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LIV



SPACE|라이프스타일, 로컬, 홈데코

집을 닮은 아트 갤러리

프랜시스 갤러리

“시리얼”은 우리가 생각하는 매거진의 의례적인 행보를 비켜 간다. ‘매거진은 매달 발행해야 한다’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연간 두 권만 선보이고 있다. 근대 유산 같은 빅토리아 시대 건물을 사용하는 편집부 사무실은 누군가의 아늑한 응접실과 닮았다. 아울러 가정집 거실에 놓일 만한 라운지 소파와 삐걱대는 나무 바닥의 소음은 “시리얼”의 정제되고 고요한 콘텐츠와 닮았다. 마치 집처럼 아늑한 공간에서 창의적 사고가 발현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본 콘텐츠는 201910‘VILLIV’ 매거진에 실린집을 닮은 아트 갤러리’ 기사를 활용했습니다.






2012년에 창간한 시리얼이 그들이 사랑하는 도시 배스에 재미난 공간을 마련했. ‘아트와 책, 여행을 통해 삶의 균형과 콘텐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편집장의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프랜시스 갤러리Francis Gallery가 그것이다. 두 거리가 맞닿은 지점에 꼭짓점처럼 위치한 독특한 파사드 건물은 화이트 큐브 형태의 정형화된 갤러리 공간에서 탈피했다. 가정집처럼 생긴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벽난로와 소파가 있는 응접실과 아직 책상의 온기가 남아 있을 것만 같은 서재가 펼쳐진다. 매거진 콘텐츠에 숨을 불어넣는 공감각적 산물이랄까. 아트와 공예, 예술이란 일상 깊숙이 들어와 공간의 주인과 온전히 교감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시리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2019 7월 프랜시스 갤러리는 오프닝 전 모던 아카이브Modern Archive’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공간에 예술 작품을 하나의 반려인처럼 들이는 최근의 트렌드를 담백하게 선보였다. 회화 작가 매슈 존슨Matthew Johnson, 도예가 로미 노스오버Romy Northover, 서울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 도예가 허윤영의 작품은 실재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에 놓이며 온기를 입었다. “많은 이들이 몰입형 예술 경험을 원한다. 집이라는 공간은 양질의 휴식을 위해 아트를 필요로 하고, 갤러리는 그런 간접 체험이 가능하도록 다각도로 변화하고 있다.” 시카고 에어비앤비 아트 갤러리오픈 하우스 컨템퍼러리Open House Contemporary’ 대표 매슈 켈렌Mattew Kellen의 설명은집 같은 갤러리’, ‘갤러리 같은 집의 최근 경향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집이라는 공간은 양질의 휴식을 위해 아트를 필요로 하고, 갤러리는 그런 간접 체험이 가능하도록 다각도로 변화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로즈마리 오베르송Rosemarie Auberson의 전시까지 두 번의 전시를 마친 프시스 갤러리는 자기 색이 분명한 콘텐츠야말로 공간과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완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는 어디선가 많이 본, 누구나 사용하는 유명 식기와 커틀러리, 엇비슷한 라탄 체어, 테라코타 화분과 창틀의 흰 커튼까지 마치 규정에 맞춰 착장한 교복과 같이 공간을 채운다. 갤러리처럼 근사한 공간을 꾸미고 싶어 했으나 집주인의 취향과 명확한 라이프스타일이 담기지 않은 공간을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슬로 라이프라는 확실한 삶의 방향성을 이야기해온 시리얼은 이제 삶의 공간을 채우는 방식을 예술로부터 제안한다.



Text | Nari Park

Photos | FRANCIS GALLERY



RELATED POSTS

PREVIOUS

집을 떠나 집을 생각하다
호텔 그라피 네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