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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테크놀로지, 프리미엄

가을에 시작하는 스위스의 크리스마스 축제

랑데부 분데스플라츠

Text | Young-eun Heo
Photos | Rendez-vous Bundesplatz

주요 선진 도시에서는 이제 10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다양한 팝업과 행사가 열린다. 한국도 그 흐름에 참여한 걸 보면 비즈니스 측면에서 크리스마스의 활용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보인다. 크리스마스에 진심인 유럽은 특히 앞다퉈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데, 크리스마스 프리시즌 축제를 여는 도시도 숱하다.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도 그중 하나로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다.








11월 중순이 되면 유럽의 각 도시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시초인 독일, 로맨틱한 분위기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와 체코, 기본적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영국과 프랑스까지. 마켓이 열리는 광장과 거리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설치되고 루미나리에도 열려 온 도시가 반짝거린다. 대림절Adventus에 해당하는 한 달간 유럽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이러한 축제 분위기가 앞당겨져 10월 말부터 서서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는 곳도 많다. 이러한 프리시즌 행사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설레는 우리의 마음을 달래준다.



스위스 베른에서 매년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 직전에 진행되는 랑데부 분데스플라츠Rendez-vous Bundesplatz는 크리스마스 프리시즌 행사를 대표한다. 2011년에 시작해 올해 13회를 맞이했다.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는 미디어 파사드 쇼로, 독특하게 베른 구시가지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스위스 국회의사당에서 열린다. 오랜 역사를 지닌 건축물이 한 달간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 쇼장이 되는 것이다. 170년이 넘은 건물 외벽이 마법 같은 빛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해마다 3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이 행사를 찾는다.










2023년에는 10 21일부터 11 25일까지 열렸다. 주제는 매해 다른데 올해의 주제는신비였다. 국회의사당 외벽은 매일 저녁 30분간 사슴, 토끼, 여우 같은 동물들이 사는 아름다운 숲으로 변했다.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고 난 다음에는 요정과 난쟁이 등 신비로운 존재가 등장해 베른의 구시가지 광장을 동화 속 세계로 만들었다.



전쟁과 기후 위기, 불평등과 차별 등 현재 지구상에는 많은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런 것들은 두려움의 원천이 되죠. 그래서 사람들이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꿈같은 세계를 경험하길 바랐습니다.” 베른시는 올해 주제를신비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랑데부 분데스플라츠의 주제는 시의성을 고려해 정한다. 때로는 종교개혁 500주년, 적십자 150주년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해를 기념하기도 한다.




현재 지구상에는 많은 문제가 존재합니다. 사람들이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꿈같은 세계를 경험하길 바랐습니다.”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를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만들어주는 건 밀리미터 단위까지 따지는 정교한 기술력이다.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는 1년간 준비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영상, 조명, 음향 기술이다. 주최 측은 환상적인 미디어 파사드 쇼를 위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영상, 조명, 음향을 제작하고 실험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방문객은 국회의사당 건물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한편 올해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는 에너지 절약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세 번 미디어 쇼가 열리는데 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래서 올해는 최신 기술로 에너지 사용을 반으로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크리스마스트리, 일루미네이션과는 또 다른 화려함을 보여주는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는 이제 스위스에서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프리시즌 행사로 자리 잡았다.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가을밤,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이 다채로운 영상으로 뒤덮이는 광경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서서히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뒤덮이는 국회의사당 앞 광장 풍경과 크리스마스 마켓의 대표 음료인 글루바인Gluhwein을 판매하는 가판대의 등장은 랑데부 분데스플라츠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한발 빠르게 크리스마스를 선사한다.



크리스마스를 가을부터 준비하는 도시가 많아졌다. 사람들은 왜 크리스마스를 빠르게 준비하는 걸까? 지금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의미를 떠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복한 날이 되었다. 아이들이 산타를 기다리듯 어른들도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즐거움을 기다린다. 이것이 크리스마스의 힘이다. 이처럼 행복한 시간을 하루라도 더 늘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랑데부 분데스플라츠 같은 크리스마스 프리시즌 축제를 탄생시킨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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