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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면의 활약

브랜딩에 사용하는 면 소재

인간의 삶과 면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은 합성 소재, 신소재의 개발에 따른 것이었다. 더 싸고 기능적이며 관리가 쉬운 대안 소재가 빠르게 인간의 삶에 파고들었고, 자연스럽게 면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점차 사용 비중이 낮아졌다. 이런 변화에 이은 또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역설적으로 면을 집으로부터 밀어낸 브랜드들에 의해서다. 이는 기능뿐 아니라 브랜딩 관점에서 면의 활용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의미다.






(cotton)은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산업혁명에 이르기까지 문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 여러 문화권에서 부와 무역의 상징이었으며, 전 세계 경제와 산업을 형성하기도 했다. 면은 의류, 침구류 등 집 안의 기본 물품 소재에서, 편의성과 경제성 새로운 소재 그 자리를 내주며 과거의 영광을 뒤로했다. 그러나 합성 원단과 달리 자극적이지 않은 성질로 인해 아기 옷, 수건, 의료 제품 등의 영역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면의 쓰임은 여전히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인간이 생존하고 생활해온 데에서 면이 주요한 역할과 위치를 차지음은 분명하다. 이러한 인간의 삶과 면의 관계에 변화가 생 것은 합성 소재, 신소재의 개발에 따른 것이. 더 싸고 기능적이며 관리가 쉬운 대안 소재 빠르게 인간의 파고들었고, 자연스럽게 면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점차 사용 비중이 낮아졌다. 이런 변화에 이은 또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역설적으로 면을 집으로부터 밀어낸 브랜드들에 의해서다. 이는 기능뿐 아니라 브랜딩 관점에서 면의 활용 가능성을 발견다는 의미다.


브랜드가 면을 자사 브랜딩에 사용는 예 중 하나는 럭셔리.프리미엄 및 친환경 브랜드를 위한 면 드로스트링 백drawstring bag(끈이나 고무줄을 잡아당겨 입구를 여닫는 가방)이다. 럭셔리.프리미엄 패션, 주얼리, 뷰티 브랜드가 패키징의 일부로 면 파우치나 토트백을 사용하여 패키징 과정의 경험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을 표현하고 있다. 예컨대 루이비통과 구찌는 신발과 액세서리를 면 더스트 백dust bag으로 포장해 제품 보호뿐 아니라 브랜드의 프리미엄 느낌을 강화시킨다. 이와 함께 파타고니아, 더바디샵 등 자연주의를 추구하는 브랜드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대안으로 면을 사용하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브랜드 방향성을 강조한다. 생분해성이며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플라스틱과 합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 소재이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 면은 플라스틱이나 합성 소재에 비해 부드러움과 아날로그적 세련됨을 한다.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가 자사 제품을 면 소재 파우치로 포장하는 이유다. 자연 소재의 질감은 인간 본연의 감각을 자극시킨다. 에르메스는 일찍이 문손잡이처럼 매장 내 소비자의 손이 닿는 곳을 자사 가죽으로 마감하기도 했다. 한편 지속 가능성 럭셔리의 핵심 가치로 자리한 지 이미 오래다.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유기농 면 같은 친환경 소재를 고급 소재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자사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전할 있는 패키징은 꽤나 효율적이면서도 강력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한다.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Aesop은 이러한 면을 브랜드 요소로 가장 잘 활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이솝은 표백지 않은 면 드로스트링 파우치를 사용한다. 타 브랜드에 비해 면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리기 위해 얇은 두께를 유지한다. 이는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미적 감각을 자사 제품뿐 아니라 패키징에서부터 이어가고자 하는 이솝의 전략과 연결된다. 시나 소설 등 문학적 감성을 브랜드 마케팅에 접목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디자인도 유려해 타 브랜드의 그것에 비해 유독 버리지 않고 보관하거나 개인 차원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는 경우가 많다. 요즘 많은 브랜드가 면을 패키징과 같은 브랜딩 요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솝의 면 패키징 수준이 워낙 높더러 그 효과 컸기에 다른 브랜드로의 확산에 이솝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감각을 패키징에서부터 이어가고자 하는 브랜드 전략과 연결된다.”



면 소재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아님에도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그 가치와 연관된다. 면이 본질적으로 고급스러운 소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신소재와 신기술로 인한 상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강하게 끄는 시장 흐름에서, 인간에게 오랜 시간 대를 이어 각인된 그 감촉과 감성으로부터 오는 감각은 어느 소재보다 강한 끌림을 만들어내는 듯하다. 가장 친근하고 흔한 것으로부터의 긍정적 이미지를, 브랜딩 전략에 능한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가 활발히 활용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면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고 있다. 여전히 첨단 소재가 여러 부분에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면은 생분해성, 친숙함, 적응력 등을 통해 브랜드가 간과할 수 없는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면 패키징은 더 이상 단순한 포장이 아니라 소비자와의 교감을 통한 지속 가능한 브랜딩 도구로 자리하고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오랜 시간 집을 구성해온 많은 것들은 각자만의 변하지 않는 역할과 의미를 갖고 다는 것을.



Text | CH

Photos | Aesop, HM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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