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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이 가능성으로

홍콩 주거 공간 확장 사례

Text | Angelina Gieun Lee
Photography | Sim-Plex Design Studio

홍콩은 부동산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노후하고 협소한 공동주택 형태의 주거 공간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홍콩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 Sim-Plex Design Studio의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패트릭 람 Patrick Lam은 홍콩이 마주한 현실적 주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는 어떤 곳인가요.

(패트릭 람, 심플렉스 디자인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단순함(simplicity) 속에서 복합성(complexity)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주로 협소하거나 노후해 공간적 제약이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고 있고요. 예전 홍콩 주룽반도의 꽤 낡고 비좁은 아파트에서 살았던 경험으로부터 오늘날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자투리 공간이나 의자 및 수납 가구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고자 하는데, 물리적 공간을 확장하면, 심리적 공간도 확장됨으로써 정신적 여유까지 갖게 됩니다.”



오래되고 비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융통성(flexibility), 다기능성(multi-functionality), 예술적 상상력(artistic imagination) 이 세 가지 키워드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컨대, 자투리 공간이나 의자 및 수납 가구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고자 하는데, 그럴 경우 공간 활용도를 높여 공간을 확장 시키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죠. 중요한 것은 물리적 공간을 확장하면, 심리적 공간도 확장됨으로써 정신적 여유까지 갖게 됩니다.







‘공간을 확장 시킨다’는 것이 멋지게 들리는데요.

기존의 제약 사항이 분명 기회가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디자인 과정에서 어려움이 더 커질 수도 있죠. 그러나 디자인이 갖는 최고의 가치는 제약을 가능성으로 바꿔줄 힘이 있다는 데 있습니다. 가오룽싱(Kowloon City) 아치 레지던스 Arch Residence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노후하고 벽면에 균열이 많은 데다 과거 건축 방식에 의해 협소함에도 내부에 기둥이 많았어요. 특히 거실 중심에 벽을 타고 이어지는 거대한 아치형 기둥이 고민이었는데, 안전 문제로 없앨 수도 없었죠. 오랜 논의 끝에 아치형 기둥은 그대로 두는 대신, 수납할 수 있는 캐비닛으로 재탄생 시키게 됐습니다. 서양 건축에서는 흔히 볼 수 있던 아치 구조인데, 이를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활용 가능성에 여지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주방과 다이닝룸을 예로 들어보죠. 꼭 식사를 준비하거나 식사를 하는 곳으로만 사용해야 할까요? 테이블을 잠깐 걷어 올려 요가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공간 구획의 모호성이 역설적으로 결국 공간 활용에 융통성을 주게 되는 것이죠."




용도의 변화를 준 것만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게 되는 것이네요.

어떤 공간을 특정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규정하거나 구획화하지 않습니다. 주방과 다이닝룸을 예로 들어보죠. 꼭 식사를 준비하거나 식사라는 곳으로만 사용해야 할까요? 테이블을 잠깐 걷어 올려 요가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공간 구획의 모호성이 역설적으로 결국 공간 활용에 융통성을 주게 되는 것이죠. 베이하우스 Bay House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현장을 처음 방문했을 때 바다가 보이는 창가가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창가를 집안의 중심 공간으로 설정해 다양한 기능을 갖도록 했죠. 때로는 식사 공간으로, 바 테이블로, 또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등으로요.



당신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집은 사는 사람이 애정을 가질 수 있고, 돌아갔을 때 따뜻하게 환영받는 느낌을 받음으로써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곳입니다. ‘자신의 집’을 찾는다면 공간이 가진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야 하죠. 고정관념이나 틀에서 벗어나 생각을 달리해보고 한계를 뛰어넘어 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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