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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집으로

단독주택 그린하우스, 공동주택 RAG

머리 위로 파이프가 지나가는 카페, 철제 계단이 건물 밖으로 나온 뮤지엄, 철망을 파티션으로 사용하는 호텔 로비 등 우리 주변에는 공장의 한편을 보는 것 같은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이 자리하고 있다. 처음에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발생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은 상업 공간을 넘어 어느새 주거 공간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흉내를 낼 것이 아니라 진짜 공장을 집으로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본 콘텐츠는 20196‘VILLIV’ 매거진에 실린진짜의 인더스트리얼 하우스’ 기사를 활용했습니다.




단독주택 그린하우스 전경



주거 용도로 설계한 건물을 개·보수하는 데에도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그런데 다른 용도로, 심지어 공업 시설이었던 건물을 집으로 탈바꿈시다는 발상은 생경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피트 인 에Piet Hein Eek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그가 동료 건축가 이 데커Iggy Dekkers와 협업해 완성한 그린하우스Green HouseRAG는 공업용 시설이었던 건물을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각각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으로 변시킨 사례다.


그린하우스와 RAG 건물은 한때 필립스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운영하던 생산 공장 단지 내 부대 시설이었다. 폐허가 된 건물은 분양을 통해 입주자를 모았고, 입주자 각자의 요청에 따라 기존 공간에서 사용 가능한 자재와 기술적 한계에 따라 균형점을 찾고자 했다. 이에 대해 피트 인 에크는제 작업을 관통하는 철학은 게 주어진 모든 요소를 활용해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것입니다라며, “그린하우스와 RAG 프로젝트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죠. 입주자는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를 제대로 구현한 집에서 살고 싶어 했는데, 흉내만 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








(위 모두) 단독주택 그린하우스 내외부







(위 모두) 공동주택 RAG 이전 모습과 현재 리뉴얼 된 내외부



그들은 필립스 공장 부지에 있던 배기 및 배수 펌프 시설을 활용해 당초 목표한 콘셉트를 구현한 공동주택을 짓고자 했고, 입주자의 니즈를 반영하되 각각의 프라이버시 또한 보장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예컨대 공동주택인 RAG의 경우 과감히 건물 가운데를 뚫어 복도 공간을 만듦으로써 많은 문제 해결었다. 처음 예상한 입주 가구 수는 줄어들었지만 자연스럽게 거주 공간 사이에 거리가 생겨 입주자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게 되었다.


또 자연 채광과 미적 요소도 충족시켰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내부 계단은 그대로 두었다. 흥미로운 것은 제약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한 것이 오히려 입주자의 니즈에 더 부합된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본래 규모가 동일한 8개 주거 공간을 분양하려고 했는데, 철거하지 못한 계단에 맞추어 공간 구획하다 보니 6개의 대형 공간과 4개의 소형 공간으로 나누어져 구성이 다양해진 것이다. 그 결과 입주자의 니즈를 투영해 공간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입주자는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를 제대로 구현한 집에서 살고 싶어 했는데, 흉내만 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피트 인 에크는 집에 대해 이렇게 밝힌다. “제가 생각하는 집은 들어서는 순간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는 공간이에요. 제가 살기 위해 현재 프랑스 마발레Mavaleix에 짓고 있는 집도 저의 디자인 철학에 따라 새로운 건물을 짓는 대신 기존에 있던 물레방앗간을 이용하고 주변의 자연환경을 활용하고자 합니다.”



Text | Angelina Gieun Lee, HMMB

Photos | PIET HEIN 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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