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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노마드, 친환경

마당 창고를 사무실로

영국의 신조어 ‘쇼피스 Shoffice(Shed + Office)’

Text | Angelina Gieun Lee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면 일을 하는 데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덕분에 장거리를 이동하며 일정한 장소에 출퇴근할 필요도 줄었다. 카페를 비롯한 다양한 공간을 사무실 공간처럼 활용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 내가 좋아하는 장소를 골라 내가 일하는 공간으로 삼으며 누릴 수 있는 이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소음, 자리 등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변수가 생각보다 많다. 그렇다면 내 시선과 손길이 닿을 만한 곳에서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바로 내 집에 남아도는 자투리 공간을 말이다. 나라와 문화권에 따라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내 집 어느 한구석은 미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마련이다.




“쇼피스를 두고 영국 <타임스 the Times>는 ‘유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리시한 부가물(add-ons)’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케임브리지 온라인 블로그는 7월 이달의 신조어로 소개하며 사전에 등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영국인들이 눈길을 돌린 곳은 바로 정원 한구석에 자리 잡은 물품 보관 창고, 셰드 shed다. 오랫동안 정원 가꾸기에 관심을 가져온 영국의 문화를 반영하듯 정원이 있는 주택에는 관련 물품을 보관하는 공간이 있다. 그러나 이전만큼 가드닝에 할애할 시간과 관심도는 떨어져 정원 내 창고 공간을 방치하는 일이 잦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니즈는 높아가는데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공간을 새롭게 마련하기가 세계 주요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어렵다.

변화하는 니즈에 부합할 여러 대안 중 주변에서 그나마 쉽게 찾아내 활용할 수 있던 물품 보관 창고를 내 사무실로 겸할 수 있게 개조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시도가 하나둘 등장하며 이제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창고(shed)와 사무실(office)을 합성한 ‘쇼피스 shoffic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 peter cade




처음 시도할 무렵인 2010년 초반의 쇼피스는 창고 공간을 정리한 후 전기 배선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연결하는 초보적인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무실뿐 아니라 취미 활동 공간, 작업실, 홈 트레이닝 혹은 가든파티 공간 등 쇼피스의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취향과 니즈에 따라 공간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아이디어와 기술이 다양해짐에 따라 영국인들의 관심을 더 많이 얻고 있다.

쇼피스를 두고 영국 <타임스 the Times>는 ‘유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일리시한 부가물(add-ons)’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케임브리지 온라인 블로그는 7월 이달의 신조어로 소개하며 사전에 등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쇼피스를 둘러싼 관심과 인기를 반영하듯 쇼피스 조성을 전문으로 하는 스마트 가든 오피스 Smart Garden Office(www.smartgardenoffices.co.uk)가 등장해 맞춤형 대안을 제시하고, 영국 건축 스튜디오에서 블로그 공간을 할애해 쇼피스를 소개하거나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정원이 있는 주택보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공간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우리의 컨텍스트와 상황에서 쇼피스는 그저 먼 나라 영국 이야기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니즈와 취향이 바뀌고, 이에 따라 내 집과 주변 공간에 대한 시선과 활용 방법을 능동적으로 바꿀 시도를 해볼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영국에서 자리 잡고 있는 쇼피스를 눈여겨볼 만하다.

새로이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내 집 혹은 주변에서 미처 눈에 안 띄었거나 활용하지 못했던 공간을 찾아내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도 그 못지않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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