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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도시, 라이프스타일, 힙스터, 큐레이션

화장품부터 생선회까지 구독하는 생활

런드리고·라꾸쁘·오픈갤러리·해톡·톤28

일정 기간 비용을 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독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소유보다 경험을, 구매보다 공유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난 까닭이다. 꽃, 셔츠, 자동차부터 나물, 면도기, 프라이팬까지 품목도 한층 다양해졌다. 영상, 음악, 책 등 콘텐츠에 국한되었던 구독 서비스가 어느새 의식주의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전문가의 취향을 반영한 구독 서비스도 제법 눈에 띈다. 큐레이터가 엄선한 미술 작품을 대여해주는 그림 렌털 서비스, 와인이나 전통주를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술 큐레이션 상품이 대표적이다. 한 번에 여러 개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도 생겼다. 바야흐로 만물 구독의 시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인 요즘, 구독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발휘하고 있다.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한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거실과 주방을 오가는 집돌이, 집순이들을 위해 잠시나마 기분 전환이 되어줄 구독 서비스를 모았다.








세탁계의 애플, 런드리고Laundrygo

구겨진 셔츠, 덜 마른 수건, 짝 없는 양말… 바쁜 아침 빨래 때문에 낭패 본 기억, 아마 다들 있을 거다. ‘런드리고’(www.laundrygo.com)는 국내 최초의 비대면 모바일 세탁 앱으로, 빨래 귀차니즘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수거, 세탁, 다림질이라는 은혜로운 서비스를 선사한다. 앱으로 월정액 서비스를 신청하면 런드렛(세탁물 함), 빨래 망, 안심 고리, 이불 팩 등이 담긴 웰컴 키트를 집으로 배송해준다. 밤 11시 전에 세탁물이 든 런드렛을 문 앞에 내놓고 수거 요청을 하면 다음 날 자정 전에 깨끗해진 세탁물을 받아볼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 특허 원료로 만든 천연 세제를 사용하는 등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부응해 서비스를 강화한 점도 마음에 든다. 고객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다양한 요금제가 마련되어 있는데 처음이라면 ‘물빨래 3개, 와이셔츠 20장, 드라이클리닝 3장’이라는 알찬 구성을 자랑하는 월정액 5만 8500원의 ‘올인원 58’을 구독할 것을 권한다. 직장인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론칭 4개월 만에 강남에서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으며 현재 서울과 고양시 일산에서 이용 가능하다.







와인 정기구독이라는 신세계, 라꾸쁘La Coupe

“집 앞에 우유 말고 술이 배달된다면 참 좋을 텐데”라는 애주가들의 농담이 현실이 됐다. <빌리브>에서 한 차례 소개한 바 있는 와인 바 ‘라꾸쁘’의 정기구독 서비스가 바로 그것. 술 박사로 소문난 3명의 호스트가 선별한 와인을 정성껏 포장해 보내주는데 책, 꽃, 소품, 음악 등 해당 술과 잘 어울리는 ‘페어링 오브제’를 함께 배송해 구독의 재미를 더한다. 포트 와인을 보내면서 한 손에 쏙 감기는 빈티지 글라스를 동봉하거나 황금빛 샴페인에 노란 미모사 다발을 살짝 곁들이는 식이다. 큐레이션 상품은 총 세 가지로, 대표 상품인 ‘더 패키지’의 경우 프리미엄 와인 1~2병, 테이스팅 노트와 큐레이팅 레터, 페어링 오브제, 그리고 단독 제공하는 큐레이팅 가이드 동영상이 포함된다(월 2회, 회당 15만 원). ‘샹파뉴의 꽃’, ‘초여름의 혼술상’ 등 매번 달라지는 테마에 와인 대신 위스키, 주정강화, 맥주 등을 넣는 깜짝 큐레이팅까지. 이 정도면 1년 열두 달이 크리스마스처럼 느껴질 법하다. 결제는 매장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지며 전국 어디서나 구독할 수 있다.







3개월에 한 번씩 바꾸는 그림, 오픈갤러리Open Gallery

이제는 예술품도 공유하고 구독하는 세상이다. ‘오픈갤러리’는 국내 작가들의 하나뿐인 원화를 대여해주는 ‘그림 렌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수만이 향유하는 미술을 대중이 좀 더 자유롭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정기구독 서비스다. 전문 큐레이터가 엄선한 3만여 점의 원화 중 원하는 그림을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독료는 작품 크기별로 3만 원대부터 최대 50만 원까지 다양하다. 고가의 작품을 살 필요 없이 실제 가격의 1~3%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셈. 그림은 3개월마다 교체되며 최초 설치 시 큐레이터가 직접 찾아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단, 지역에 따라 제한이 있을 수 있음). 아이가 있는 집이라도 아이 손이 닿지 않는 적정 높이로 그림을 설치해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집에서 받아 보는 오늘 아침 대어, 해톡Haetalk

생선회 정기구독이라니, 어쩐지 허를 찔린 느낌이다. ‘해톡’은 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해물잡는남자’(이하 해잡남)가 올해 초 처음 선보인 회 구독 서비스로, 당일 아침 잡은 대어를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집으로 배송해준다. 이처럼 질 좋은 횟감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건 시가에 따라 소비자 가격을 즉각 반영하는 ‘해잡남’의 유연한 운영 덕분. 수도권 기준으로 배송 시간도 최대 6시간 이내로 짧아 신선도가 높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대광어, 대방어 등 소량 구매가 어려운 대어를 지정된 시간에 시세보다 최대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받아볼 수 있어 1인 가구에 특히 유용하다. 회는 주문 당일 저녁에 바로 받아볼 수 있으며,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기업답게 친환경 종이 패키지를 사용한다. 수산 시장보다 비쌀 경우 ‘최대 5배 환불’을 원칙으로 하며 산지 가격이 하락하면 20% 이상 추가 할인된다.







28일마다 배달되는 나만의 화장품, 톤28 TOUN28

피부는 매달 달라지는데 늘 같은 화장품을 구입하는 게 맞는 걸까? ‘톤28’은 ‘28일마다 바꾸는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말 그대로 개인의 피부에 최적화된 화장품을 28일 주기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홈페이지에 접속 후 무료 피부 진단받기를 신청하고 가까운 지하철역을 알려주면 신청 완료. ‘바를거리 가이드’가 직접 찾아와 부위별 피부 데이터를 측정한 뒤 기후, 피부 세포 주기, 여성의 생리 주기 등을 반영한 맞춤 화장품을 10일 안에 보내준다. 모든 화장품은 천연 성분을 기본으로 제조하며 용기 또한 한국환경공단에서 인증한 크래프트지를 사용한다. 월 정기 결제 3만 9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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