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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 나는 집’의 귀환

2026년 인테리어 트렌드

작년 연말, 많은 전문가가 앞으로 1년을 이끌어갈 트렌드를 예측했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유행했던 스타일이 사라지고 집의 본질이 느껴지는 스타일이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인테리어 디자인은 지난 몇 년간 비슷한 스타일이 반복되거나 재생산됐다. 그런 현실을 고려한다면 2026년은 인테리어 트렌드의 변곡점이 될지도 모른다.








실용성을 높이고, 스타일은 줄이고, 본질은 더해야 합니다.” 2026년 디자인 트렌드를 예측한 월페이퍼 기사에서 디자인 큐레이터 안니나 코이부Anniina Koivu가 이렇게 말했다. 이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디자인인 인테리어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인스타그램은 이제 그만

현재 인테리어 유행을 이끄는 중심축을 꼽자면 인스타그램을 빼놓을 수 없다. 사진과 릴스로 개인의 삶을 보여줄 수 있는 소셜 미디어의 등장 이후 사람들은 자신의 아름다운 집을 공개하거나, 그것을 보며 인테리어를 공부하고 따라 했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이런 흐름이 가라앉을 전망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라이언 사기안Ryan Saghian사진을 찍기 위해 완벽하게 꾸민 집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줍니다. 형태가 기능을 압도하는 공간에는 실제 삶이 담겨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라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 생태계에 익숙해진 대중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민 집을 알아보는 능력이 생겼고, 그 넘쳐나는 이미지에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앞으로는 사람이 거주하는 흔적이 보이고 진짜 집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원하게 될 것이다. 정돈되지 않아 어수선하지만 집에 사는 사람의 삶과 개성이 느껴지고, 세월의 흔적이 배어 있는 낡은 가구와 오브제가 곳곳에 놓여 있으며, 스타일과 형태가 각기 다른 소품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집주인의 미감이 엿보이는 공간은 보는 이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그 안에서 자신과 맞는 포인트를 찾도록 만들 것이다.






(위 모두) 리나 보 바르디가 건축한 자신의 집카사 데 비드로Casa de Vidro’(1951) / ©NelsonKon



패스트 디자인 아웃

유행하는 가구와 소품이 하나둘 생기면서 리빙 시장에는 디자이너 제품을 저급 소재로 만든 모조품이 등장했다. 예상과 다르게 모조품들은 높은 판매율을 보였고 심지어 한국에선 ‘st’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점차 진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면서 더 좋은 가구를 찾아 나서는 사람도 생겨났다. 2026년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샐리 오코너Sally O’Connor고객들이 지속 가능성과 품질을 첫 번째로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이 높고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선호하죠라고 포브스를 통해 밝혔다. 이러한 소비자의 태도는 유명하지 않더라도 장인 정신으로 만든 가구와 소품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은 골동품이나 빈티지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한편 이것은 저소비 운동과도 연결된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경기 불황과 기후 위기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지금까지의 흐름에 의문을 가지게 했고, 이는 인테리어에도 영향을 미쳤다.








흰색은 지겨우니까

흰색은 마법의 색이다.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고, 복잡한 집 안을 정돈된 것처럼 보이게 하며, 어떤 아이템도 조화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집을 화이트 톤으로 꾸몄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파워가 줄어들 것 같다. 특히 주방에서 흰색 붙박이장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생동감 넘치는 색상으로 채워질 것이다. 주방뿐 아니라 거실, 침실 등도 다채로운 색으로 바뀔 수 있다. 북유럽 인테리어의 등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화이트 오크나무도 서서히 사라질지 모른다. 물론 목재는 앞으로도 큰 사랑을 받을 것이다. 다만 밝은색보다는 호두나무나 마호가니 등 짙은 색의 목재를 더 많이 사용할 것이다. 또한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게 되면서 결이 아름답고 옹이처럼 나무만이 가지는 흔적이 느껴지는 목재로 만든 가구와 소품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트로 맞춘 가구

하나의 브랜드 혹은 하나의 컬렉션으로 꾸민 공간은 통일되고 조화롭지만, 한편으론 지루하고 심심하게 느껴진다.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집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사람들은 획일화된 가구와 지나치게 완벽하게 어울리는 소품 대신 살짝 어긋나더라도 재미와 활기를 주는 가구를 들일 것이다. 2023년의 그래니 시크granny chic에서 시작해 맥시멀리즘이 서서히 인기를 얻더니 2026년부터는 이 흐름이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빈티지와 골동품처럼 시간의 흐름이 보이는 아이템이 현재의 아이템과 섞여 다양한 시대가 한 공간에 존재하고, 색은 물론 소재도 다양해질 것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스타일이 공존함으로써 그곳만의 이야기를 전달하게 된다. 이전에는 필요한 가구만 배치했다면, 앞으로는 장식용 소파나 테이블 등을 들여 공간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사람도 등장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2026년 인테리어 트렌드의 핵심은사람 냄새 나는 집이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인테리어 트렌드의 핵심을 한마디로 정리하면사람 냄새 나는 집이다. 지금 집을 둘러보자. 인테리어 잡지 혹은 인스타그램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처럼 항상 아름답고 깔끔하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복잡해 보여도 그 안에 질서가 있고, 완벽하지 않지만 편안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과거에는 그런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했다면 이젠 거기에 진짜 삶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지나친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과 그로 인한 도파민 중독이 그 사실을 깨우쳐준 건 아닐까 싶다. 트렌드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반응이자 감정이니까 말이다.



Text | Young-eun Heo

Photos | Clemens Kois, J. Wilson, Jürgen Nog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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