
Photos | Designhouse, Kiaf Seoul, Frieze Seoul

부자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아트 컬렉팅에 도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만큼 예술이 우리 삶에 가까이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초보자에게 미술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곳이다. 방대한 지식과 예민한 감각 사이에서 방황하는 초보 컬렉터들을 위해 예술품 거래 전문 변호사이자 10년 차 컬렉터인 케이트 리가 아트 컬렉팅의 A부터 Z까지 알려주는 책을 출간했다.

 

 

 


프리즈 서울 전시 관람 장면




거실 벽이 허전해 그곳에 걸 그림을 찾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아트 포스터를 검색하다가 이왕이면 내 취향에 맞으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림을 걸었으면 하는 마음에 미술품에 이르게 되었다. 때마침 미술 투자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늘어나던 시기라 감상 겸 재테크용으로 예술 작품을 집에 두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초보자 눈에는 하얀 건 화면이고 검은 건 글씨일 뿐이었다.



아트 컬렉팅 입문자 중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나 자신의 취향에 꼭 맞는 예술품을 소장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람도 있지만, 미술 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투자 목적으로 시작한 사람도 있다. 현재 미술 시장은 경제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미술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한국은 아시아 미술 시장의 새로운 거점이 되고 있다. 작년에 세계적인 아트 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서울에 상륙하면서 일반 대중도 아트 컬렉팅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에 힘입어 세계 유수의 갤러리들이 앞다투어 서울 분점을 내고 있다. 전보다 가까이에서 예술을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되자 아트 컬렉팅에 대한 벽도 허물어졌다. 부자처럼 거장의 작품을 경매로 구매하거나 많은 수의 작품을 수집할 수는 없어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작품 한 점 정도는 집에 걸어두고 싶어서, 그리고 소장을 넘어 투자에까지 이르고 싶어서 아트 컬렉팅을 시작하게 된다.





키아프 서울 전시 관람 장면




하지만 아트 컬렉팅은 단순히 집에 미술 작품을 두고 싶거나 예술을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시작할 수 없다. 미술사를 알아야 하고, 좋은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는 눈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 투자라는 목적까지 더해졌으니 미술 시장의 흐름과 관련 세법도 알아야 한다. 공부할 것도, 봐야 할 것도 넘쳐나는 아트 컬렉팅. 이를 족집게처럼 알려줄 사람이 필요하다.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는 현대의 미술 시장 흐름과 컬렉터가 알아두면 좋을 기본 세법까지 다루는, 이제 막 아트 컬렉팅에 첫발을 내딛으려고 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저자 케이트 리는 예술품 거래 전문 변호사이자 10년 차 컬렉터다. 저자의 전문성과 오래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복잡하고 어려운 지금의 미술 시장 흐름을 알려주고, 작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방법을 간결하게 알려준다. 또 갤러리와 작가는 어떤 관계인지, 반 고흐 작품인데 왜 작품별로 경매 금액이 달라지는지, 판화와 사진이 전통 회화보다 낮게 작품 가격이 측정되는 이유 등 평소 궁금했던 부분까지 귀에 쏙 들어오게 알려준다.



지금의 미술 시장은 다각화되고 있다. 갤러리나 페어에서 작품을 구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통해 작품을 구매하고, 기술 발전에 힘입어 NFT라는 새로운 작품 구매 방식이 등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갑자기 이뤄졌기 때문에 평소 관심 있던 사람이 아니라면 명확하게 알기 힘들다. 그래서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는 미술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판매 및 구매 방법을 설명함으로써 초보 컬렉터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한편 저자의 전문성을 살린 내용, 저작권과 세금에 관련된 내용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으로 아트 컬렉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아트 컬렉팅에 필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풀어냈지만, 책을 읽을수록 아트 컬렉팅의 세계가 얼마나 방대하고 깊은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현실적인 금액으로 자신만의 컬렉션을 구성하고 이를 자산으로 만들려면 천천히 시간을 들여 안목을 키우고 미술 시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타인의 부추김으로 작품을 구매하지 않고 내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최근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여성 작가, 3세계 작가, 아트 토이 등도 소개하는데, 이를 잘 살펴보면서 시야를 확장한다면 여러모로 자신의 상황과 부합한 작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아트 컬렉팅: 감상에서 소장으로, 소장을 넘어 투자로>를 통해 기초 지식을 쌓은 다음 천천히 한 단계씩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작품을 찾아내는 나만의 관점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직접 선택하고 구매한 작품을 집 한편에 걸어두고 마음껏 즐기는 날이 올 것이다. 어쩌면 아트 컬렉팅은 수익을 넘어 예술 작품 하나로 공간이 달라지고 일상이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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