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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재생, 큐레이션, 홈데코

보고 만지고 느끼는 자재 도서관

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Text | Young-eun Heo
Photos | Younhyun Trading

단어 몇 개만 입력하면 AI가 저절로 건물을 만들어주는 세상이 되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 맡는 경험을 그리워한다. 이런 오감의 경험이야말로 영감의 원천이 되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윤현상재가 세상의 모든 자재를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는 머티리얼 라이브러리를 열었다.








타일 자재 수입 전문 회사인 윤현상재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스페이스 비이Space B-E는 예술과 건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 활동의 중심에는 ‘물성’이라는 주제가 있다. 물성의 탐구가 건축을 발전시키는 근간이 된다고 믿는 윤현상재와 스페이스 비이는 서울 논현동에 머티리얼 라이브러리Material Library를 개관했다.



세상의 온갖 자재가 모여 있는 머티리얼 라이브러리는 윤현상재가 2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동안 진행하는 프로젝트 [EXP: 8Seasons]가 열리는 문영빌딩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library)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머티리얼 라이브러리는 도서관과 똑같이 생겼다. 공간을 따라 서가가 줄지어 있고, 그 안에는 다양한 건축자재가 빈틈없이 전시되어 있다.








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에는 나무, , 유리 같은 인간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전통 소재로 만든 자재는 물론, 플라스틱과 실리콘같이 인간이 만든 소재로 된 자재도 있다. 또 최근 트렌드에 맞춰 폐플라스틱이나 폐섬유를 활용한 리사이클링 자재도 있다. 이 외에 한지, 점토와 같이 주로 공예나 디자인에서 활용하는 자재도 전시해 매우 다양한 자재를 직접 만져보고 그 차이와 장단점을 알 수 있다.



각 자재의 물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머티리얼 라이브러리에는 단순히 샘플만 전시되어 있지 않다. 손잡이, 스위치처럼 실제로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선택해야 하는 자재도 갖춰놓아 조금 더 수월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온라인보다 더 다채로운 자재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집 꾸미기를 앞두고 직접 와서 보고 결정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색감과 재질감은 모니터에서 보는 것과 당연히 다르므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때로는 머티리얼 라이브러리에 있는 자재를 보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자재를 보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에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자주 찾아온다. 윤현상재는 머티리얼 라이브러리가 창작자들의 디자인 플랫폼으로 기능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여러 창작자의 재료와 도구를 전시하고 그들의 작업 이야기를 전달한다.










머티리얼 라이브러리는 크게 커머셜 존과 크리에이티브 존으로 나뉘는데, 크리에이티브 존에는 윤현상재가 큐레이션 한 공예가와 디자이너의 작품을 전시한다. 주로 자재가 작품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는 작가들을 소개한다. 때때로 문영빌딩에서 펼쳐지는 프로젝트 [EXP: 8Seasons]의 주제에 맞춰 전시가 다룰 소재를 결정한다. 지난 9월 중순에 열 [EXP: 8Seasons]의 두 번째 시즌 주제는 ‘종이’였다. 이에 맞춰 머티리얼 라이브러리에서는 종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작가와 공예가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 외에 ‘머티리얼 레시피Material Recipe’라는 토크 프로그램을 열어 창작의 원천이 되는 자재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윤현상재는 블로그,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 활동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점을 이용해 머티리얼 라이브러리도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 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의 인스타그램에서는 라이브러리가 소장한 자재의 특징을 상세히 소개한다.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존에서 전시하는 작가들도 함께 소개해 정보와 영감을 동시에 전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자재가 있다. 사실 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는 공간이 협소해 세상의 모든 자재를 소개할 수 없고 부피가 큰 자재를 전시할 수도 없다. 그래서 윤현상재는 2년 뒤 프로젝트가 끝나면 더 넓은 장소에서 라이브러리를 정비해 새롭게 열 계획이다. 건축과 인테리어 작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실제로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이 모두에게 큰 영감을 준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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