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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같은 집, 집 같은 별장

‘하우스 오브 토비아스 야콥센’ 외

수많은 집의 디자인은 각기 달라도 거실과 방, 통로와 화장실 등으로 이루어진, 구조적 측면에서는 대체로 비슷한 특징을 지닌다. 그렇다면 거주라는 집의 쓰임을 바꾸면 어떨까. 별장이 집과 달리 갖는, 조금은 다른 목적을 형태적으로도 극대화하면 어떨까. 집이라는 공간이 가진 고정 관념을 벗어나 목적과 구조를 조금 바꾼다면 또 다른 새로운 공간의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우스 오브 토비아스 야콥센House of Tobias Jacobsen은 덴마크의 디자인 거장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의 손자 토비아스 야콥센이 조부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제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집 같은 장소를 마련하고 싶어 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 바람은 일본 파트너와 협업을 추진한 끝에 2016 4월 오사카에 문을 열며 실현됐다. 본래 건축가였던 아르네 야콥센은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배치할 가구를 디자인하며 가구 디자인사에 남을 제품을 다수 남겼는데, 그 후손이 선대가 디자인한 가구와 제품을 선보이는 공간을 조성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우스 오브 토비아스 야콥센이 들어선 건물은 1900년대 초반에 지은 단층 목조 건물로 당시의 골격을 최대한 유지했다. ·외부 모두 화이트 위주로 도색하고 창틀 등 일부는 유럽 스타일을 참고해 최대한 자연 채광이 많이 되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 형태에는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아 녹지가 많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외관상 단독주택처럼 꾸몄으며 내부 역시 현관, 응접실, 서재, 부엌 등 여느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구조다. 이곳에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체어를 비롯해 루이스 폴센의 AJ 램프, 로젠달의 벽시계 등 다양한 제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20252‘VILLIV’ 매거진에 실린오사카의 여름 별장 같은 쇼룸에서 이어집니다.






이 건물은 2016년 그리스 할키디키Halkidiki에 지은 여름 별장이다. 지중해 바다와 이 지역의 유명한 수도원이 내려다보이는 올리브나무밭에 지어더 올리브 트리 하우스The Olive Tree House로 불린다. 클라이언트는 주말용이자 저관리형 주택을 의뢰했고, 건축가 에바 소페오글루Eva Sopeoglou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모든 건축자재는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했다. 이 별장의 가장 큰 특징은 태양의 움직임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3 x 7m 크기의 직사각형 평면은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에 맞추어 배치돼 있다. 하루 동안 해의 움직임에 따라 내부 공간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건물이 정확히 동서남북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기 때문에 각 입면과 방은 각기 다른 성격을 띤다. 이는 그림자의 질감과 강도에 영향을 받아 달라진다. 한편 주변과의 조화 측면에서 또 다른 특징은 올리브나무와 관련 있다. 각 공간을 연결하는 내부 복도는 주변의 올리브나무들과 정렬시켜 집과 주변 환경의 일체감을 보여주려고 했다. 외부 무늬는 올리브나무 그늘이 만들어내는 패턴에서 영감을 받아 적용한 것이며, 가볍고 유연한 금속 재질을 사용해 집 전체 이동이 가능하다.

20256‘VILLIV’ 매거진에 실린올리브나무밭에 지은 지중해 별장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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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예술과 건축(Arts & Architecture)" 발행인 존 엔텐자John Entenza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하우징 수요를 대비해 혁신적이면서 실용적이고 살기 좋은 집을 선보이고자 했다. 그리고 동시대 유명 건축가를 초청해 캘리포니아 남부를 중심으로 시작한케이스 스터디 하우스 프로그램Case Study House Program 194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 진행했다. 임스 부부의임스 하우스The Eames House’여덟 번째 케이스 스터디 하우스, 1945년 스케치를 시작해 1949년에 완성했다. 흔히 패션 디자이너는 옷을 디자인할 때 자신의 뮤즈에게 영감을 받고, 건축가는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을 떠올린다고 한다. 임스 부부는 그들의 집을디자인 혹은 아트 업종에 종사하며 자녀들과 더 이상 함께 살지 않는 결혼한 커플을 위해 지은 집이라고 소개한다. 이는 임스 부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임스 하우스는 로스앤젤레스 근교 샌타모니카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샌타모니카 협곡에 있다. 70년 된 집이라고 하기에 놀랄 만큼 현대적이다. 화가 몬드리안의 원색 면과 선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유명한데 스틸De Stijl’ 스타일을 표방했다. 레이 임스는 집을 설계할 때 가든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곳 역시 본인이 가꾼 식물과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넓은 목초지, 유칼립투스로 둘러싸인 집이 주변 경치와 거의 경계가 생기지 않을 만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그들은 이렇게 집을 설명한다. “집에서 바다로 향하는 목초지에 호밀과 야생화를 심었습니다. 야생 꽃은 봄을 가꿀 것이고, 호밀은 초록색에서 노란색으로 물들 것입니다.”

20258‘VILLIV’ 매거진에 실린70주년 맞은 모던 라이프스타일의 정수에서 이어집니다.



Text | Angelina Gieun Lee, HMMB 

Photos | House of Tobias Jacob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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