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FEATURE|라이프스타일, 홈데코

용도 구분 없는 만능 의자

마루니 라운디시 체어

집을 일터로 사용하기도 하고, 카페가 되었다가 바가 되기도 하는 등 공간의 역할이 모호해짐에 따라 점차 공간을 구분 짓는 것도 무의미해진다. 사용자에 따라 공간이 정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공간에 놓고 쓸 의자도 굳이 쓰임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1928년 설립해 ‘산업화한 장인 정신 industrialized craftsmanship’을 콘셉트 삼아 가구를 제작해 온 마루니 Maruni. 오늘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집, 오피스, 공공장소 등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라운디시 체어 roundish chair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들어보려 한다.








“공간의 경계와 구분이 없어질수록 나무라는 소재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라운디시 체어의 콘셉트와 오늘날의 주거 환경은 어떻게 관련돼 있을까요?
(후카사와 나오토, 파트너 디자이너) 점차 공간의 용도와 활용법을 명확하게 선을 그어 구분 짓는 일이 줄고 있습니다. 점차 같은 공간이라 해도 키친, 회의실, 라운지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공간에 놓이는 가구 역시 용도를 구분해야 하는가에 관해 물음을 갖게 된 것입니다.

(아먀나카 타케시, 마루니 회장) 공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는 데 저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사무 공간을 집처럼 만들고자 하는 니즈 이면에는 긴장감을 풀고 일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크리에이티브 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죠. 그런 시도는 더욱 진화할 것이고요.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간의 경계와 구분이 없어질수록 나무라는 소재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에 같은 나무가 존재할 수 없는 만큼 디자인이 같아도 미묘하게 다른 개성을 지니게 될 뿐 아니라, 나무 특유의 질감과 촉감으로 인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매력이 함께 공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라운디시 체어도 그중 하나이고요.



좌식 문화가 있어 온 동양 주거 환경에서 의자가 서양과는 다르게 이해되는 부분이 존재할까요?

(후카사와 나오토) 일본과 한국 모두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죠. 그렇지만 상당한 시간 동안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어떤 문화권에서든 의자를 사용하는 방식의 차이는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보다는 공간에서 의자를 포함한 가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즉 본질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공간에 구애 없이 몸과 의자가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의자가 내 몸을 감싸는 안정감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들입니다.

(아먀나카 타케시) 과거 일본에서는 ‘사장님의 의자(社長の椅子)’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지위나 권위를 의자와 연관시키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의자란 어디에 가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죠.








“공간을 내가 원하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한 시작은 의자처럼 그곳에 놓인 ‘디테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라운디시 체어는 특유의 미학과 장인 정신에 바탕을 둔 기능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습니다.

(아먀나카 타케시) 제아무리 디자인이 훌륭해도 내구성이 떨어지거나 앉아서 편안하지 않으면 의자가 가져야 하는 본질에 충실하다고 할 수 없어요. 후카사와 나오토 같은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신뢰 관계를 쌓아가며 같은 생각을 공유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한 가지 유념할 것은 기능과 형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과정은 결코 타협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치를 높이려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선 작업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은 라운디시 체어를 어떤 공간에 놓고 싶으신가요? 또 내 집에 놓을 의자를 찾는 이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후카사와 나오토) 라운지와 다이닝 공간을 겸할 수 있는 장소에 놓으면 좋을 듯 합니다. 편안하게 쉰다는 목적과 기능이 중첩되는 곳이니까요. 모든 가구가 그렇지만 사용하기 편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오브제로서 매력적인 것을 선택했으면 합니다. 공간을 내가 원하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한 시작은 의자처럼 그곳에 놓인 ‘디테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아먀나카 타케시) 사람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 놓아도 좋겠어요. 디자이너나 브랜드명이 처음엔 도드라지진 않더라도, 어느새 다수가 선택해 앉아 있을 정도가 되면 의자로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디자이너 의자부터 공공장소 벤치까지 의자는 다양한 공간에서 다채로운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의자에 앉아 보내는 시간은 하루 중에서 제법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의자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 이상으로 클지 모른다.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필요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게 될수록 의자의 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 어는 공간에서든 내 집에 있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편하고 싶은 니즈가 증가할 테니까.

주변에 늘 있어 당연시하던 의자에 앉아 몸과 의자가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그리고 주변 공간과는 어우러지는지 다시 살펴보자. 내가 원하는 공간을 위한 실마리는 언제나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RELATED POSTS

PREVIOUS

새로운 내 집을 향한 첫걸음
하우스 리터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